울타리, 높은 담장 꼭 필요한가

도산스님 광주 대각사 주지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0년 01월 29일(금) 13:07
天時地利 人禍福이요/ 在在處處 無等佛이라/ 見聞覺知 非一一인데/ 何處覓尋 吾等師일까?/ “하늘은 때를, 땅은 이로움을, 사람은 재앙과 복을 주는 것이요/ 곳곳마다 빼어난 부처님이라/ 보고 듣고 깨달아 아는 것이 각각 다르지 않는데/ 어디에서 우리의 스승을 찾을 것인가?//

이는 지난 일요법회때 대각사 신도들앞에서 법문했던 자작게송이다. 우리가 흔히 복과 재앙은 하늘에서 내리거나, 신이나 부처님의 절대적 영역으로부터 오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길흉화복은 인간의 사회적 관계에 의해서 빚어지는 결과 외에 다름 아니다. 선한 마음으로 선한 행동을 하면 복을 받는 것이요 악한 마음으로 악한 행동을 하면 화를 자초하는 것이다.

부처님과 하느님은 우리에게 이러한 이치의 깨달음을 주는 법, 이 깨달음을 바르게 실천하면 복을 받고 역행하면 화(재앙)를 만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씨 뿌릴 복밭은 다른 사람의 마음이다. 부디 사람의 가슴에 못 박지 말고 피멍이 드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조금만 참으면 될 것을 조금만 양보하고 이해하면 보다 현명한 방법으로 대처했을 텐데 우리는 그만 저질러 놓고 후회한다.

우리말에 묵은 빚이라는 말이 있는데 결코 이 묵은 빚을 다음해로 넘기는 것은 지혜로운 자의 할 일이 아님을 이미 깨닫고 있었던 것, 특히 부부간의 불화, 시가(媤家)와 친족, 형제자매 친구지간의 이해관계나 이웃 간의 갈등 등은 새로운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분깃점에서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일로 판단하고 있었던 것, 맹자도 일일삼성(一日三省)이라 하였듯이 예수님의 사랑, 부처님의 자비도 역시 남을 이해하고 용서하는데서 시작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5가지 떳떳함을 공자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라 하여 오상(五常)이라 했는데 인(仁)을 모르는 사람은 특히 비군자(非君子)라 하여 크게 경계하였다.

오늘날 소통의 문화가 거론되고 있지만 용서와 이해, 칭찬과 사랑, 공경 등이 자취를 감춘다면 우리는 영영 소통과 행복으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동지의 깊은 의미는 천지자연에 감사하고 묵은빚을 청산하며 새로운 한해를 새롭게 설계하는데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필자는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서 2009년은 내 인생의 참으로 중요한 잊지 못할 해로 기억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 위암수술이 그렇고 둘째 대각사 불사의 마무리, 셋째 칭찬합시다 삼마(三馬)운동의 출범이 그렇다. 위암수술을 통해서는 ‘있을 때 잘해’라는 평범한 진리를 터득, 시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는 깨달음을 얻었으며 대각사 불사 마무리는 헌 요사채를 헐고 울타리를 없앰으로써 텅 빈 만족과 건축의 새로운 뜻, 즉 텅 빈 공간의 확보도 건축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끝으로 칭찬합시다 삼마운동을 통해서는 남을 칭찬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칭찬은 부메랑, 메아리처럼 반드시 되돌아 오는 것이고 칭찬은 나 자신의 이미지를 상대의 가슴에 심는 일이며 칭찬은 고래만이 아니라 온 세상 인류를 춤추고 미소 짓게 한다는 사실도 터득 하였다.

그동안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을 비롯, 화순군청, 광산구청, 경찰청, 동구청, 서구청, 북구청등 기관과 ,동아병원,상무지구 우리병원등을 순회 특강을 했다.

그뿐 아니라 지난 13년간 벌여온 3大 종교 화합을 위한 하심(下心)운동의 하나로 끽다거 좌장 이종현(宣德)선생과 함께 장성 프란체스코 양노원에서 성탄미사를 올렸고 크리스마스에는 인근교회를 찾아가 아기예수 탄생 성탄예배를 드렸다.

이것이 바로 서로간의 소통을 위한 벽을 허무는 칭찬합시다, 삼마운동이 아니겠는가. 모든 울타리는 낮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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