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당선자에 바란다

문 태 환/발행인 겸 대표이사

문태환 기자 yanews@hanmail.net
2010년 07월 02일(금) 12:47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고장의 살림살이를 맡게 될 지역일꾼을 뽑는 6·2지방선거가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민선 제5기 지방자치를 이끌어 갈 김일태 군수를 비롯한 도의원, 교육위원,군의원 당선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또 이번 선거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후보자들에게도 격려와 함께 내 고장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적극 협력해줄 것을 당부한다.
이번 6·2지방선거는 4대강과 무상급식 등 환경·복지문제에 이어 천안함 사태로 인한 북풍(北風)변수까지 불거지면서 선거판이 막판까지 요동을 쳤다. 하지만 우리 고장 영암은 이런 변수들로부터 무풍지대나 다름없었다. 후보등록 마감결과 영암군수에 김일태 후보가, 도의원 1, 2선거구에 손태열, 강우석 후보가 각각 ‘나 홀로’ 출마해 일치감치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4년 전인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의 과열된 분위기와 사뭇 대조적이었고, 기초의원 선거도 덩달아 맥이 빠졌다. 영암지역의 이번 선거 분위기는 한마디로 실종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영암 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많은 유권자들은 “선거운동기간 후보들이 경쟁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청사진이 담긴 공약을 내놓고 검증과 함께 심판을 받아왔는데 이런 과정이 생략되었으니 솔직히 소외당한 기분까지 든다.”고 말하고 있다. 또 “‘주민을 받들겠다.’며 머리를 숙이는 유일한 때가 선거운동기간인데 이런 기회마저도 없었다.”는 유권자들의 말에선 무투표로 당선된 이들에 대한 진한 우려도 묻어난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오는 7월이면 민선 제5기 지방자치가 출범한다. 비록 군민들의 신임도 묻지 않고 무투표로 당선된 이들이지만 걸머져야 할 책무는 치열한 경합 끝에 당선된 이들과 똑같이 막중하다.
우선 당선자들이 임기 내내 기억하고 견지해야 할 일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지역을 위해, 지역민을 위해 일하겠다.’며 한껏 몸을 낮췄던 때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먼저 다가서 지지를 호소하던 이가 당선된 뒤에는 고압적으로 변하거나 군림하는 경우는 수없이 보아왔다. 하지만 이는 한낱 헛된 꿈에 불과한 권력에 도취된 결과일 뿐이다. 권력은 도취되는 그 순간부터 부정부패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당선자들이 초심을 잃지 않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견제와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는 무소불위(無所不爲)라고 할 만큼 온갖 권력이 집중된다. 공직자 인사권과 막대한 예산의 편성 및 집행권 등등이 그것이다. 이들 권한은 단체장이 어떻게 휘두르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가 좌우된다. 단체장의 권한행사가 독단으로 흐르고 정당한 견제와 비판까지도 짓누르려 하면 우리 고장 영암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지역민들의 무지(無知)와 무기력(無氣力)함은 권력의 타락을 방조하는 지름길이다. 지역민은 물론 도의원과 군의원은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군수는 자신의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판단하기 시작하는 순간 이미 초심과는 다른 길을 걷는 것이다. 권력에 맹종하고 아부하는 이들과는 전혀 다른 ‘정당한 언로(言路)’를 반드시 터놓아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임기 내내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는 물론 반대했던 유권자들과도 따뜻한 대화를 계속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 영암의 미래가 밝다.
지금은 무한경쟁의 시대다. 열악한 재정형편인데도 혈세를 선심 쓰듯 쓰거나 투자의 효율성을 따지지 않고 낭비한다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특히 단체장은 영암지역 구석구석 신경 써야 할 뿐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에도 무감각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부단히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행동 하나하나 진중해야 한다.
민선자치 5기를 걸머질 당선자들에게 거듭 축하를 드리며, 4년 뒤 지역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진전에 한 획을 그은 정치인으로 모두 평가받을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문태환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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