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노후, 어떻게 살 것인가?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0년 09월 10일(금) 08:25
광주 대각사 주지 도산스님
”앞산에서 뻐꾸기 울고/ 뒷산에서 꾀꼬리 운다./ 새소리는 서로 부딪힘이 없는데/ 왜 우리들의 마음은 부딪힘이 많은가/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서 더 쉬어야겠다…./
최근 광주 남구 노대동에 자리한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에서 명사초청 강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특강을 요청해 왔다. 몇년전 남구 노인복지관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약 5년 동안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강의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한 경험도 있으나 70-80대 어르신들을 모셔놓고 인생철학을 강의 한다는 것은 어쩌면 포클레인 앞에서 수저 들고 춤추는 격이다. 이럴 때는 무모한 담력이 아니라 혜검(慧劍)으로 승부해야 한다.
빛고을 노인건강타운. 과연 어떤 곳인가?
흔히 노대동 실버타운이라 일컬어지는 이곳은 광주광역시가 2003년부터 기획하여 6년여의 공사를 거쳐 개원한 지자체 최초의 노인여가 문화복합시설이다. 개원 1개월 만에 이용 노인들이 하루 평균 4천명을 돌파하여 안정적 운영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초고령시대 광주지역의 노인문화를 선도하는 새로운 복지메카로서의 자리매김했다. 향후 국내 노인복지 방향설정의 실험모델로 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의 주요성과를 살펴보면 총 이용 노인 수 10만여 명, 댄스스포츠·요가·한춤·컴퓨터교육 등 124개 여가프로그램 활성화와 아코디언 동아리·등산모임·노래교실 등 자생적 모임 활성화, 하루 2천여명의 목욕탕 및 이·미용실과 경로식당 이용, 노인들의 후생복리 증진과 알콜이나 치매 진료체계 구축 등 각종 고품격 서비스를 위한 3만여 명의 회원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획기적 성과는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물론 노인들의 문화적 잠재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된 요인도 없지 않겠지만 그동안 노인복지가 단순보호에서 벗어나 건강·문화·체육활동 등의 21C형 선진 노인복지를 기획하고 실천해온 광주시정의 탁월한 미래지향적 행정능력의 산물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모범적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타시·도·군의 지자체장이나 실무진들은 물론이요 중국·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 등 아시아권 여러 나라들에서도 성공적인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의 경영과 프로그램을 학습하기 위해 수많은 전문가들이 방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이러한 인연으로 최근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에서 강의한 내용을 요약정리 해볼까 한다.
제목은 ‘바람직한 인생의 노후생활’이었고 부제로 ‘나는 과연 밥값을 하고 살았는가?’ 였다.
첫째, 인생(人生)이란 무엇인가? 흔히 인생을 일장춘몽, 즉 꿈같다고도 하고 희로애락이 담긴 연극(드라마)에도 비유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인생은 무상(無常)하다는 것, 그러므로 영원하지 못한 것은 너무 믿고 의지해서는 안 된다. 용수보살이 대지도론(大智度論)에서 말했듯이 ‘무상(無常)함을 무상(無常)으로 보는 것이 정견(正見)이다.’
따라서 고정관념을 갖거나 나(자아)라는 주인공을 망각한 채 세상살이에 너무나 집착하는 것은 바로 괴로움(苦)을 만드는 어리석음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집착하지 말라. 집착하는 것은 괴로움이다.’
둘째, 인생여정(生老病死), 우리는 반드시 죽는다. 왜 사람은 죽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태어났기 때문에 죽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는 동안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그것이 보람이다. 오복(五福)을 누리려면 오욕(五欲)을 줄여야 한다. 오복은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이요, 오욕은 재물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면욕이다.
셋째, 바람직한 노후는 인생의 밥값을 하는 것이다. 21세기 인생화두는 재미·의미·보람·변화이다. 재미와 의미· 보람을 얻으려면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몸과 마음을 비우고 특히 말을 줄이고 지갑을 열라. 노인은 2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늙은이요 또 하나는 어르신이다. 어느 쪽으로 살 것인지는 ‘바로 나’에게 달려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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