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뽑기는 내가 최고”

화교출신 2대째 손자장의 명가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10년 11월 19일(금) 09:46
수타면의 달인 구육복 씨
“손으로 늘리고 접고 늘리는 手打(수타)면발의 반죽은 기계로 뽑는 면발반죽보다 훨씬 묽어서 부드럽고 자장과 혼합도 잘 됩니다” “두들겨 뽑는 면발이기 때문에 찰지고 쫄깃한 맛이 특징이지요”
14세 대부터 면을 뽑기 시작했던 구육복(53세)씨. 추억의 전통 손자장의 맛을 느껴볼수 있는 곳 덕진면 삼화휴게소 내 ‘수타면달인의 집’ 대표다.
중국 산동지방에서 귀화한 아버지께 면 뽑는 기술을 배워 어릴적부터 직접 면을 뽑아 식사를 했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면을 뽑는 일은 “‘일’이 아니라 ‘일상’”이다. 40여년 관록이 붙은 면 뽑는 기술이니 계절, 기후,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반죽 혼합비는 물론, 가닥 수 세는 것까지 달인의 세계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 기술의 경지는 바늘 귀를 꿰는 ‘용수면’이라는 가장 가는 면발에 까지 이른다. 일반 자장면은 800~1,000가닥 이지만, 용수면의 면발은 8,000가닥 이상이다. 수타면 뽑기에 있어서 국내 최고의 달인이라 해도 좋겠다.
각 언론매체에서 그의 기술과 얼굴을 내보내 알만한 사람은 그를 알아본다. SBS ‘달인의 세계’, KBS ‘6시 내고향’, ‘생방송 세상의 아침’ 등 방송을 비롯해 여러 신문에서도 그를 보도했다.
‘구육복의 손자장’이라는 체인점이 전국에 10여개. 주로 수도권과 경북, 경남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아들도 경북 영천에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니 3대째 이어지고 있는 손자장 기술이다.
전국을 누비며 주방장 또는 수타면집을 운영했던 구씨. 영암에 자리잡은지 불과 1년이 채 안된다. 서울 명동 번화가에서 자장집을 운영하다 우연한 기회에 이곳에 내려왔지만, 영업도 성황을 이루고 시골 생활에도 만족하고 있다.
여동생이 살고 있는 완도에 놀러가다가 잠시 들렀던 것이 인연이 됐다. 옆 테이블 손님의 식사비를 대신 내주는 훈훈한 전라도 시골 인심에 감동하기도 했다. 남도 인심과 인정에 반한 그는 “영암을 제2의 고향 삼아 여기서 살고 싶다”고.
이집 자장면의 맛은 수타도 한 몫하지만, 결정적인 맛은 ‘자장’이다.
자장을 만드는 기술은 중국요리 용어로 ‘펑(烹)’이다. 기름에 고기를 볶다가 자장을 넣으면 갑자기 요란한 소리와 김을 내며 좌글좌글 끓는다.
이집 요리 자랑을 더 들어보자. 케첩을 넣지않고 만드는 소스가 특징인 탕수육 맛이 좋고, 해삼, 새우, 죽순, 표고를 넣어 만든 산동면, 유산슬, 짬뽕, 직접 빚은 만두, 그리고 저렴한 가격의 코스요리도 구씨가 추천하는 요리다.
근로복지공단 ‘사랑나눔 홍보대사’인 구씨는 매년 근로복지공단과 함ㅁ께 사랑나눔 행사에 참여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자장면을 만들어 대접하는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자장면 한그릇에 맛과 기술과 정성이 듬뿍 담아내는 수타면 달인의 집. “1년에 단 한번을 찾아오는 손님일지라도 저를 기억하고 계신다면 ‘단골’입니다”라는 그의 말에 이웃과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061)472-8978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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