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하지말고 농법 연구.개발해야"

도포면 월출산농장 양유복씨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10년 11월 26일(금) 09:53
“농가에 희망이 없다. 영농에 어려움이 많다고 하지만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하면된다’는 자세로 연구하고 노력한다면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항상 남보다 앞서는 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온 농부, 고당도 수박과 메론 재배에 40여년을 매달린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도포면 봉호리 월출산농장 양유복씨(61) 하면 지역에서 모르는 이가 없다. 전 도포농협 조합장이자 한때 도포 수박이 전국적인 명성을 드높일 당시 그 호황기를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1970~80년대 도포면에서 수박, 메론농사를 최초로 과학화하고 규모화시키고, 본인이 연구 개발한 차별화된 재배기술을 타 농가에 전수해 재배 집산화로 맛좋은 도포수박, 도포메론으로 지역 명성을 전국에 날렸던 주인공이다.
수박 하우스재배법 최초 도입·전파
수박이라면 노지재배 밖에 할줄 몰랐던 시절에 하우스재배를 처음 시도한 이도 바로 양유복씨다. 또 기후, 강우 등의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하우스 재배로 단위 면적당 생산성과 소득을 높여 지역 농가들의 소득도 끌어올렸다.
뿐만아니라 1970년대 수박과 박을 접목시키는데 성공한 그는 접목 기술과 하우스 재배법을 지역 농가들에게 전수했다. 또 현재 하우스의 표준규격이 되어버린 12m 짜리 파이프를 이용한 폭 8m의 하우스를 최초로 개발해 전파시켰던 이도 바로 양씨다.
그가 연구개발한 수박 재배법은 하우스 내 좁은 면적에서 최대한 많은 수박나무를 심는 ‘초밀식 지주 재배법’이다. 메론재배법에서 착안한 자신만의 노하우로 평당 3.3주의 수박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소득을 2~3배로 끌어 올렸다.
또 그는 ‘액비 발효기’를 고안해 친환경적이고 미생물을 활용한 유기비료를 직접 제조해 수박과 메론에 시비하는 함으로써 수박 당도 13 브릭스, 메론 당도 18 브릭스 이상의 고품질 상품을 생산해 냈다.
한때 아이디어 농산물로 속이 노란색을 내는 ‘노란 수박’을 생산해 박람회에 출품하기도 했다. 그만큼 수박과 메론 재배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전문가다.
그는 영암군 원예연합회 수박협의회 회장과 도포시설원예영농법인 회장을 맡기도 했고 2001년 부터 4년간 도포농협 조합장을 지내면서 수박재배법을 전파와 수박농가에 맞춤형 비료를 제조해 지원하는 등 도포면 수박농업 활성화에 기여했다.
이 분야에 기여한 그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996년도에 새농민상과 중앙회 본상을 수상했으며, 신지식 농업인상, 1998년 제1회 전남도농업인대상(원예부문)을 받기도 했다.
올해도 3천평의 하우스에 수박과 메론을 재배했고, 현재는 그 하우스에 ‘효자작목’ 겨울 알타리무를 심어 출하를 앞두고 있다.
철저한 토양관리·윤작이 살길
그가 이처럼 원예농업 분야에서 선도농가로 자리하게된 이유는 항상 남보다 앞서는 농사를 짓기 위해 노력하고,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고방식, 부단히 연구하는 열성이다. 게다가 꾸준히 써온 영농일지, 농법개발이 보태졌다.
그는 “우리지역은 농업분야 잠재적인 소득역량이 충분하다”며 “고소득 작목 선택과 재배법, 토양관리를 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가 고소득 영농을 위해 강조하는 것은 철저한 토양관리와 윤작시스템이다.
“토양의 독성을 싯어주고 식물 생육에 좋은 미생물을 심어줘야 합니다” 토양 살리기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시종·도포면의 원예농업 호황성기가 사라진 이유는 토양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환경보호를 위해서라도 미생물을 활용한 토양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또 작물의 연작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타 작물을 번갈아 재배하는 1년 3~4기작의 윤작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도 그의 조언이다.
한편, 그의 영농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20여년간 빠짐없이 써온 영농일기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잘된 부분이나 잘못한 부분, 새로 나온 자재, 문득문득 떠오르는 새로운 농법 등을 적어 기회가 되면 꼭 실천하고 있다. 그가 새로운 작물과 농법을 시험재배 해보는 시험포를 조성해 활용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한우 사육 새로운 시도…사육볍 연구
양씨가 올해 들어 새롭게 시작하는 농사가 있다. ‘소 농사’ 한우 사육이다. 200평 하우스 1동을 개조해 축사를 만들고 10여 마리 한우를 입식했다.
그는 “갈수록 농촌에서 일손 구하기가 힘들어 점차적으로 축산농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산 선도농가를 찾아다니며 노하우를 배우고 있지만 그는 더욱 효율적인 사육을 위한 사육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제 원예를 떠나 축산분야의 새로운 사육법을 연구 개발하는 그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벌써 소 사육에 대한 사육법을 연구한 그는 미생물제제(바이오 효소)를 사료에 섞어 먹여 축사의 냄새를 없애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가 하면, 축사내 환풍시설을 효율적으로 고안해 설치하기도 있다.
앞선 기술로 원예농업을 선도하는 농부로서 그는 농업에 대한 소신이 뚜렸하다.
그는 “브랜드 상표 붙여 대우받는 것보다 양심적이고 성실한 농법을 앞세우는 농가가 되어야하고, 농업이 어렵고 힘들다고 절망하지 말고 연구,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농법을 개발해서 지역 농가들이 함께 잘 살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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