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밟으며 살고싶어요” 애틋한 꿈

신세대 농업인 김 현 세 씨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11년 04월 29일(금) 10:16
비보이 댄스그룹 멤버같은 외모
앳띈 얼굴에 귀걸이, 코걸이를 한 젊은이가 농사를 짓는다면?
눈, 코, 입, 귀에 피어싱을 하고 염색한 머리, 팔찌, 발찌, 목걸이…, 체인 메달린 청바지와 청자켓을 입고 오토바이, 스포츠카를 몰고 다녔다. 1년 전 김현세(29)씨의 모습이다.
마치 비보이 댄스그룹의 한 멤버같은 외모의 아들이 농사를 짓겠다며 시골집으로 돌아와 전업농을 선언했다.
미암면 채지리에서 1년째 수도작 농사를 짓고있는 김현세씨는 같은 또래 젊은이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신세대 농사꾼으로 고령화된 농업·농촌에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노력한 만큼, 땀흘린 만큼 결실을 얻고 싶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며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농촌을 떠나거나 농촌에 정착하기를 거부하는 여느 젊은이와는 달리,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살겠다며 전업농을 자처한 그의 생각이 기특하고 한편 부럽다.
지금도 한때 취미로 즐겼던 스포츠카-클럽, 사진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하고있는 김씨. 그의 외모를 본 동호회 사람들은 “농사를 짓는다”는 말을 아직도 믿지않는다고.
미암면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후 10년간 대도시에서 살았던 김씨는 노는 일(?) 이라면 남못지않게 많이 놀았다. 틀에 박힌 답답한 도시생활과 직장생활에 염증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뿌린 만큼 결실을 얻지 못하는 농촌의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는 것.
영농 1년째. 김씨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축산기술을 배우고, 동아인재대학에서 미생물 유기농업 강의를 들으며 착실히 영농기술을 습득해가고 있다.
또 지역의 선배 농업인들에게 영농 노하우를 배우며 선배들에게 귀여움과사랑을 흠뻑 받고 있는 그는 미암면 농민회 막내인 최연소 회원이다.
“선배님들께 영농에 대해 많은 걸 배우고 농업·농촌 사랑을 배우고 있습니다. 힘들어도 남들이 외면하는 땅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한편, 10년간 대도시에서 살다가 농사를 짓겠다고 돌아온 아들이 대견스럽지만 아버지 김재영(59·채지리2구 이장)씨는 걱정이 앞섰다. “대견스럽습니다. 그런데 걱정입니다. 결과가 좋아야 할텐데요” 그러한 아버지 김씨에게는 한가지 걱정이 더 있다. “장가를 먼저갔어야 했는데…, 농촌으로 시집 올 여자가 없는데…”
하지만 아들 김씨는 순수한 꿈을 간직하고 있다. 그와 같은 꿈을 가지고 농촌에 몸담고 살아갈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것.
“젊다는 것이 최대의 무기입니다. 농작물은 매년 새 씨를 뿌릴 때마다 새롭습니다. 땀흘린 만큼 얻을수 있다는 진리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김씨는 “앞으로 친환경 유기농업을 지향하며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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