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청사진은 장미빛 ‘가득’ 현실은 선결과제 ‘산적’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 마스터플랜 연구용역 기본설계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1년 05월 13일(금) 10:08

‘월출산8선녀이야기’ 지역민 너무 생소…구체화 작업 필요
관광객 유치방안·동절기 대책은 별도 사업비 부담 불가피

5월3일 실과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간보고회를 가진 ‘산수뮤지컬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은 표현 그대로 ‘기본계획’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사업추진의 최대관건인 오는 8월 중앙투융자심사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더구나 공연시설 등 하드웨어와 뮤지컬 주제 및 제작인력 등 소프트웨어 모두를 망라한 종합계획의 윤곽을 담고 있다. 주요내용을 점검한다. /편집자주
■사업개요
준비기간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이며, 2013년 사업을 개시(뮤지컬 공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사업비는 모두 430억원으로 국비와 지방비가 각각 100억원이며 나머지 230억원은 민간자본이다. 국비와 지방비는 공연시설, 공연지원시설, 수상무대시설, 객석, 부대시설 등 토목·기반시설공사에 쓰이고, 민간자본은 소프트웨어인 뮤지컬 콘텐츠 제작 및 운영에 소요되게 된다.
행사장은 가로세로 75m크기의 상하 이동이 가능한 마름모꼴의 무대와 아치형 다리로 연결된 좌우 2개의 인공섬, 그리고 지붕 및 외관이 한옥구조인 3천석 규모의 계단식 야외스탠드인 객석 등이 핵심시설이다.
여기에 소형차 812대, 대형차 18대 등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판매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계획된 산수뮤지컬 부지(21만9천740㎡)로는 비좁다고 판단, 인근의 바둑테마파크사업 부지를 축소해 이를 대신 사용할 것을 보고서는 제안했다.
행사장은 주8회(하루 평균 1.29회, 주말 2회), 동절기를 제외한 9개월(연간250일) 동안 운영한다고 예상했다.
■뮤지컬 시장분석
뮤지컬 시장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공연되고 있고, 전남은 입지가 불리해 이의 극복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티켓가격은 5만원 미만이 과반수를 넘는(75.3%)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연도인 2013년 영암의 외래방문객은 735만2천460명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뮤지컬 관람 등 문화·공연활동비율을 10.40%로 잡았고, 산수뮤지컬의 특수성을 감안한 방문예상자까지 합해 영암의 산수뮤지컬 내국인 수요는 98만8천918명일 것으로 추산했다. 외국인은 15만2천931명으로 내·외국인수요는 모두 114만1천849명으로 보았다.
중국의 ‘인상 시리즈’ 등 국내외 뮤지컬 사례분석 결과 시사점은 창조적 발생과 장르 간 크로스오버(Crossover : 여러 장르의 교차) 경향이 두드러졌고, 학교와 공연단체, 연출, 기획, 사업 등의 통합운영관리시스템이 보편적이며, 세계의 방문객과 소통을 추구할 수 있는 관광 상품 개발이 대세였다.
■경제성 분석
고정인건비는 출연진 600명과 시설운영인력 432명을 기준했다. 티켓가격은 VIP석 20만원, R석 9만원, S석 7만원, A석 5만원 등으로 계획했다.
그 결과 운영비는 첫 해인 2013년 127억1천551만원, 2014년 132억2천66만원, 2015년 137억4천569만원, 2022년 180억5천904만원 등일 것으로 추산됐고, 수입은 객석점유율을 50%로 예상한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356억9천40만원, 2015년 391억2천120만원, 객석점유율을 77%로 잡은 2022년에는 494억1천360만원일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2013년 218억9천847만원에 달하고, 2014년에는 166억8천678만원, 2015년 189억5천307만원, 2022년 236억1천694억원 등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수익성을 토대로 산수뮤지컬의 사업운영가치를 828억826만원으로 계상했으며 내부수익률 35%, 수익성지표 1.93으로 추산하며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내부수익률은 ‘어떤 사업에 대해 사업기간 동안의 현금수익 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합한 값이 투자지출과 같아지도록 할인하는 이자율’로, 내부수익률 35%는 쉽게 말하자면 투자원금이 목표연도까지 계속 35%의 복리로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보고서는 사업성을 매우 높게 판단했다.
특히 티켓가격을 20% 낮추거나, 초기점유율을 30%로 잡더라도 사업성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보았으며 심지어 인건비가 40% 증가해도 사업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작품구성안
산수뮤지컬의 주제는 ‘하늘이 굽어보고 땅이 받쳐주며 물이 보호하는 월출산 8선녀 이야기’로 한반도 5천년의 여정과 신화이야기를 담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중시하는 한국인을 인물 컨셉으로 하늘, 땅, 물과 하나 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겠다는 내용이다.
월출산 8선녀는 삭(朔)에서 망(望)으로, 望에서 朔으로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우주변화를 설명하는 팔괘(八卦)와 세상 전부를 뜻하는 팔극(八極),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팔자(八字)의 철학적 미학적 구조를 담는 것으로 구상되어 있다.
이를 위한 스텝진은 총감독에는 ‘태양의 서커스’를 연출한 캐나다의 닐슨 비그놀라와 ‘태평양서곡’(Pacific Overture)의 연출자인 일본의 미야모토 아몬이 거론됐으며, 연출감독에는 헐리우드 배우 오순택씨와 국립창극단 유영대 단장(고려대 교수) 등이 후보로 제시됐다.
■사업성공요건
사업성공을 위해서는 관람객 유치방안이 수립되어야 하고, 동절기대책이 필요하며, 부대상품 개발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됐다.
관람객 유치방안의 경우 전남 일대에서 매해 평균 1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는 국제규모의 행사가 2회 이상 열려 이와 연계한 인바운드 패키지화가 필요하고, 뮤지컬의 주된 관람층인 20-40대와 단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특화된 여행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동절기대책으로는 각국의 전통등과 창작등을 초청해 전시하는 월출산세계등축제, 대규모 빛의 판타지인 월출산세계빛축제, 각국의 뮤지컬 공연을 통한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세계뮤지컬축제 등이 제시됐다.
부대상품 개발방안으로는 산수뮤지컬의 주인공인 월출산 8선녀를 주제로 한 프라모델 제작출시와 주제가, 삽입곡 등 주제음원 활용방안, 산수뮤지컬 방문객용 도시락, 공연의상체험, 캐릭터 상품 개발, 스몰 트레인 티켓, 전통등 개발 등이 예시됐다.
■문제점은?
보고된 마스터플랜은 ‘기본계획’임을 감안하더라도 곳곳에 문제점들이 보인다.
첫째는 수요예측과 경제성분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관광객 추정치를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보고서 맨 뒷장에 언급한 사업성공요건은 수요와 수익성을 담보하는 전제조건으로 보아야 하고, 이를 충족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뮤지컬 초연 때까지 당장 2-3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숙박시설 등을 확충해 영암을 찾는 관광객을 산수뮤지컬 관람수요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세계등축제나 빛축제, 뮤지컬축제 등 동절기대책은 별도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이 때문에 심지어는 또 다른 산수뮤지컬사업을 추진하는 셈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보고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의식해서인지 전략적 과제로 ▲영암 도시브랜드로 ‘뮤지컬도시’ 선포 ▲월출산 뮤지컬벨리조성사업 추진 ▲광역교통체계 구축 ▲서남부권 국제 명소화 전략 추진 ▲내륙형 뮤지컬 벨리타운 조성 ▲뮤지컬 상주단체 육성 등 타운 조성 ▲세계뮤지컬페스티벌 개최 ▲관광객 체류환경 조성 등을 꼽아 산수뮤지컬사업의 성공이 지난한 과제임을 암시했다.
그 개략적인 구상만 제기된 단계이기는 하나 작품구성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추상적인데다 영암사람들에게 너무 생소한 이야기라는 문제점이 엿보인다. 산수뮤지컬 공연인력을 대부분 지역민들로 활용한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 점에서 공연주제를 주민들이 쉽게 체득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또 티켓가격에 있어서도 국내 뮤지컬 대부분(75.3%)이 5만원 미만임에도 5만원 이상에서 20만원까지로 잡은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관련 사업비를 국비와 지방비의 경우 각각 100억원씩 잡아 총 400억원대로 묶어두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