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둔 국립공원, 이젠 지역 위해 활용해야

관광자원화의 현주소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1년 05월 20일(금) 10:22
연간 탐방객 50만명 육박, 지역경제 활력소 되기는 역부족
적극적인 보존 전환…‘월출산으로 먹고사는 영암’ 만들 때
월출산(月出山)은 영산(靈山)이다.
청담(淸潭) 이중환(李重煥)이 ‘택리지’(擇里志)에서 한 표현대로 ‘한껏 깨끗하고 수려하여 뾰족한 산꼭대기가 하늘에 오르는 화성조천(火星朝天)의 지세’다.
산의 제왕처럼 모든 산을 다스리는 듯 하늘의 기운을 내뿜는다.
훨씬 거대한 지리산(智異山) 정상이 ‘천왕봉’(天王峯)인데 월출산 정상을 ‘천황봉’(天皇峯)이라 이름하는 이유다. 바로 이곳이 고대로부터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 천신제를 지내던 신성한 곳이기도 하다.
월출산은 지금으로부터 1억6천만년 전 마그마가 분출해 굳은 화강암이 6천만년 전에 관입해 형성된 인젤베르그 지형이라 한다. 이 화강암은 폭 20km, 길이 100km의 지반으로 이뤄져 영암-광주를 땅속으로 연결하고 있다고도 한다.
천황봉(809m)과 구정봉(738m)을 중심으로 수많은 바위봉우리들이 거대한 돔 형상을 연출한다. 최고봉인 천황봉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사자봉과 장군봉(510m)이, 서쪽으로는 향로봉(743m)과 구정봉, 도갑산 주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자리한다. 북서쪽으로는 홍계골, 북쪽으로는 큰골과 용추계곡, 남쪽으로는 금릉경포대계곡, 그리고 동쪽으로는 칠치계곡 등이 자태를 뽐낸다.
1998년 자연자원조사결과 월출산국립공원 내에 자생하는 식물은 총 693종으로 이중 목본식물이 234종, 초본식물이 459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백나무 붉가시나무 계요등 조릿대 마삭줄 등이 주요 식물상이요, 끈끈이귀개 끈끈이주걱 뻐꾹나리 말나리 노랑붓꽃 병아리난초 타래난초 보춘화 등은 법정보호식물이다.
동물자원도 비교적 다양하다. 2006년 12월까지 조사결과 월출산국립공원 내에 서식하는 동물은 총 756종으로 이중 포유류가 19종, 조류가 79종, 파충류 14종, 어류 31종, 곤충 613종 등이다.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월출산의 동물자원이 적은 것은 전국 20개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작은 면적(56.100㎢)인데다 대부분 교목군락을 형성하지 못하고 암석과 관목림으로 이뤄져 있어 대형동물이 서식하기에는 좋은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출산은 경관자원이 전국 어느 국립공원과 견주어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데다 역사·문화자원 또한 풍부하다.
월출산의 산악(山岳)은 ‘호남의 소금강’이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허전하다. 오히려 조형미가 뛰어난 거대한 예술품이라고 불러야 옳다.
월출산의 개성은 동·식물자원보다도 바위들이 빚어낸 예술성과 조형미다. 바위들은 단순히 흩어져 있지 않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다. 가까운 바위와 몸을 마주하거나 주변의 바위와 어울려 무리를 이루는 형상은 정겹다. 월출산을 찾는 시인묵객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국립공원 월출산을 재발견하고 업그레이드(Up-grade)해보려는 뜻은 새삼스레 탐방기(探訪記)를 다시 쓰자는 뜻이 아니다. 지금껏 보석처럼 아껴놓은 월출산을 소중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해보자는 뜻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놓은 뜻은 당연히 ‘보존’에 있다. 하지만 그동안 소극적으로 보존해온 것을 ‘적극적 보존’으로 바꿔보자는 뜻이다.
월출산사무소의 통계에 따르면 월출산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은 2003년 29만8천876명, 2004년 26만7천299명, 2005년 24만8천85명, 2006년 28만1천248명, 2007년 28만5천766명, 2008년 30만4천221명, 2009년 44만6천954명, 2010년 36만4천949명이었다. 50만명 돌파가 눈앞이다. 그렇다면 월출산 관광객은 영암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되었을까? 대답은 아쉽게도 ‘아니다’다. 월출산을 재발견하고 업그레이드(Up-grade)해보려는 뜻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나비’를 소재로 함평군을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부각시켰던 이석형 전 함평군수는 “영암에는 월출산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월출산 하나면 영암군이나 군민들은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정은 그렇지가 못하다. 월출산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보려는 노력은 수없이 있어왔지만 내세울만한 성과물은 보이지 않는 것이 지금 영암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시작하는 월출산의 재발견과 업그레이드는 월출산의 기암괴석을 스토리텔링하는 문제에서부터 시작해 케이블카를 놓는 일, 주변을 개발하는 일 등을 재점검해보려 한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월출산의 재발견은 적극적인 보존차원이며 월출산 사랑 범 군민운동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다.
/특별취재반
■’큰 바위 얼굴’은?
장군바위에 대한 스토리텔링 차원의 접근
지명논란보다 월출산·영암 알릴 계기돼야
구정봉은 월출산 산봉 가운데 천황봉, 향로봉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는 구정봉에 관련된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고 한다.
‘월출산에는 세 개의 동석(動石 흔들바위)이 있어 하나는 구정봉 아래, 나머지는 도갑과 용암 아래에 있다. 구정봉 흔들바위 높이는 1m가량 되고 둘레는 열아름쯤 되는데 서쪽은 석골(石骨)뿐인 산머리에 붙어있고, 동쪽은 끝없는 절벽에 걸려 있다. 이 삼동석(三動石) 때문에 이 땅에 큰 인물이 난다하여 이를 시기한 중국 사람들이 바위 세 개 전부를 떨어뜨렸는데 놀랍게도 그 중 하나가 스스로 제자리로 올라가는 고로 그 바위를 ‘신령한 바위’라 하여 고을을 영암(靈巖)이라 했다.’
이 기록에 의하면 구정봉은 영암의 지명유래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정봉 ‘큰 바위 얼굴’은 공식적인 지명이 아니다. 월출산사무소가 분류한 월출산의 기암(奇巖)에는 앞서 설명한 삼동석이나 귀뜰바위, 산성대, 연천바위, 구멍바위, 사자바위, 말바위 등은 있으나 큰 바위 얼굴은 없다.
영암사람들은 이보다 ‘장군바위’로 불렀다. 투구를 쓴 장군의 얼굴형상을 하고 있다는 뜻에서였다. 사진작가 박철씨는 이에 대해 “장군봉과 중복 또는 혼용될 수 있어 큰 바위 얼굴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최근 들어 이에 동조하는 이들과 바위이름을 함부로 바꿔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로 나뉘고 있다.
본보는 바위이름을 임의로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동감하며, ‘큰 바위 얼굴’에 대해서는 구정봉 장군바위에 대한 스토리텔링 차원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따라서 구정봉의 지명을 임의로 바꿀 의사는 전혀 없으며 다만 국립공원 월출산의 비경을 널리 알리는 계기로 ‘큰 바위 얼굴’을 적극 활용하는데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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