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어란 명예 지키고 싶어요”

어란 만드는 시종면 마 춘 식 씨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11년 05월 20일(금) 10:41
숭어 몸에 알이 차는 시기는 4월 중순부터 5월중순까지 한 달간. 이무렵 영암의 명물 ‘어란’을 만드는 손길도 바쁘다.
시종면 만수리 마춘식(66세·신학식당 대표)씨는 2대째, 본인만 30년째 어란을 만들어 오고 있다. 아버님 대부터 만들어 온 어란 제조기술을 이어받아 여기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더해 맛을 차별화 했다.
지역내 어란을 제조하고 있는 인사는 명인 김광자(영암읍) 여사를 포함해 줄잡아 4~5명. 이들은 모두 전통 제조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듯 이들이 만든 어란은 각각 미세한 맛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옛날 영산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바닷숭어의 어란을 최고로 쳤습니다. 지금은 영산강이 막혀 영암에서 바닷숭어를 잡을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시종면 신학리 토박이로 어릴적 창진포(현재 신학2구) 바닷가에서 숭어를 잡으며 놀았다는 마씨. 숭어맛과 어란맛을 잘 알고있는 그는 “영암어란의 명예는 맛에 달려있다. 내가 만든 어란이 세상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마씨는 자신의 어란은 전통 제조방식을 고수하면서 숭어알을 절이는 과정에서 맛을 내는 방식을 차별화해 비린맛을 없애고 고소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비법은 공개할 수 없다.
마씨는 알을 절이는 과정은 어란의 맛이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고 소개한다. 다음으로 건조과정을 꼽았다. 건조는 응달에서 참기름을 1일 1회 정성스럽게 발라주며 부드러운 맛을 내게 하는 것이다.
또 한가지 어란 제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제조자의 ‘정성’이라고 설명했다.
어란을 채취하는 숭어는 자신이 직접 해남 우수영과 산이도, 임하도 등 바닷가 뻘에서 잡아온다. “바닷가 뻘속 숭어라야 어란 맛이 좋다”고 말한다.
마씨는 연간 1천여개의 어란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주로 지인들이 선물용으로 사가고, 대도시 고급 일식집과 주점에서 대량 사가기도 한다.
그는 “영암의 명물 어란의 전통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제조자들이 바닷숭어의 알을 사용해야하고, 민물숭어의 알은 자제해야 한다”며 “정직한 어란 만들기로 영암어란의 전통과 명예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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