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바위 얼굴, 봉변당하다”

수천만원 지원 책자 발간 지원하더니 회수 나서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2011년 06월 03일(금) 08:41
2년 전 바위이름 논란 때는 침묵 억지행정 논란
‘큰 바위 얼굴’의 낯빛이 창백하다. 2009년 한 사진작가가 월출산 구정봉 장군바위를 ‘큰 바위 얼굴’로 부르기 시작하며 정작 거센 논란이 일 때는 수천만원의 예산까지 지원해가며 널리 홍보하는 책자를 발간하게 했다. 그랬던 군수가 이번에는 느닷없이 “장군바위가 본이름”이라며 모든 책자를 회수하겠다고 나섰다. 오락가락 군정에 큰 바위 얼굴이 ‘멀미’가 날 지경인 셈이다.
이름대면 알만한 영암사람들은 물론 정치권인사들까지 큰 바위 얼굴 옆에선 자신의 사진을 걸어놓은 이들이 갈수록 늘어가는 것을 경계했음일까. 지난달 25일 기관단체장을 모아놓고 군수는 “장군바위 주변에 전망대를 설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전망대도 설치하지 않을 것이다”고 작심한 듯 내뱉었다는 후문이다. 전망대는 군수 발언이 있기 훨씬 전 안전성 문제로 안전시설만 갖추기로 이미 결정된 뒤였다.
本報는 월출산 바위이름을 놓고 논란이 일기 시작한 2009년부터 지금까지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 ‘바위이름을 임의로 변경해서는 안 되며, ‘큰 바위 얼굴’에 대해서는 구정봉 장군바위에 대한 스토리텔링 차원으로 접근하고자 한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또 ‘구정봉의 지명을 임의로 바꿀 의사는 전혀 없으며 다만 국립공원 월출산의 비경을 널리 알리는 계기로 큰 바위 얼굴을 적극 활용하는데 동의’했을 뿐이다.<5월20일자 참조>
하지만 군의 입장은 이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사진작가 박철씨가 구정봉 장군바위를 큰 바위 얼굴로 부르기 시작하자 예산 2천200여만원을 지원해 ‘대한민국의 큰바위얼굴 월출산 구정봉’(영암군·영암문화원 펴냄) 책자까지 발간하게 했다. 당시 본보의 지적에도 군이나 군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래놓고 큰 바위 얼굴을 보려는 이들이 밀려드는 지금에서야 뜬금없이 이 책자를 회수하겠다고 나섰으니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군민 A씨는 “큰 바위 얼굴로 부르는 것이 맘에 들지 않으면 진즉에 고칠 일이지 홍보책자까지 발간해 널리 알려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자 큰 바위 얼굴이라고 부르지 말라니 무슨 몽니도 아니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B씨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영암의 랜드마크로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고 실제로 생각보다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제 와서 ‘부르지 말라’니 지금이 무슨 군주시대냐”고 반문하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시행하는 전망대 설치에 대해 하니 못하니 운운하는 것도 단체장이 할 말인지 의아스럽다”고 고개를 저었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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