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냉해 무화과 재배 이대로 좋은가

“살다 살다 이런 피해 처음”…이젠 안정적 생산 기술 투자할 때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2011년 06월 03일(금) 09:03
노지재배 고집해서는 타 지역 추월우려 시설하우스 등 대책필요
고품질, 친환경병해충방제대책 등 품질·기술개발 투자 우선해야
영암의 특화작목이자 전남의 대표브랜드인 무화과가 사상 최악의 언 피해를 입었다는 재배농민들의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종합하면 수확량 감소규모는 예년의 무려 70-80%수준에 달한다. 무화과 재배를 가장 오래했다고 자부하는 영암무화과클러스터사업단의 김종팔 단장조차도 “살다 살다 이런 피해는 처음 겪는다.”고 말할 정도다. 냉해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되는 무화과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편집자주
■피해상황
영암 무화과 생산량은 연간 3천톤 가량으로 전국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한다. 8월부터 수확에 들어가 11월 중순까지 이어지고 판로도 좋아 특히 삼호읍민들에게는 주된 소득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딴판이다. 재배농민들의 판단으로는 생산량이 비가림 시설하우스까지 포함해도 예년의 20-30%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냉해로 무화과나무 대부분이 싹이 트지 못한데다 뒤늦게 곁가지에 싹이 나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품질이나 수확량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전남도는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로 과수 등 각종 농작물 등의 냉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대규모 피해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무화과의 경우도 지난달 19일부터 정밀조사에 착수해 당초 지난달 27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금주말까지로 연장했다.
그러나 당국의 언 피해조사에 대한 재배농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조사방법이 틀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사는 무화과나무를 칼로 긁어 살아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정도 수확량이 감소할 것인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 재배농민들의 주장이다.
무화과에 대한 사상 최악의 냉해가 심각한 것은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작물이 아니라는 점에도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어 수확량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정부의 피해조사결과에 따라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만 할 처지가 된 것이다.
■피해원인
기상청에 따르면 올 1월 평균기온은 영하 4.4℃로 평년보다 3.7℃ 낮았다. 최저기온이 영하 10℃ 아래로 떨어진 날도 13.9일로 평년의 5.6일에 비해 8.3일이나 많았다. 여기에 과수 개화시기인 4월 하순에는 평년에 비해 1.7℃ 낮은 저온현상이 전국에 걸쳐 발생하면서 과수가 고사하거나 눈꽃 형성이 지연되는 피해가 확산됐다.
영암 무화과의 경우 예비조사결과 재배면적 270㏊ 중 70%가 언 피해를 입어 가지가 말라 싹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영암지역의 무화과 매출은 지난해 100억원대에서 올해는 20억-3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암 무화과가 극심한 언 피해를 입게 된데 대해서는 기상이변 외에도 노지를 고집하는 재배방법이 보다 큰 문제라는 지적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화과의 경우 시설하우스 재배가 불가능한 작목이 아닌데도 이에 대한 기술투자나 품질향상방안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하다는 현실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자신이 직접 비가림 시설하우스에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는 김철호 군의원은 “올해 최악의 냉해로 무화과는 더 이상 노지재배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거액을 투자하면서 재배면적을 늘리고 유통망을 확충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고는 하지만 안정적인 재배기반을 다지는 일에는 두 손을 놓고 있었고 그 폐해가 올해 사상 최악의 냉해로 나타났다고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대책은?
김 의원은 “영암 무화과가 재배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재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바로 무화과 최대 주산지라는 지위의 ‘상실’이다.
실제로 무화과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호읍의 생산량이 전국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으나 점차 다른 지역 재배도 늘고 있는 추세다. 경상남도는 특화작목으로 재배를 장려해 창원, 남해 등을 중심으로 재배가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전남의 경우도 해남, 함평, 신안에까지 재배되고 있다.
문제는 영암을 제외한 다른 지역들의 무화과 재배가 주로 비가림 시설하우스라는 점. 아직 노지재배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고, 비용이 더 소요되며, 병충해 방제 등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지만 이들 지역이 무화과의 안정적인 생산기반 구축에 있어서는 영암을 앞지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앞으로 무화과에 대한 전남도와 영암군의 투자는 “시설방법의 개선과 안정적 생산기반의 확충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사상 최악의 언 피해가 난 올해를 기점으로 무화과 재배 농민이나 전남도, 영암군 모두는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로서는 비가림 시설하우스가 대안인 만큼 단기간에 전환할 수 없는 일이고 연도별로 추진할 대책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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