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찌·된장 등 특산물 판매 도울 수 있어 보람”

길 우 창 군서우체국장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2011년 09월 30일(금) 09:36
한창 농작물을 수확하는 때잖아요. 특히 새 쌀을 수확했기 때문에 도시에 나가 사는 자식들에게 택배로 보내려는 주민들이 많아요. 하지만 고령인 경우가 많아 직접 우체국까지 운반해오시기가 어렵지요. 그래서 이 시간이 되면 마을 곳곳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택배물량을 직접 수거하는 겁니다. 직원 둘이 있지만 여성분들이고 나름대로 다른 업무에 바쁘니 국장인 제가 직접 뜁니다.”
웃는 낯이 너무 편해 시간약속에 늦은 무례를 사과할 틈조차 잃어버리게 만든 그는 길우창(37) 군서우체국장. 올해로 4년째 별정우체국인 군서우체국 경영을 맡고 있다.
군서우체국 역시 1963년7월12일 설립, 개국했다. 우 국장의 선친께서 4년 전까지 경영을 맡다 일선에서 물러났다. 우체국에 입사(?)한 것은 1998년이니 나름 우체국 근무경력은 ‘베테랑’에 가깝다.
군서우체국이 관할하는 군서면은 도갑사, 왕인박사 유적지, 구림전통마을, 도기박물관 등 영암의 관광자원이 집중된 곳이다. 매년 4월과 10월이면 왕인문화축제와 도선국사 문화예술제가 열리기도 한다. 다른 곳과 달리 군서농공단지도 있다. 하지만 우체국의 경영에는 별다른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길 국장의 설명이다.
“관광객들이 보통 휴일에 오시잖아요. 그래서 우체국과는 별 관계가 없어요. 농공단지의 경우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걱정이에요. 기업 활동이 잘되면 우편업무에 큰 도움이 되는데 지금 너무 어려운가 봐요.”
그럼에도 길 국장은 특유의 젊음과 부지런함으로 두 여성 직원들과 함께 나름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도갑사에 대한 종교 마케팅 사업으로 전자유편을 유치하거나 마을별 정미소를 방문해 쌀 택배물량을 접수하고 있으며, 군서농공단지를 직접 방문해 우편 등의 물량을 유치하고 있는 것. 특히 우체국에 대한 고객만족평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기 위해 친절과 봉사에 매진하고 있기도 하다.
영암우체국 김민석 국장이 계획 중인 우체국 네트워크를 통한 지역 특산물 판매망 확충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길 국장은 “군서면의 경우 특용작물재배가 어려운 지역이라네요.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농민들이 생산한 상품을 판매해주기 위해 찾아봤지만 쉽지가 않아요. 된장이나 장아찌, 절임배추 등이 나름 상품성을 갖췄다고 판단되는데 워낙 가내수공업형태의 소규모여서 판매망을 체계적으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길 국장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군서우체국보다 장아찌와 된장, 절임배추를 특히 홍보해달라”고 요청했다.
그가 추천한 장아찌와 절임배추는 군서면 동호리 지남마을의 고광삼·허양아씨 부부(영암전통울외장아찌영농조합)가 직접 재배해 생산한 것이다. 또 된장과 간장은 동호리 부녀회 회원 6-7명이 직접 담아 판매하는 상품이다. 길 국장에 따르면 이 상품들은 비록 소량 생산되고 있어 널리 판로를 확충하기는 어렵지만 전통의 맛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상품들이다. 향우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서둘러 인터뷰를 끝낸 뒤 만난 이가 택배 발송을 위해 울외 장아찌를 직접 들고 온 고광삼씨였다. 그는 “신문에 한번 내 드리겠다”는 제안에 “워낙 소규모라 주문이 많으면 감당하기 어렵다”며 손사래 치면서도 장아찌의 품질에 대해서만큼은 자부심이 대단했다. 길 국장이 제대로 찾아낸 전통상품인 것이 분명해보였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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