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대표특산물 모두 타격 지역경제 악영향 우려

금정 대봉감 최악 흉작 의미와 전망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2011년 11월 04일(금) 09:34
혹한, 늦장마, 서리피해 등 기상재해 반복 전년보다도 심각
유통방법 개선 이어 ‘하늘만 쳐다보는 농법’도 재검토 절실
영암의 대표 특산물이자 군민들의 주 소득원이기도 한 대봉감 농사가 올해 사상 최악의 흉작으로 파악되고 있다. 영암의 대표 특산물인 무화과 농사를 거의 망친데 이어 대봉감까지 흉작으로 인해 수확량이 줄고 품질까지 떨어진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궁극적으로는 농민들의 소득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더 나아가 영암 지역경제에 악영향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금정면을 중심으로 한 대봉감 흉작의 원인과 실상, 그리고 대책을 점검했다. <편집자註>
■ 재배현황
영암지역의 대봉감 재배는 금정면을 중심으로 모두 874농가가 606ha에서 연간 9천613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금정면은 523농가가 422ha에서 7천535톤을 생산하고 있으니 영암 대봉감의 대부분은 금정면에서 생산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금정면이 이처럼 대봉감 주산지가 된 것은 연평균 기온이 14℃를 항상 유지하고 있는 데다, 산이 병풍처럼 주산지대를 감싸고 있어 태풍피해를 막을 수 있고, 토양 보수력이 뛰어나 가뭄피해도 덜 받는 지역이기 때문. 난지과수인 대봉을 재배하기에 매우 적합한 지형인 것이다. 특히 서리 오는 시기도 늦어 생육기간이 다른 지역에 비해 15일정도 길고 일조량까지 풍부해 대봉감 재배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곳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금정 대봉감은 다른 지역에 비해 찰기가 많고 수분이 풍부하며 뒷맛이 깔끔하다. 또 홍시가 된 후에도 오랫동안 원형을 유지하고, 당도 또한 매우 높아 전국적으로 많은 소비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영암의 ‘명품’이다.
■ 작황 및 시세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된 기상재해는 금정면이 가진 지역특성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른 봄에는 냉해, 여름에는 집중호우, 가을에는 서리피해가 겹치면서 지난해 수확량이 전체적으로 20-30% 정도 줄어든데 이어 올해는 감수정도가 무려 4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금정농협 최병순 전무는 “지난 10월27일부터 대봉감 수매에 들어갔는데 상품의 크기가 모두 한 등급씩 낮고, 그나마 저지대의 경우 올해도 역시 일찍 내린 서리 때문에 잎이 다 떨어져 수확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전체적으로 예년 수확량보다 4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최 전무는 특히 “지난해의 경우 밭떼기 거래에 나섰던 포전상인들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은 때문인지 올해의 경우 밭떼기 거래에 나선 포전상인들의 수가 예년의 반수에 불과한 실정”이라면서 “수확이 줄고 품질까지 떨어지는 상황이라 농협이 수매물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 때문에 농협을 통한 수매량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대봉감 작황은 비단 영암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혹한과 올 들어 8월까지 이어진 장마, 그리고 태풍 때문에 수확량 감소나 품질저하는 전국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최 전무의 판단이다.
다행히 대봉감 시세는 좋은 편이다. 최 전무는 “지난달에는 예년보다 높게 가격이 형성됐으나 지난달 31일 서울 가락동 시장에서는 상품 1박스(45-50과들이)에 5만원에서 4만5천원으로 다소 떨어졌다”면서 “수확량과는 무관하게 대봉감 시세는 이런 추세에서 벗어나지 않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 재배농민들 반응
대봉감의 작황에 대한 재배농민들의 반응은 금정농협이 파악하고 있는 실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대봉감 고소득 농민인 황치연(55·금정면 월평리)씨는 “나 같은 경우 수확량이나 품질면에서 예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작황은 매우 좋지않다”면서 “금정면 전체적으로 예년 수확량보다 50-60%가량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고, 특히 최악이었다는 지난해보다도 15% 정도 수확이 감소할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는 군 농사당국도 같다.
군 친환경농산과 관계자는 “과수의 경우 서리피해를 입으면 보통 3년 동안에 걸쳐 수확량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올해의 경우 감나무가 새순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잦은 비와 두 차례에 걸친 태풍의 영향이 치명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무부서인 군 산림축산과 관계자도 “무엇보다 태풍 무이파의 영향이 컸던 것 같고, 주로 저지대의 경우 대봉감이 거의 열리지 않았다는 재배농민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 전망과 대책
대봉감의 흉작에도 불구하고 금정농협이 발 빠르게 수매에 들어감으로써 농민들의 피해를 일단 최소화할 수는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농협이 수매한 대봉감 자체가 품질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판로확보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농협은 전망하고 있다. 군 당국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그동안 유통문제에만 치중해온 대봉감에 대한 투자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할 때가 왔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생산체계에 대한 재검토가 ‘발등의 불‘이라는 인식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은 거의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대봉감의 경우도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가 2년째 계속되고 있다. 하늘만 쳐다보는 대봉감 농사방법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대봉감 역시 삼호의 무화과처럼 유통문제뿐 아니라 생산방법에 있어서도 새로운 투자가 절실하다고 보아야 한다. 당장 지난해와 올해 기상재해에도 불구하고 작황에 변함이 없는 농가들을 찾아 벤치마킹하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기상이변에도 끄떡없는 대봉감 재배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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