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장(棍杖)을 맞아야 하나...?
김재철 www.yanews.net
2011년 11월 04일(금) 09:48
김재철
현) 대불대학교 석좌교수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제목이 심상치 않다. 섬뜩함이 느껴진다.
모처럼 고향 신문에 글 쓰는 기회가 주어 졌는데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지역민들과 향우들 그리고 독자들을 위해 무언가 희망을 드려야 할 텐데 하면서도 이 주제를 택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여기 옛날 얘기 하나 소개 하고자 한다.
옛날 어느 고을에 고집 센 사람이 있었다. 4X7=27이라고 고집 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존경받고 있었던 똑똑한 사람과 다툼이 벌어졌다. 이유인 즉 슨, 고집 센 사람이 4X7=27이라고 주장하고 똑똑한 사람은 4X7=28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두 사람의 다툼이 가당치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툼은 그치질 않았고 급기야 그 두 사람은 고을 원님을 찾아가 시비를 가려줄 것을 요청하였다. 고을 원님이 한심스런 표정으로 둘을 쳐다본 뒤 고집 센 사람에게 물었다. 4X7=27이라 말하였느냐? 네, 당연한 사실을 당연하게 말했는데 글쎄 이놈이 28이라고 우기지 않습니까? 원님이 다음과 같이 해결해 주었다. 27이라고 우긴 놈은 풀어주고 28이라 답한 놈은 곤장을 열대 쳐라. 고집 센 사람은 똑똑한 사람을 놀리며 그 자리를 떠났고 똑똑한 사람은 억울하게 곤장을 맞아야 했다.
곤장을 맞으면서 똑똑한 사람이 원님께 억울하다고 하소연 했다. 그러자 원님은 대답하기를 4X7=27이라고 우기는 놈과 싸운 네놈이 더 어리석은 놈이다. 내 너를 매우 쳐서 깨치게 하려는 것이다. 다시는 어리석은 자와 상종하지 마라.]
위의 얘기에서 옳은 생각, 바른 주장임에도 곤장을 맞았던 것은 어리석은 자를 상종했기 때문이다. 상종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비단 이 뿐이겠는가...? 잘못된 습관들이 우리를 망치고 있다.
잘못된 버릇이 습관이 되어 패가망신의 길을 자초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신세 한탄으로 후회하지만 이미 그때는 늦었음을 깨닫곤 한다. 습관적으로 내 뱉는 언어의 잘못 선택으로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당하고 있는가....
조금만 참았더라면 이겨낼 수 있었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훗날 후회해 본들 무슨 소용인가. 자신의 삶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후회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순간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곤장을 맞아야 정신 차릴 것인가. 그 전에 곤장을 피할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교육을 받고 학습을 통해 바른 길을 찾아 가는 것이다. 교육과 학습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하여 깨닫게 된 진리가 있다. 어떤 결정을 할 때 바른 길과 그렇지 않은 길이 있을 경우 반드시 바른 길을 택했다. 당연한 얘기라고 비웃을 일이 아니다. 의외로 많은 이들이 잘못 선택한 경우가 있다.
뿐만 아니라 사익 보다 공익을 우선시 했다. 내가 다소 불이익을 당한다 할지라도 많은 이들에게 득이 된다면 반드시 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강조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수 십 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매우 중요한 가치였고 그 기준을 지켰기에 곤장을 맞지 않고 36년의 공직을 무사히 마쳤다고 자부하는 것이다.
중요한 기준은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보면 답이 있었다. 결국 양심을 속였을 때 잘못 선택하게 된다고 본다.
곤장을 맞아 보아야 잘못을 깨닫는다면 이미 늦은 것이다. 지도자의 바른 길은 곤장 맞지 않고 가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교육과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 질 때 곤장을 맞지 않고 바른 길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살펴보자.
어리석은 자, 그리고 버릴 것, 피할 것, 그만 둘 것,....등등. 이 모든 상종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곤장 맞지 않고 미리 조치해 나가는 지혜로운 우리 모두가 되자. 특히 지도급에 있는 이들에게는 보통 사람들에 비해 적용되는 기준이 엄격하고 감시하는 눈초리가 매섭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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