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쌀값 상승 기대 고조 추곡 품귀현상 심화

갈팡대는 2011년산 쌀 시장 현황과 전망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2011년 11월 17일(목) 23:41
공공 비축미 수매 차질 이어 농협RPC들도 매입량 확보 전전긍긍
영암농협통합RPC도 매입 ‘뚝’ 올해 1만8천톤대비 1만3천톤 불과
수확기 고가 매입·저가 매도 올해도 불가피 … 적자 줄이기 난항
■ 쌀값 동향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 농가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쌀값은 수확기임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올해 쌀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면서 농가들의 출하기피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이달 들어 지난 5일 기준 산지쌀값은 80㎏ 가마당 16만5천132원으로 열흘 전보다 900원(0.5%)이 올랐다. 같은기간 나락값도 40㎏ 한 포대에 5만2천200원에서 5만3천29원으로 829원(1.6%) 올랐다. 11월 쌀값이 16만5천원을 넘어선 것은 2000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이처럼 쌀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올해 생산된 쌀에 대한 변동직불금이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점쳐진다. 산지쌀값에 고정직불금(1만1천475원)을 더한 금액만으로도 정부가 정한 목표가격(80㎏ 가마당 17만83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올해 변동직불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2005년 쌀 소득보전직불제가 도입된 이후 2008년산에 이어 두번째가 된다.
■ 공공비축미 수매차질
쌀값이 수확기임에도 상승세가 꺾이지않고 있고, 농가들의 기대심리 또한 높아지면서 공공비축비 수매차질로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지급금이 시세보다 무려 15-20%나 낮아 가격상승을 기대하며 농민들이 출하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비축미 수매는 현재로서는 올 연말까지 목표량 34만t(쌀 기준)을 모두 채우기 어려울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끝난 공공비축용 산물벼 수매는 목표량 7만t(쌀 환산 기준)의 65%에 불과한 4만5천500t에 그쳤다. 산물벼와 포대벼를 합한 전체 매입량 역시 목표량의 22%로, 전년 같은 기간의 51.2%에 불과한 상태다.
농가들이 이처럼 공공비축미 출하를 꺼리는 이유는 우선지급금이 40㎏ 포대당 4만7천원으로 산지유통업체들의 매입가격보다 6천원이나 낮기 때문. 이에 따라 전남도는 우선지급금을 산지유통업체의 매입가 수준으로 인상해줄 것을 건의해놓은 상태다.
특히 전국농민회총연맹은 ‘포대당 수매가 최소 6만원 보장’을 요구하며 공공비축 출하 거부운동을 벌이고 있고 일부 이장단까지 가세했다. 이 때문에 전남지역에서는 11일 현재 목표량의 10%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올해 목표량을 다 사들이지 못해도 내달 말로 예정된 공공비축 마감시한은 연장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RPC에서 직접 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 농협RPC도 매입차질
농협과 민간 미곡종합처리장 등 산지 유통업체들의 벼 매입도 차질을 빚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이들 유통업체들의 매입량은 목표량의 63.4%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2.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간RPC들의 경우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나락값이 보다 저렴한 전남지역에도 추곡을 확보하려는 업자들의 발길이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다.
영암지역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영암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영암군 농협 통합RPC)은 올해 1만8천톤 매입계획 대비 1만3천여톤을 매입하는데 머물고 있다.
영암군 농협 통합RPC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1만8천톤 매입계획량을 일치감치 채우고도 몇천톤을 추가로 매입했어야 정상인데 올해는 계획량을 달성하지도 못했다”며 농가들의 출하기피현상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영암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박석주 대표는 “쌀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커 출하기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연말 자금상환시기가 도래하는 등 농가금융부담이 커지면 자발적은 출하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 영암군 농협 통합 RPC는?
2010년 4억9천여만원의 적자를 낸 영암군 농협 통합 RPC는 이처럼 불안정한 쌀값과 수급불안에 걱정이 태산이다.
올해 쌀 매입가격이 5만2천-5만3천원으로 지난해보다 1만원 가량 올랐지만 적정 매도가격인 4만1천-4만2천원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영암군 농협 통합 RPC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 미루어 올해 산 쌀이 본격적으로 소비될 시기에도 쌀값 상승현상이 이어져 적정 매도가격을 유지해주면 좋겠지만 문제는 정부가 대량 방출한 2009년산 쌀이 올해 산 쌀과 섞여 판매되면서 가격이 3만8천-3만9천원선까지 떨어지고 있는 점”이라면서 올해 또다시 고가에 매입한 쌀이 저가에 공급되는 상황이 재연될 것을 크게 우려했다. 이렇게 될 경우 올해도 적자를 피하기 어렵고, 출자한 회원농협들의 부담도 불가피해지면서 영암군 농협 통합 RPC의 위상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영암군 농협 통합 RPC는 2009년 3억여원, 2010년 4억9천여만원의 적자를 냈으며 이를 보전해온 회원농협(영암 덕진 금정 신북 도포 월출산 학산 미암 삼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또 올해도 이같은 적자발생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석주 대표는 “적자는 시설의 감가상각비와 원료곡을 고가에 매입해 저가에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올해의 경우 적자폭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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