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주 수상뮤지컬 ‘인상서호’ 견문록(상)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1년 11월 18일(금) 00:25
오 수 근
영암군청 문화관광실장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에 대한 전 군민적인 참여와 공감대 확산은 물론 공연개발의 차질없는 준비를 위해 동료 실과장님들과 2박3일의 짧은 일정으로 장예모(張藝謀) 감독이 연출한 수상뮤지컬 인상서호를 답사하고자 항주를 다녀왔다.
여행을 떠나는 길은 그 길이 멀고 가깝고에 관계없이 가슴 설레이게 만든다. 그러나 그 길이 우리 영암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추진중인 산수뮤지컬과 관련한 선진지 견학이라는 점에서 마음 한 켠이 무겁기도 하였다.
첫째날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2시간여를 가니 상해라고 한다. 그만큼 중국이 가깝다는 뜻이다. 비행일정상 인천에서 출발했지만 무안에서 출발하면 1시간여만에 도착하는 곳이 중국 무역의 중심도시 상해라는 곳이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일정상 상해에서 절강성 항주로 버스를 타고 광활한 들판속에 곧게 뚫린 고속도로를 3시간을 달려갔다. 항주에 가서 서호를 보지 않으면 항주에 갔다 왔다고 할 수 없고 서호에 가서 인상서호를 보지 않으면 서호에 갔다 왔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중국에서도 가장 경치가 빼어난 곳이 항주 고을이고 그중에서도 서호가 절경이라는 말일 것이다.
서호는 중국 4대 미인 중의 한 사람인 월나라 미인 서시(西施)가 태어난 곳이다. 오나라 왕 부차(夫差)에게 패한 월나라 왕 구천(勾踐)이 미인계로 서시를 부차에게 보낸 뒤 쓸개를 먹으며 원수를 갚아 와신상담(臥薪嘗膽)이란 고사성어가 만들어 지기도 하였다.
또 시성(詩聖) 이태백이 달을 노래한 곳으로 달나라의 계수나무를 금도끼로 다듬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 보금자리를 지어 보자는 내용이다. 이태백이 화창한 날의 서호는 서시의 화장한 모습이고 안개 낀 날의 서호는 서시가 화장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비유하며 서호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고 한다.
서호는 1089년 소동파가 항주시장으로 재임시 육지의 토사가 퇴적되어 깊이가 50cm정도밖에 남지 않았던 것을 4개월동안 20여만명을 동원하여 준설을 하고 제방을 쌓고 인공섬을 만들고 성을 지어 관광지로 이용하고 그 물을 이용하여 관개수와 특산어종을 양식하였다.
상해에서 버스를 타고 항주를 가면서 산이 보이지 않는 평지를 계속달리다 처음 만난 산지가 항주이다 보니 중국 사람들이 보기에 산과 호수가 어울리고 비가 내리니 아름답게 보았을 수도 있으나 월출산과 사자저수지의 풍경이 있는 우리에게는 규모가 큰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감동을 주지 못한 것 같다.
깊이가 1.8m정도밖에 되지 않는 깊이의 호수를 수많은 유람선이 인공섬 사이를 노니는 풍경과 돌다리, 석탑, 사원등이 어우러진 경관은 더욱 아름답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저녁시간이 되어 근처의 식당으로 이동 향신료가 듬뿍든 음식을 먹고 우람한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을 걸어 인상서호 공연장에 도착하였다.
비가 내려 입구에서 나눠준 일회용 비옷을 입고 입장했다. 1인당 600위안으로(한화 10만원정도)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인데도 관광객을 포함 3000여 좌석이 빈곳이 없었다.
관람석은 특이하게 낮에는 접어놓은 상태로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저녁에는 펼쳐서 관람석으로 이용되고 있었으며 한켠은 건물 안에서 음식등 각종 서비스를 받으면서 관람하는 VIP석도 보였다.
주변의 불빛이 사라지면서 애끓는 음악과 함께 공연이 시작되었다. 어둠속에서 빛을 받으며 공연 전 깊은 물속인줄 알았는데 주인공이 물 위를 걸어 나온다. 호수 주변의 나무들에 화려한 색의 조명이 비쳐지고 음악이 흘러나온다. 물위의 2층집이 움직인다. 수백여명의 무용수들이 빛을 발하기도 하고, 물을 쳐 소리를 내고, 높이를 가름할 수 없는 물보라 장치가 오르면서 안개를 연출하고, 한쪽으로는 조각배들이 지나간다.
인상서호는 서호의 전설 백사(白蛇)와 총각의 사랑 이야기로 1부는 만남(相見), 2부는 사랑(相愛), 3부는 이별(離別), 4부는 추억(追憶), 5부는 인상(印象)으로 구성되었으며. 서호의 잔잔한 물결을 무대로 변화무쌍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자연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연출되었다.
사실 공연의 줄거리는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하다. 먼 옛날 아미산에서 천년을 수련한 백사가 인간 세상에 살고자 백소정이란 여자로 변하고 서호에서 만난 허선이라는 젊은이에게 반해 부부의 연을 맺는다. 그러나 승려 법해가 이를 알고 허선에게 단옷날 백소정에게 웅황주를 먹이게 하자 뱀으로 변하는데 허선이 이를 보고 그만 놀라 죽고만다.
백소정은 허선을 되살리기 위해 갖은 고생끝에 선산에서 영지를 구해 오고 살아난 허선은 그녀와 백년해로 하기로 맹세한다.
백소정은 아들을 낳는데, 백일 되는 날 법해가 다시 찾아와 백소정을 서호의 뇌봉탑에 가두어 버리지만 후에 아이가 커서 어머니를 구해낸다는 이야기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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