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換骨奪胎)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2년 02월 24일(금) 11:34
자주 쓰는 고사성어 가운데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말이 있다. 본래는 선가(仙家)에서 나온 말로, 연단법(鍊丹法)에 의해 새로운 사람이 되는 뜻한다. 신체의 균형을 깨트리지 않고 인체를 건강하고 무병장수하게 하는 양생(養生)의 방법론이 연단법인데, 내공(內功)과 외공(外功)으로 나뉜다.
각설(却說)하고, 환골탈태는 남송(南宋) 때 승려 혜홍(惠洪)이 쓴 ‘냉제야화(冷齊夜話)’에 있는 얘기다. 이에 의하면 소식(蘇軾:호는 동파(東坡))과 함께 북송(北宋)을 대표하는 시인이었던 황정견(黃庭堅:호는 산곡(山谷))은 박학다식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박식(博識)을 자랑하며 함부로 인용하는 일이 없었다. 또 다식(多識)을 완전히 소화시켜 내 것처럼 자유롭게 쓰는 등 독자적인 세계를 이뤘다 한다. 이런 그의 시작(詩作)기법을 선가의 용어를 빌려 표현한 것이 바로 환골탈태다.
“시의 뜻은 무궁한데 사람의 재주는 한계가 있다. 한계가 있는 재주로 무궁한 뜻을 좇는다는 것은 도연명(陶淵明)과 두자미(杜子美:두보)라 할지라도 잘 될 수 없다. 그 뜻을 바꾸지 않고 그 말을 한다는 것을 일러 환골법(換骨法)이라 하고, 그 뜻을 본받아 형용하는 것을 일러 탈태법(奪胎法)이라고 한다.” 황산곡은 환골탈태를 잘 하려면 옛사람의 시를 많이 읽고, 전해 내려오는 자료를 많이 수집해 섭렵해야 하며 항상 자구를 다듬는 일에 정진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자칫 모방이나 표절에 머물기 쉬움을 경계했다.‘4·11총선’과 ‘12·19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연이어 터지는 대통령 측근비리와 집권여당인사들의 연루의혹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셈법이다. 총선에 출마한 이들 역시 약력과 경력에서 현 정권과의 인연을 닦아내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하지만 어쩌랴. 이들의 ‘간판 바꾸기’나 ‘인연 지우기’에는 환골은 물론 탈태의 흔적조차 보이질 않는다. 다만 표절이 너무 교묘해 선량한 국민들이 속아넘어가 지지표를 던졌다가 또다시 후회하는 일이 벌어지지나 않을까 걱정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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