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2년 03월 09일(금) 11:35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이 있다. ‘봄은 왔어도 봄 같지 않다’는 말이다. 한나라 원제(元帝) 때 절세미녀로 알려진 궁녀 왕소군(王昭君)에 얽힌 얘기다.
원제는 후궁이 너무 많아 일일이 얼굴을 볼 수가 없자 궁중화가에게 후궁들의 초상화를 그리게 했다. 원제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대부분의 후궁들이 궁중화가에게 뇌물을 바치며 잘 그려주도록 간청했음은 당연한 일. 하지만 왕소군만은 예외였다. 괘씸하게 여긴 궁중화가는 그녀의 얼굴에 검은 점을 그려 넣었다. 추녀로 보이게 해 원제가 멀리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던 중 흉노족의 왕이 한나라의 미녀를 왕비로 삼기를 청했다. 원제는 추녀로 알고 있던 왕소군을 흉노로 보낸다. 그녀가 절세미녀임을 뒤늦게 안 원제가 궁중화가의 목을 쳤음은 물론이다.
낯선 오랑캐 땅에 시집가는 길에 부른 그녀의 서글픈 노래는 날아가던 기러기조차 날개 짓하는 것을 잊고 떨어지게 만들었다하여 ‘낙안(落雁)’이라는 말이 생겨나게 할 정도였다. 35세에 한 많은 생을 마감한 그녀 무덤은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오랑캐 땅에서도 사시사철 푸르렀다하여 ‘청총(靑塚)’이라고 했다 한다. 뿐만 아니라 훗날 당나라 시인 동방규(東方叫)는 그녀의 원한과 서글픈 심정을 다음과 같은 시로 읊었다.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MBC에 이어 KBS 기자들도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이 정부 들어 정권에 예민한 뉴스는 애써 회피하고, 기계적 중립을 앞세워 진실을 외면하곤 했던 두 방송이 이제야 무력감과 좌절감을 떨치고 일어서기 시작한 모양이다. 하지만 어쩌랴, 권력의 맛에 도취한 세력들은 얼마 남지 않은 유효기간조차 깨닫지 못한 채 딴청이다. 심지어는 재집권하겠다며 당명을 바꾼 세력들을 거드느라 다시 여념이 없다. 두 방송사가 마땅히 떨치고 일어나 4·11총선과 12·19 대선을 거치며 이 땅의 국민들이 진정 봄기운을 느끼게 되었으면 좋으련만.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이 기사는 영암군민신문 홈페이지(yanews.net)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yanews.net/article.php?aid=903716436
프린트 시간 : 2024년 10월 20일 01:2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