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편네편’ 갈라서고 정치道義도 실종

승자의 포용, 사활건 선거문화 바꿔야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2년 04월 19일(목) 19:03
4·11 총선이 남긴 상처가 깊다. 선거기간 분출됐던 갈등과 대립은 점점 수면 아래로 잦아드는 느낌이다. 하지만 ‘내편’, ‘네편’ 확연히 구분된 특정의 진영논리는 하나 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정치도의도 보이지 않는다. 패배에 깨끗이 승복하는 느긋함도 사라졌다. 지역 전체를 송두리째 갈등의 회오리 속에 몰아넣는 선거가 과연 필요한 제도인지 생각하게 만들 정도다.
갈라선 ‘내편’ ‘네편’
4·11 총선이 영암 지역사회에 떠안긴 가장 심각한 후유증은 ‘내편’과 ‘네편’이 서로 증오하듯 갈라서 있다는 점이다. 시간은 그 정도만 덜어줄 뿐, 다시 선거철이면 언제든 떠올려질 만큼 증오는 깊고 깊다.
정당공천과 국민경선, 선거운동에 나선 후보자들의 책임이 당연히 8할이다. 이들 대부분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인식을 추종자들에게 심었기 때문이다. 패배한 뒤 승자에게 축하를 보내는 여유를 가진 후보자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은 것도 그 영향일 것이다.
동장 자살로 전국적인 관심지역이었던 광주 동구에 출마한 한 무소속 후보는 낙선 후 세발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며 유권자들의 성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승자에게 축하인사를 건넸음은 물론이다. 적어도 민주주의 ‘꽃’이 선거라면 그 뒤끝은 이쯤은 되어야 정상이다.
‘내편’과 ‘네편’의 증오를 해결할 책임은 당연히 당선자 몫이다. 손에 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권력을 ‘내편’을 위해서만 휘두른다면 해결은 요원하다. 무조건 끌어안으라는 뜻이 아니다. ‘내편’과 ‘네편’의 선택이 상식과 순리에 따른 일이라면 감싸 안고 잊으라는 뜻이다.

■ 정치道義도 이미 실종
선거가 속한 ‘정치’의 참뜻은 권모술수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과 다른 사람의 부조화와 네거티브 한 것을 바로잡아 극복하는 일’이다.
일부 지방의원들의 해당행위는 스스로 자초한 네거티브 한 행동이었다. 바로잡을 일이 분명한데도 스스로 외면하는 모습은 안타깝다. 정치인들이 가장 잘 쓰는 표현인 ‘유감(遺憾)’이라고만 했어도 될 일이다. 승자의 가슴을 탓할 일이 아니라 잘못부터 반성하는 것이 정치도의다.
이들에게도 함께 경쟁한 상대편을 배려 또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후보자들이 심은 ‘내편네편’의 진영논리가 숨어있다. 영암 지역사회가 ‘정치 없는 동네’로 전락한 것은 바로 이 정치도의의 실종 때문이다. 정치가 없으면 그곳은 갈등과 파국만 있을 뿐이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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