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가정 만들기 매개체 역할 합니다”

영암행복한가정상담소 나명희 소장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08년 03월 27일(목) 19:33
가정폭력 상담프로그램 운영 폭력없는 가정 만들기 ‘혼신’
폭력없는 건강한 가정과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남모르게 애쓰는 사람이 있다.
영암행복한가정상담소의 나명희(46) 소장. 삼호읍 용앙리 소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피해여성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가 기자에게 맨 먼저 한 말이었지만 기자는 이미 상담소에 들어섰을 때 그가 한 가정폭력 피해여성과 상담하는 모습을 지켜봤던지라 그 심각성이 와 닿았다.
상담소에서 얼핏 본 피해여성의 얼굴을 떠올리면 부부폭력이란 ‘사랑과 전쟁’이라거나 ‘사랑, 그 치열한 싸움’이라는 감상적인 수식어는 한낱 사치일 뿐이었다. 폭력을 당한 피해여성에게 있어서 현실이란 그저 공포와 절망 뿐일 것만 같아서….
나 소장은 “가정폭력의 주된 원인은 알콜(술)과 경제적 문제 입니다”라며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등 모든 여성에 대한 폭력은 가부장제 사회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전 사회적인 문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담소를 찾는 여성피해자와의 상담을 통해 상황과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심각한 경우 보호시설로 보내 가해자와 격리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가해자와 상담을 시도해 반성과 변화를 유도하고 의사소통으로 서로 화해하게 한다. 이러한 화해와 조정 단계를 거쳐 다시 화목한 가정으로 돌아가는데에는 2~3개월이 소요되기도 한다.
“부부폭력 상담땐 원만한 문제해결을 최대의 목표로 하고 피해자와 가해자양쪽 모두 상처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행위 강점(장점)을 찾아내 칭찬해주고, 삶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주력하죠”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하는데에는 이러한 상담기법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명희 소장은 대불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현재 광주여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그는 스스로 꾸준히 공부하며 효율적인 상담기법을 연구개발해 실제 상담에 도입하고 있다.
나 소장은 1989년부터 가톨릭 종교단체에서 청소년 상담을 해오면서 여성폭력과 학교폭력 등 모든 폭력 피해자를 위한 치료와 치료·상담프로그램이 절실함을 느꼈고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전문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상담소의 도움을 받아 부부가 화해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려가는 것을 볼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나 소장.
“상담때 가해자인 남편 분들이 마음을 열지않을 때 가장 안타깝다”며 “가끔 가해자가 적대감을 갖고 협박할 때가 있어요. 신변의 위협을 느낄때도 있습니다”라며 웃었다.
그는 “상담시 ‘대담함’을 갖어야 하는 것은 필수”라며 “가해자와의 ‘기(氣)싸움’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고 살짝 귀띔했다.
행복한가정상담소에서는 심야 부부폭력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인근 지구대와 연계해 서로 협보하며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나 소장은 “간혹 지구대에서 화해시키고 돌려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곧바로 폭력이 재발해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며 “반드시 상담소로 인계하는 것이 폭력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영암행복한가정상담소는 여성부 산하 기관으로서 화목한 가정을 위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나 소장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3명의 상담사가 폭력없는 행복한 가정과 사회를 만들어 가기위해 혼신을 다해 일하고 있다.
이들은 가정폭력 행위자 교정·치료프로그램을 연중 실시하고, 양성 평등사회 만들기, 여성폭력 추방운동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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