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구-부산고속도로 개통 밀양시 관광객 52%나 증가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2년 06월 01일(금) 11:09
김해시 교통량도 하루 1∼2만대에서 4∼5만대로 늘어
대전-통영고속도 산청·함양·진주 모두 관광객 폭증
호남대 임영길 교수, ‘IC설치 효과 추정에 관한 연구’
남해고속도로(고속국도 10호선) 영암∼순천구간이 군민들의 염원인 영암 나들목(IC) 개설은 끝내 무산된 채 개통됐다. 본보가 우려했던 대로(2011년2월18일, 25일 연속보도) 영암∼순천구간 개통은 영암군민들에게는 ‘남의 일’이 되고 말았을 뿐 아니라 ‘영암의 월출산’이 ‘강진 월출산’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고속도로에 나들목(IC)을 설치할 경우 어떤 효과가 있는지 당시 보도내용을 재구성해 소개한다.
<편집자註>
고속도로에 IC(인터체인지)를 설치할 경우 해당지역의 교통량이 크게 늘어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도로공사가 현재처럼 IC 설치기준을 기존의 교통량을 중심으로 하는 관행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호남대 임영길 교수(도시계획학과)가 2008년12월 전남대 ‘지역개발연구’(제40권 제2호)에 실은 ‘고속도로 인터체인지(IC) 설치효과 추정에 관한 연구-고흥군을 중심으로’라는 연구논문은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구간에서 나들목 설치대상에서 빠진 두 지역 가운데 한 곳인 고흥 군민들의 IC 개설노력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했다. 당연히 나들목이 없는 또 다른 곳인 영암군민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당시 고흥군은 ‘도로의 구조·시설기준에 관한 규칙’이나 교통량, 터널과 터널 사이의 간격 등에 있어 나들목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할 아무런 타당성이 없었음에도 민관이 일체가 되어 개설 필요성을 역설하고 이 같은 학술연구까지 내세워 나들목 개설을 성사시켰다. 고흥 나들목은 오는 12월 개통예정이다. 영암IC 개설을 반드시 성사시켜야할 영암군민들로서는 눈여겨볼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고흥 나들목 설치 전말
연구가 진행될 당시 고흥은 공사 중인 영암∼순천 고속국도에서 직접 접근할 수 있는 IC가 없어 인근의 벌교IC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현 상태대로라면 영암군민들이 강진 성전IC를 이용해야 하는 처지와 다를 바 없었다.
더구나 고흥군은 국토의 최남단에 위치한 반도형태의 군이어서 오랫동안 지리적인 장벽에 의한 단절이 심각한 상태였다. 국도 15, 27, 77호선이 합쳐져 남북을 관통하고 있으나 확장 및 연결성이 좋지 않아 접근성에 큰 제약이 있었던 것.
여기에 우주센터 고흥입지가 발표되면서 고흥군의 지리적 접근성의 문제는 고흥 군민들의 역량을 한 곳으로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고, 이를 토대로 10년 노력 끝에 지난해 말 고흥IC 개설을 최종 확정시키는 성과를 거두기에 이르렀다.
■ 고속국도 IC설치의 효과
임 교수는 고흥군의 IC설치의 효과분석에 앞서 사례 수집에 나선 결과 고속국도 IC설치에 따라 지역도시의 통행인구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신대구-부산 고속국도의 경우 밀양시는 고속도로 개통 이후 관광객이 52%나 증가했고, 김해시는 교통량이 개통 직후 하루 1∼2만대에서 4∼5만대로 급격히 증가했다.
대전-통영 고속국도의 경우도 IC개통 이후 산청군은 관광객수가 2001년 197만8천여명에서 2005년 306만여명으로 증가했고, 함양군은 관광객수가 2005년 224만명으로 90만명 가량 증가했다. 진주시도 관광객수가 2001년 연간 374만명에서 2003년 601만명으로 급증했으며, 통영시는 이 기간 동안 연간 5만명 정도가 증가하는 등 고속국도 개통 후 2006년 436만여명으로 74만명이 증가했다.
■ 고속국도 IC설치의 유의성 : 고흥의 경우
임 교수의 논문은 고속국도에 나들목(인터체인지:IC)을 설치하는지의 여부가 타 지역과의 접근거리 및 접근시간에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있는가를 분석했다. 연구결과는 당연히 접근거리와 접근시간 모두에 있어 IC 설치에 따라 유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임 교수는 이를 토대로 고속국도에 IC를 설치할 경우 교통량이 적더라도 지역의 접근성 개선과 지역의 개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포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해 IC 설치에 대한 척도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동안 IC설치 척도로 간주되어온 기존의 교통량 중심의 IC설치방법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어서 주목된다.
■ 시사점
임 교수의 연구논문은 고속국도의 나들목 설치를 기존의 교통량만을 감안할 경우 IC 설치로 인한 통행인구의 증가, 즉 IC 설치가 촉발하는 보다 큰 효과를 놓칠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논문은 고흥군과 같은 열악한 여건을 지닌 지역의 입장에서는 나들목 설치를 요구할 수 있는 든든한 학문적 배경이 되기에 충분했다.
특히 영암군의 경우도 2003년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이 나들목 개설을 요구했을 때 당시 건설교통부 등에서 교통량 미흡을 개설 불가의 이유로 내세운 바 있어 고흥군과 처지가 다르지 않다.
더구나 영암은 고속국도가 20km 이상 관통하고 있다. 고속도로가 불과 0.6km가 관통하는 고흥군이 나들목 개설을 성사시킨 점에서 볼 때 영암∼순천 고속국도가 지나는 영암에 나들목을 설치하지 않아야할 아무런 제약이 없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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