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테마공원 마무리 ‘난항’

양승희 선생, “김창조 관련 유품 영암엔 못 준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2년 07월 27일(금) 09:49
군 “끝까지 설득”…가야금산조 ‘본향’ 실추 우려
가야금테마공원조성사업이 김창조 선생 및 가야금 관련 자료수집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면서 큰 난관에 봉착했다.
영암이 낳은 악성이자 가야금산조의 창시자인 김창조 선생의 손녀인 죽파 김난초의 제자이자 가야금산조의 정통계승자로 알려진 양승희 선생(인간문화재)이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창조 선생의 유품인 가야금과 악보 등 일체의 자료를 전주에 건립중인 국립무형유산원에 기증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차례 방문 또는 서면을 통해 기증 요청을 해온 군은 끝까지 설득 노력을 하되 그래도 자료수집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전시시설사업을 재검토 한다는 입장이지만 가야금테마공원이 자칫 가야금산조의 ‘본향’의 위상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군은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1년 동안 ‘악성 김창조 선생 기념관’ 전시물품 수집에 나서기로 하고, 전국 시군구 홈페이지에 김창조 선생과 관련된 전기, 기록, 행적, 사진, 악보, 영상 및 녹음자료 등 모든 유품 및 자료를 찾는다는 공고를 냈다.
또 양승희 선생을 비롯해 이영희, 양연섭, 신명숙, 김해숙, 지성자 선생 등 김창조 선생의 제자와 금암가야금산조보존회, (사단법인)강태홍류가야금산조보존회, 성금연가락보존회, 가야금(산조 및 병창)대학, 금우악회 등 가야금 단체, 국립국악원, 예술의 전당, 국립극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국영상자료원, 정동극장,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는 김창조 선생 및 가야금 관련 자료수집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문을 발송했다.
군은 특히 양승희 선생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문화관광실장 등이 세 차례 방문해 김창조 선생이 연주했던 것으로 알려진 ‘법금’ 등 가야금과 악보, 유품 등을 기증해줄 것을 요청했고, 서면으로도 세 차례에 걸쳐 같은 요청을 했으나 답이 없다고 밝혔다.
양승희 선생은 이에 대해 본보와의 통화에서 “영암군에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면서 “정부가 전주에 건립하고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에 ‘김창조 관’을 따로 만들고 이곳에 가야금 등 각종 자료를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영암에는 단 한 가지의 자료나 유품도 기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양승희 선생은 또 “김창조 선생과 김죽파 선생, 그리고 가야금산조와 관련된 모든 자료에 대해 지적재산권 등록을 하고 있다. 영암군은 이를 사용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승희 선생이 현재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김창조 선생 관련 유품 및 자료는 김창조 선생이 직접 연주했다는 법금(풍류가야금) 1대를 비롯한 가야금 2대와 김죽파 선생이 사용하던 가야금 2대, 그리고 악보 등이다.
양승희 선생의 뜻이 이처럼 완강한데 대해 군은 여러 각도로 기증요청을 계속하되 최종적으로 기증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전시시설사업을 재검토해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가야금테마공원이 악성 김창조 선생 관련 유품 및 자료가 빠진 채 전시실을 개관할 경우 가야금 산조의 ‘본향’인 영암의 위상을 제대로 살리지 못함은 물론 대외적인 이미지에도 큰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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