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농협생활 대부분 학산·미암농협 근무
섬김의 모습으로 조합원 은혜에 보답할 터
모두 1천360여개소에 달하는 농·수·축협 및 산림조합 조합장 선거가 내년 3월11일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에 따라 지난 9월21일부터 시작된 기부행위제한 및 금지기간에 맞춰 본격적인 예방단속활동에 돌입하는 등 공명선거를 위한 관리를 시작했다. 영암에서도 각 지역농협과 축협, 산림조합 등에서 입지자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표심 얻기에 돌입했다. 영암군민신문은 이에 제1회 전국동시 조합장선거 출마자들로부터 출마의 변과 함께 효율적인 조합경영과 조합원 복지향상을 위한 비전과 포부를 듣기로 했다.<편집자註>
-조합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신 배경은 무엇인지요? 또 내년 제1회 선거는 어떤 의의를 갖는다고 보는지요?
▲1971년 농협에 첫발을 디딘 후 37년간 대부분 학산, 미암, 삼호농협에 근무했습니다. 그동안 농민들과 호흡을 함께하면서 농업 농촌의 현재와 미래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연구하며 준비해 왔습니다. 학산·미암농협 합병으로 보다 큰 규모로 새롭게 탄생된 서영암농협은 이에 걸맞은 적임자가 필요합니다. 저는 학산과 미암농협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왔기에 누구보다 자신 있게 농협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자부합니다. 이제껏 저를 키워주신 조합원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섬김의 모습으로, 남은 젊음을 내 고장 농촌부흥을 위해 열정을 다하고자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지금 농업 농촌은 무분별한 시장개방으로 괴멸직전입니다. 갈수록 어려워져가는 농업 회생과 농업인의 권익보호를 위해 농협을 이끌어갈 조합장의 역할은 막중합니다. 꿈과 비전 있는 능력을 갖춘 참신한 인물이 선택되어야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조합장 선거는 돈 많이 쓴 사람이 당선된다고 할 정도로 혼탁했습니다. 이 같은 혼탁선거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이번 선거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 관리해 예방, 단속을 강화함으로써 금품제공 등 타락선거의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버리고 깨끗한 공명선거문화를 정착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후보자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를 위해 '합동토론회' 등을 통해 정책과 공약을 숙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함에도 제한하고 조합원을 만나 후보자의 공약을 알릴 수 있는 방법마저 막아버렸습니다. 반면에 현직은 이런 저런 이유로 조합원을 자유롭게 만나 소신을 이야기할 기회가 있어 현직 조합장에게만 유리하게 돼 있는 선거법은 반드시 개선해야한다고 봅니다. 아무튼 이번 전국동시선거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합원들의 차원 높은 모습으로 깨끗한 축제의 선거가 되리라 믿습니다.
- 말씀하신대로 온전히 농협인의 길을 걸어왔는데, 조합원들의 권익옹호와 소득향상을 위한 정책과 사업구상이 있다면?
▲올 상반기 서영암농협이 그룹별 전국 최우수 농협으로 선정된데 대해 이재식 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분석해보면 학산·미암의 합병효과와 지원금 수혜로 사업이 순조롭게 성장했고 경영이 호전됐다고 봐야합니다. 보조금 수혜가 끝나는 다음해가 염려됩니다. 더구나 이제까지는 신용사업에 의지했으나 저금리로 인해 갈수록 수익률은 떨어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 농업환경은 제값 받고 팔 곳이 없어 차라리 흉년이면 품값이라도 덜 들겠다는 심정으로 앞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판로를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갈수록 열악한 상태의 농촌 환경변화에 농협이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현실에만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합니다. 베짱이가 겨울을 준비하지 않고 노래만 부르고 있는 모습이어선 안 될 것입니다. 긴 안목으로 미래를 바라보며 경영비전을 세워 변화와 혁신으로 적극 대처해야 합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6차 산업개발에 한발 앞서 종합관광체험단지 개발 및 정착촌(행복마을)의 기반을 조성해 관내 주민들은 물론 귀농인, 청년실업인, 정년퇴직자들이 조성된 일정 규모의 농장에서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작물을 재배하도록 하고, 체험학습, 볼거리, 먹거리를 복합적으로 연계해 한곳에서 즐기며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협을 이끌어야 합니다. 지금 학산지역에는 특별한 소득작목이 없습니다. 미래 우리 지역 농업의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작목을 개발하고 도입하는데 지혜를 모아야한다고 봅니다.
- 조합장 출마를 결정한 만큼 많은 농업인 조합원들을 만나고 계신 줄 압니다. 농업인 조합원들이 말하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은 무엇이던가요?
▲생명을 살리는 1차 산업인 농업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에 끌려가며 농촌을 외면하는 농정 때문에 농촌은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는 벌어지고 대농위주의 농업생산지원이 집중되고 있어 영세농가는 살길이 막막합니다. 이농현상에 의한 농촌의 급격한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농촌 빈집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농산물유통 사업에 있어 손해 보는 사업을 안 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건비의 비율을 총수익대비 일정비율 이하로 책정하고 지도교육 사업비를 보다 더 많이 조합원 실익사업으로 전환해 농협 임직원을 위한 농협이라는 인식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친환경농업을 권장하지만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및 가격보장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대책도 절실하다는 여론입니다.
- 조합장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만큼 농업인 조합원들의 복지향상과 조합의 효율적 경영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계신 줄 압니다. 서영암농협이 가야할 방향을 잡으셨는지요?
▲서영암농협은 서호, 학산, 미암, 삼호의 중심 생활권에 위치해 있습니다. 독천 5일 시장은 지역경제의 흐름을 이끌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분빕니다. 이 좋은 5일 시장 여건에 적합한 로컬 푸드를 신설해 출향인을 비롯한 도시민들도 전자상거래를 통해 우리지역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도시 주부들이 인터넷을 통해 농산물을 직접 구매하는 일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모바일 마케팅, e-비즈니스를 실시하며 상인들과 상생으로 지역상권도 보호하며 농촌을 살리는 우리 지역에 어울리는 신개념 로컬 푸드의 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 말씀대로 우리 농업 농촌 농민은 개방화와 산업화 그리고 고령화 등으로 그야말로 최악의 조건에 처해 있습니다. 동시에 지역농협 또한 거의 모든 곳이 무한 경쟁 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서영암농협을 비롯한 지역농협들이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선거를 앞두고 정말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만 장기적으로 농협의 규모화라고 봅니다. 농축산물시장개방, 고령화로 인한 농가인구 지속적인 감소, 상호금융 수익성 저하 등 농협의 경영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영암 지역농협의 현실을 냉철히 살펴본다면 경영이 취약해 조합원에 대한 실익지원기능이 미흡합니다. 지금의 면단위 농협으로는 관할 구역 협소로 사업물량 확보의 한계를 느낍니다. 교통 통신의 발달로 경제거점이 광역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생활권 경제권 중심으로 합병의 범위가 확대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합병의 효과는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합 간 중복투자를 방지하며, 인원 및 경비 절감만으로도 조합원들을 위한 환원사업을 크게 증대시킬 것입니다. 경제권 중심의 광역화는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 조합장 선거 출마자로서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또 농업인 조합원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농협에 근무하는 동안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해왔습니다. 경영 최고책임자로서 농기계 서비스센터 확장 및 농용자재 백화점 개점, 주부대학, 장수대학을 개최했으며, 내 고향 쉼터를 운영했습니다. 원로조합원들께 정보화교육을 직접 실시해 영암군 실버경진대회에서 1,2,3위를 연속 석권했습니다. 한라중공업 주택단지에 목요 직거래장터를 개설했고, 노상판매에 의존하던 무화과를 국내 최초로 아이스백을 이용한 새로운 포장방법을 개발해 농민들의 판로를 해결했습니다. 이밖에 과감히 채권을 정화시켜 부실농협의 이미지를 벗어나게 했고, 농협소식지를 최초로 발간해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농촌사랑 1사1촌운동 전개, 도시 아파트와 자매결연 추진, 무료한방진료, 취미교실(설장구, 사물놀이) 운영도 했습니다. 저는 안주하지 않고 뛰는 모습으로 항상 새로움을 창조해냈습니다. 농산물 값의 급락으로 파생되는 농가소득문제, 지역문제를 풀어나갈 조합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우리 농협을 이끌 조합장은 긴 안목을 지닌 준비된 리더여야 합니다. 혈연 지연 학연과 물질적 유혹을 과감히 버리고 어떤 사람이 더 잘 경영할 것인가를 판단해 보다 유능한 인물을 선택해야 합니다. 저의 목표는 조합장 당선을 뛰어넘어 조합원들의 소득증대와 복지증진입니다. 조합원의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조합원의 소득증대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농촌의 꿈과 희망을 일구는데 혼신을 다하겠습니다. 박수칠 때 내려놓을 줄 아는 아름다운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규용(崔圭龍) 전 학산·미암농협 전무는?
미암·학산농협서 잔뼈 굵은 서영암농협 산증인
전국 첫 무화과 포장지 개발 등 소득증대 기여
미암면 춘동리 출생(62)으로 낭주중과 목포상고를 졸업한 뒤 동아인재대학에서 전자상거래, 서울사이버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전남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으며 한국인터넷 신학대학 및 대학원 졸업 후 현재 그리스도대학원 2년 재학중인 학구파다. 미암농협 초대 신평균 조합장부터 홍재선 조합장까지, 학산농협 박한철, 오영일, 임윤식, 조재익, 윤주호 조합장 등을 보필하며 조합경영을 배우고 익혀 서영암농협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1977년 전국 최연소 지역농협 책임자로 일하며 풋고추 작목반 신설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도록 기여했고, 삼호농협 전무 재직시 전국 최초의 무화과 포장지 개발로 농민 소득증대에 획기적으로 기여하는 등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농협중앙회 선정 자랑스러운 직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족은 가정·성폭력전문상담사인 부인 신현심씨와 두 자녀를 뒀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