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집행·운영 효율성 '낙제점'

'2014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검사'결과…追更도 유명무실

영암군의 순세계잉여금이 너무 과다할 만큼 계획성이 없는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도비 보조에 따른 군비 미부담액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등 군민 혈세인 예산의 집행과 운영 효율성이 거의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업계획의 변경 등의 사유 발생 때 편성하도록 된 '추가경정예산'제도가 있음에도, 군수나 군의원 등의 민원성 소규모사업 해결을 위한 예산의 추가편성 용도에 치중하느라 과다한 순세계잉여금 해소나 국·도비 보조에 따른 군비 부담 등 추경 본연의 목적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사실은 '2014 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검사' 결과에 따른 것으로, 우선 군의 세입추계예산은 그 정확성부터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결산결과 2014 회계연도 세입예산액 대비 결산액 차이는 무려 580억400만원이나 됐다. 2013 회계연도 537억4천400만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세입예산 대비 결산 차액 발생은 필연적인 일이나, 600억원에 이르는 차액발생은 너무 과다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최근 조선업 불황 등으로 지방세수 감소가 심각하고, 그 결과 굵직한 현안사업을 위한 군비부담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너무 안이한 예산운용이라는 비판도 이어진다.
엄청난 순세계잉여금 발생은 '상습적'이다. 순세계잉여금은 수납된 세입액에서 지출된 세출액을 뺀 세계잉여금에서 이월재원과 보조금 잔액을 제외한 것이다. 1년 동안 쓰고 남은 돈으로, 다음연도의 중요한 재원이다. 이 역시 발생은 불가피하나 과다하면 그만큼 계획성이 없다는 뜻이다. 군의 경우는 '과다' 정도가 아니라 '폭증'했다. 2013 회계연도에 158억5천300만원이던 순세계잉여금이 2014 회계연도에는 299억5천400만원으로 무려 두 배 늘었다.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주요 현안사업들에 대해 전임 군수가 추진한 사업이라는 등의 이유로 중단 또는 백지화한 사례가 많은데다, '퍼주기 식 복지'에 치중하느라 계획성 없이 예산을 운영한 탓으로 보인다.
2014 회계연도 세계잉여금은 무려 861억4천여만원이나 됐으며, 이중 명시이월은 305억3천여만원, 사고이월은 175억3천여만원, 보조금 집행잔액은 46억4천여만원이었다.
과다한 순세계잉여금 발생이 무색하게 국·도비 보조에 따른 군비 미부담액 역시 상습적이라고 해야 할 정도다. 지역발전을 위해 애써 확보한 국·도비에 '매칭'한 군비 미부담액이 무려 130억9천600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1년 동안 쓰고 남은 돈(순세계잉여금)이 300여억원이나 되는데도 정작 군비 부담은 하지 않은 것으로, 이는 추가경정예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군은 연간 2회, 많게는 4회나 추경을 편성한다. 하지만 1회 추경은 주로 연초 '군민과의 대화' 등을 통해 나온 민원성 소규모 사업을 위한 예산 확보용으로 전락해 있다. 2,3회 추경 역시 마찬가지로, 사업의 변경 또는 취소 등으로 불용액 발생이 예상되거나 확정될 경우에 대비한 추경 본래 목적에 따른 편성은 거의 도외시 되고 있다.
영암군의회 김철호 의원은 이에 대해 "2014 회계연도 결산서를 보면 영암군의 예산운용이 계획도 없고 효율성도 없이 운영되는 등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 "순세계잉여금이 전년보다 두 배나 늘어 무려 300억원에 육박하는데 국·도비 보조에 따른 군비 미부담액은 130억원이나 되는 것이 그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민선6기 영암군정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예산운용의 계획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본부터 바로잡는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암군의회는 오는 7월20일 제232회 영암군의회 제1차 정례회 제6차 본회의를 열고 '2014 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을 승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