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재배농가들과 법인 등의 의견수렴을 위해 열린 이날 공청회는 용역을 맡은 목포대 산학협력단의 특구사업계획안 설명에 이어 농가와 법인 대표의 의견제시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군은 무화과산업특구에 대해 민선6기 전동평 군수의 공약사업인 1읍면 1특품 육성사업의 선도사업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삼호읍을 중심으로 한 영암군 전역을 대상으로 추진된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전 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최근 신안, 해남, 강진 등 인근지역으로 무화과 재배가 확대되면서 영암군의 대표 브랜드 상품인 무화과의 위상이 크게 약화된 상태"라고 분석하고, "이번 공청회를 통해 농가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무화과산업특구 지정을 반드시 실현함으로써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하는 신 성장 동력이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목포대 산학협력단은 특구사업계획안에 대한 설명을 통해 2014년 기준 영암지역 무화과 재배는 342ha로, 전남(556ha)의 61.5%, 전국(596ha)의 57.4%를 점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재배품종은 도후인으로 90%를 점유하고 있으며, 봉래시 7%, 바나네 3% 등의 순이었다.
영암지역 무화과 생산량은 3천450톤으로, 이 가운데 공판 및 수매와 택배를 통한 유통이 각각 34%를 점유하고 있고, 백화점·마트 17%, 기타 14% 등의 순이었다.
무화과 생산에 따른 평당 조수입은 노지가 1만9천330원, 하우스가 4만원으로 3천583원인 쌀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산학협력단은 특구사업계획으로 ▲생산기반확충사업으로 무화과생산시설 현대화사업과 농작물 재해보험료 지원, ▲유통혁신사업으로 무화과 저온시설 확충, 무화과 간이집하장 시설 확충, 대표 브랜드 디자인 개발, 영암 브랜드 박스 지원 사업, 무화과 품질 표준화사업, 무화과 유통구조 개선사업, 무화과 테마공원 조성 등을 꼽았다. 또 ▲홍보마케팅사업으로 영암 농·특산물 공동마케팅, 삼호읍사무소 내 무화과 홍보관 조성, 무화과 로컬푸드 직매장 지원, 무화과축제 개최, 무화과 책자 영상물 제작 홍보, ▲연구개발사업으로 무화과 유기재배 기술보급단지 조성, 무화과 연구소 조성 및 연구원 확보, 무화과 식품산업 육성, 무화과 가공상품 특허출원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들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은 132억1천여만원으로 잠정 추산했다. 산학협력단은 주민공청회와 의회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학협력단은 이어 지역특화발전을 위한 규제특례법상 반드시 신청해야 할 규제특례사항으로 도로교통법에 관한 특례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관한 특례, 국유·공유재산 등에 관한 특례, 주세법에 관한 특례, 특허법에 관한 특례 등 7종을 제시하고, 앞으로 의회 의견 청취 및 전남도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 등을 거쳐 무화과산업특구 지정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주민의견수렴에서는 '꽃을 품은 무화과' 브랜드 사용문제, 무화과 유통구조의 통합, 무화과 관련 로컬푸드 확대, 무화과 특구지정 구역, 브랜드 박스 지원 등에 관한 다양한 의견과 건의사항이 쏟아졌다.
한편 산학협력단이 제시한 특구사업계획 가운데 대부분이 그동안 무화과클러스터사업단 등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온 시책들을 '짜깁기' 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자동화온실을 몇 곳 만들고, 저온저장고를 일부 확충하며, 신축될 삼호읍사무소 외벽과 입구 등에 무화과산업특구를 홍보하는 수준의 특구 지정으로는 영암군이 무화과 주산지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그동안 정부와 전남도, 영암군이 무화과클러스터사업단을 중심으로 추진해온 시설 확충과 브랜드 개발, 가공 상품 관련 지적재산권 등의 성과물을 감안할 경우 이들 특구사업계획 대부분이 중복투자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특구지정 신청에 앞서 이들 성과물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관계' 정립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전제로 특구사업계획도 무화과 주산지의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대책들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첫째는, 무화과 생산체계의 차별화 내지 고품질화로, 해마다 반복되는 냉해와 병충해를 극복하기 위한 생산기술개발이 절실해 보인다. 이에 따라 군 농업기술센터에 연구를 위한 재배단지를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무화과연구소'를 만드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유통구조의 개선으로, '나주배'처럼 영암군의 무화과 재배농민들이 전국적인 무화과 유통에 있어 가격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산지공판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셋째는, 고부가가치 상품화로, 무화과를 활용한 가공 상품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넷째는, 6차 산업화로, 축제와 공식 홍보관 건축 뿐 아니라 무화과 시배지 및 재배의 역사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념관 건립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