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여파 지역경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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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불황여파 지역경제 직격탄

현대삼호중공업이 그룹차원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과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는 등 회오리에 휩싸이면서 삼호읍과 목포 하당지역 식당가 등에 심각한 파장이 우려된다.
특히 '2016년 지방소득세 법인세분 신고납부' 결과 세액 감소가 수십억원에 이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선업 불황 여파로 인한 내년도 영암군 재정여건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 삼호읍 지역경제 큰 파장
부동산 시장에 찬물 식당가에도 여파 시작
노조는 희망퇴직 반발 임금인상 요구 대조
현대중공업이 내놓은 구조조정의 방향은 수주급감에 따른 일감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과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비효율 도크 가동을 중단하며,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는 것 등으로 요약된다.
이에 따라 사내 업무연락을 통해 오는 15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접수 사실을 알린 현대삼호중공업은 희망퇴직 목표인원을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지원자가 적으면 권고사직을 통한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회사 분위기는 침울하기까지 하다.
회사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회오리에서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에서 직원들 모두가 착잡한 심경"이라면서 "회사 차원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추진되는 만큼 직원들 모두 움츠러들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직원회식 등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삼호읍에는 벌써부터 그 여파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삼호읍에서는 회사 측이 용당부두 부지매각 방침과 함께 3,4차 현대사원아파트를 사원들에게 분양하는 방식으로 매각할 방침이 전해지면서 한창 달아오른 부동산시장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을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회사 측은 사원아파트 분양가가 6천800여만원 선이어서, 모두 분양을 하면 350억여원의 자금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사원들이 선뜻 분양의사를 보일지 의문이고, 이럴 경우 많은 아파트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는 격이기 때문이다.
또 삼호읍과 영산호 주변, 목포하당지역 등지의 식당가는 벌써부터 각종 모임의 회식이 점점 뜸해지는 등 여파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한편 현대삼호중공업의 구조조정은 노조와의 임단협이 맞물려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올 단체교섭 요구안으로 ▲기본급 15만2천50원 정액 인상과 ▲해고자 복직 ▲전 조합원 단계적 해외연수 실시 등 그룹차원의 구조조정방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단체교섭 요구안을 제시해놓고 있다.

■ 영암군 지방재정 악화
지방소득세 법인세분 올해 사상 최저수준 감소
현대삼호重 '0원'신고…내년 현안 차질 불가피
조선업 불황에 따른 영암군재정에의 영향은 지난 2013년 본예산이 최근 10년 이래 최대 폭으로 감소하면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2012년 본격화된 조선업 불황의 여파로 이듬해 현대삼호중공업의 지방소득세 법인세분 납부가 격감한데다 대불산단에 입주한 조선 관련 협력업체의 휴·폐업 증가가 결정적 요인이었다.
2013년도 본예산은 3천205억원으로 2012년 본예산 대비 4.62%인 155억원이 줄었다. 이는 10년 동안 유일한 예산규모 감소를 기록한 해인 2010년 2.3%(76억원) 감소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은 것이다.
당시 본예산이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된 주된 원인은 현대삼호중공업의 법인 지방소득세가 무려 80억원 가량 감소한 때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의 법인 지방소득세는 2011년 결산 때 167억3천171만3천원, 2012년 결산 때 180억9천431만7천원으로 전체 법인세분 지방소득세의 75.1%와 77.8%를 점유했다. 그러나 2013년9월 말 현재 86억7천614만3천원으로 줄면서 비중이 66.9%로 낮아졌고, 2014년 본예산에서는 40억원 수준으로 2011년과 2012년 결산 대비 4분1 이상 수준까지 감소하면서 비중이 55.3%까지 낮아졌다. 심지어는 지난해 가까스로 18억7천600만원을 신고했으나 올해는 결국 '0원'을 신고하면서 전체 법인세분 지방소득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가 되는 사상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영암군재정의 주된 자주재원인 지방세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법인 지방소득세는 2011회계연도 결산결과 222억7천73만9천원, 2012회계연도 결산결과 232억6천879만2천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2013년 129억7천175만9천원으로 떨어진데 이어 2014회계연도 본 예산의 경우 75억원으로 추락했고, 2015년에는 88억원으로 조금 늘었으나 2016년 64억원으로 다시 추락하게 됐다.
군 관계자는 이번 법인 지방소득세 신고납부 결과를 토대로 조선업 불황에 따른 군 재정여파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에서 당혹해하고 있다. 국·도비 지원에 따라 군이 부담해야할 현안사업이 산적해 있으나 마땅한 재원 확보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세수 측면에서 느끼는 조선업 불황의 여파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에 상당수의 현안사업에 대한 재정부담이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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