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청 씨름단' 창단계획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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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영암군청 씨름단' 창단계획 윤곽

선수·감독 14명 최대 규모 운영예산 15억3천만원 중 연봉 등 인건비가 12억원
전국 18개 지자체 씨름단 운영예산 3억∼13억7천100만원…의회 심의 과정 주목
군, "전남도·씨름협회 각 3억 지원 확정이어 추가지원 전망 군비부담 최소화"
군이 창단을 서두르고 있는 '영암군청 씨름단'은 감독과 선수 등 14명으로 꾸려지며, 창단에 필요한 예산은 모두 15억3천만원으로, 이중 12억원은 감독 및 선수들의 연봉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또 씨름단 창단에 필요한 예산확보방안에 대해 전남도로부터 3억원의 지원금을 받기로 했으며, 통합씨름협회로부터도 국민체육진흥기금 3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며, 군비부담은 9억3천만원이라고 밝혔다.
군은 이 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영암군청 씨름단 창단계획'을 최근 의회에 보고하고, 오는 11월23일 개회하는 영암군의회 제245회 정례회에 '영암군청 씨름단 설치 및 운영 조례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 심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의회는 전남도와 통합씨름협회로부터 받기로 한 지원금이 확실한지 여부를 자체 확인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씨름단을 운영하고 있는 전국 18개 지자체들의 경우 유사한 지원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조례 및 예산을 승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씨름단 창단까지는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
■ 필요성 및 씨름단 규모
군이 밝힌 '영암군청 씨름단 창단계획'에 의하면 씨름단은 내년 1월1일 창단 예정이며, 규모는 종전 현대코끼리씨름단의 선수 및 감독을 그대로 인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김기태 감독과 백두급(150㎏ 이하)의 이슬기 윤정수 정창조 윤성희 선수, 한라급(110㎏ 이하)의 박병훈 이성철 최성환 오창록 선수, 금강급(90㎏ 이하)의 최정만 김명기 이민호 선수, 태백급(80㎏ 이하)의 김현수 박성민 선수 등으로, 모두 14명으로 꾸려진다.
군은 씨름단 창단의 필요성에 대해 "현재 전국 18개 지자체에서 씨름단을 운영하고 있는 등 브랜드 파워 강화를 위해 많은 기업과 지자체가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면서, "영암군청 씨름단 창단을 통해 전국에 방송되는 각종 민속씨름경기에 출전해 판매량 5천억원 규모의 영암군 우수 농·특산물을 홍보함으로써 영암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주민소득증대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군은 또 "지난 4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이 이뤄지고, 지난 10월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예고가 이뤄지는 등 씨름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의지가 확고한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 "수년 동안 전국체전 및 전남체전에서 상위권에 입상한 바 있는 현대코끼리씨름단을 인수함으로써 30년 전통의 명문 씨름단의 명맥을 유지하고 전남 유일의 씨름단 운영을 통해 전통씨름의 계승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소요예산 및 확보계획
영암군청 씨름단 운영에 소요되는 예산은 모두 15억3천만원이라고 군은 밝혔다.
이 가운데 12억원은 감독과 선수들의 연봉 및 계약금이다. 나머지는 훈련장 환경정비, 차량임차료 등 사무관리비 2천800만원, 합숙소 공공요금 및 차량운영비 등 공공운영비 3천300만원, 식비 보험료 퇴직금 등 합숙비와 사회보험료가 1억3천600만원, 전지훈련 및 대회출전 등 훈련비가 1억3천300만원 등이다.
군은 이 같은 씨름단 운영에 필요한 예산확보방안에 대해 전남도가 창단에 필요한 예산 3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통합씨름협회도 창단을 위해 3억원을 지원해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군비부담은 9억3천만원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군은 또 통합씨름협회가 창단 후 2년 동안 2억원씩 추가 지원해주기로 했으며, 국회 교육문광위에도 국비지원 안건이 상정되어 있어 추가 예산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군은 지난 11월7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친 '영암군청 씨름단 설치 및 운영 조례'가 의회를 통과하면 올 연말까지 선수단과의 계약 및 연봉심의를 거쳐 내년 1월 공식 출범시킨다는 계획도 밝혔다.
■ 전국 지자체 씨름단 운영현황
전국적으로 씨름단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18곳이다. 서울시 동작구청, 경기도 안산시청, 수원시청, 용인시 백옥쌀, 광주시청, 양평군청, 인천시 연수구청, 울산시 동구청 돌고래, 부산시 갈매기, 제주도, 세종시, 강원도 영월군청, 경북 구미시청, 의성군 마늘, 경남 창원시청, 충남 태안군청, 충북 증평군 인삼, 전북 정읍시 단풍미인 씨름단 등이다.
이들 씨름단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은 1991년 창단한 경북 의성군 마늘 씨름단과 1992년 창단한 경남 창원시청 씨름단이며, 가장 최근에 창단한 곳은 2016년 출범한 전북 정읍시 단풍미인 씨름단이다.
또 가장 규모가 큰 씨름단은 14명인 충남 태안군청 씨름단이며, 대부분은 7∼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운영예산은 울산시 동구청 돌고래 씨름단이 13억7천1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경기도 수원시청 씨름단이 13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곳은 경기도 광주시청 씨름단으로 3억원이며, 경남 창원시청 씨름단 4억8천만원, 서울 동작구청 씨름단 5억원, 경기도 양평군청 씨름단 7억원, 경기도 용인시 백옥쌀 씨름단 7억5천만원, 충남 태안군청 씨름단 7억9천100만원, 강원도 영월군청 씨름단 8억1천400만원, 인천 연수구청 씨름단 8억2천900만원, 경기도 안산시청 씨름단 8억7천만원, 충북 증평군 인삼 씨름단 9억2천만원, 전북 정읍시 단풍미인 씨름단 9억8천200만원, 경북 의성군 마늘 씨름단 9억9천800만원 등이다.
이를 토대로 비교하면 영암군청 씨름단은 규모면에서 충남 태안군청 씨름단과 맞먹는 최대 규모다. 또 운영예산도 15억3천만원으로 전국 18개 지자체 씨름단 가운데 최고 금액이자 경기도 광주시청 씨름단 운영예산의 5배가 넘는 액수다.
이는 국내 유일의 프로씨름단인 현대코끼리씨름단을 그대로 인수한데 따른 것으로 불가피한 일면이 있기는 하나, 군의 재정형편으로 미뤄볼 때 씨름단의 규모 및 운영예산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향후 전망
군은 '영암군청 씨름단 창단계획'이 이처럼 정해짐에 따라 오는 11월23일 개회하는 영암군의회 제245회 정례회에 '영암군청 씨름단 설치 및 운영 조례안'과 관련 운영예산을 담은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 심의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영암군청 씨름단 창단 여부가 이제 영암군의회에 맡겨진 것이다.
의회 내에서는 8명의 의원들 가운데 2∼3명이 씨름단 창단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찬성 쪽인 의원들 가운데서도 씨름단 창단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짚을 것은 짚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씨름단 창단과 관련해 전남도와 통합씨름협회가 각각 3억원씩 지원하기로 했다는 군의 보고에 대해 사실 여부를 공문으로 확인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의원들은 또 전국 18개 지자체의 씨름단에 대해서도 비슷한 지원 사례가 있는지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경우에 따라서 조례 및 예산심의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부에서 씨름단 창단과 관련해 공청회나 여론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관련 조례를 제정하기로 하고 입법예고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만큼 불필요한 절차라는 것이 군의 판단이다. 따라서 의회가 이를 고집할지도 관심거리다.
대체적으로 의회 안팎에서는 전동평 군수가 강한 의욕을 갖고 있는 만큼 의도대로 씨름단 창단은 결국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군민들 중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아 창단이 이뤄지더라도 연봉협상 등 매년 예산심의를 둘러싸고 논란이 불가피해지는 등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발목을 잡는 현안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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