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한국 바둑의 성지가 될 세계바둑박물관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는 '남도문예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인 세계바둑박물관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용역 중간보고회를 지난 3월3일 전남도청에서 우기종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각 분야별 전문가 등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세계바둑박물관 건립은 지난해 3월 펼쳐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계기로 추진하게 됐다.
전남도와 영암군은 이를 위해 용역을 공동 발주했으며, 법정기관으로 승격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수행하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한국 바둑 역사의 체계적 정립, 바둑 관련 유물 및 자료 수집, 바둑 명인들을 기념하는 명예의 전당, 전시·교육·체험·대회의 융복합 문화공간, 효율적 시설관리·운영 방안 등 바둑박물관의 건립부터 운영까지 전반에 걸쳐 분야별로 전문가의 제안을 듣고 앞으로의 추진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기획단계에서부터 운영조직이 구성돼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박물관이 돼야 한다는 점과, 바둑을 잘 아는 사람보다는 전혀 모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적 가치를 강조하면서 쉽게 접근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도는 보고회에서 도출된 아이디어와 의견들을 면밀히 검토해 용역 내용에 반영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 용역이 완료되는 5월 세계바둑박물관 건립 기본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 건립 기본계획 수립과 함께 재정 타당성 등을 분석해 하반기 문화체육관광부에 박물관 사전 평가를 신청하는 한편 박물관 건립을 위한 사전 행정절차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기종 부지사는 "남도문예 르네상스의 선도사업인 세계바둑박물관이 건립되면 예향 전남의 명성을 다시 찾고 '한국바둑의 성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바둑박물관이 지역의 명소가 되도록 도민들은 물론 누구라도 제안이나 의견을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바둑진흥법안이 하반기에 제정돼 바둑에 대한 공적지원의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되면 박물관 건립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승범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