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도로는 초등학생들이 등하굣길로 활용하던 도로이기도 해 행정처리 미숙과 토지소유주의 무리한 재산권 행사 때문에 어린 학생들까지 불편을 겪고 있다.
군에 따르면 영암읍 교동리 무등파크 건너편 W사 옆 도로가 군 관리계획 상 소로로 지정, 주민들이 수십년동안 이용해왔으나, 지난해 5월 폐지됐다.
군은 이 소로가 장기미집행 군계획시설로, '장기미집행 도시·군계획시설 해제 가이드라인 매뉴얼'상 우선 해제 검토 대상이어서, 의회가 이 소로를 포함해 모두 93개소의 군 계획시설에 대한 조정 또는 폐지 등 '사실상' 해제 권고를 함에 따라 폐지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당시 ‘도시·군관리계획수립지침’을 개정,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됐으나 10년 이상 미집행 된 시설에 대해 지방의회가 해제를 권고하는 경우 도시·군기본계획 변경 없이 해제 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도로는 인근 무등파크 입주민과 교동리 2구 주민 등이 수십년 전부터 사실상 도로로 사용해왔다. 또 군계획시설 폐지 때인 지난해 5월은 물론이고, 현재도 인근 영암초등학교 학생들이 등하굣길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임에도 도로가 폐지되자 토지소유주는 사유지여서 통행을 제한다는 '통행금지' 알림판과 함께 철조망으로 도로를 차단하고 나서, 주민들과 초등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토지소유주는 이 도로를 차단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W사의 자재 등을 적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현재 철조망 옆을 간신히 통과해 통행하고 있는 주민들은 앞으로는 아예 이 도로를 활용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무등파크의 한 입주민은 “아무리 군계획시설에서 폐지됐다고 하나 엄연히 수십년동안 주민들이 사용해온 도로인데 자신의 토지임을 이유로 철조망을 설치해 차단한 것은 몰인정한 처사 아니냐”면서, “토지소유주가 영암읍 문예체육행사추진위원회 등에 몸담고 있는 등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교동리 2구 주민들도 “군이 도로를 폐지하려면 현장을 방문해 조사를 실시했어야 했다”면서, “폐지할 것이 아니라 부지를 매입해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했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민들이 활용하고 있음에도 소로가 폐지된 것은 잘못된 것 같다”면서, “다시 소로로 지정할 수는 없는 상황인 만큼 토지소유주와 협의해 군이 토지를 매입하는 등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5년 말 현재 영암군 관내 군계획시설 1천319개소 가운데 10년 이상 된 장기미집행시설은 45%인 589개소였으며, 이 가운데 93개소는 '장기미집행 도시·군계획시설 해제 가이드라인 매뉴얼'상 우선 해제 검토 대상인 것으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는 도로 등 교통시설이 87개소로 가장 많았고, 기타 교통시설인 주차장이 3개소, 공공문화체육시설 가운데 운동장 1개소와 학교 2개소 등이었다. 읍면별로는 영암읍이 25개소로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영암군의회는 이들 군계획시설에 대한 조정 또는 폐지 등 '사실상' 해제 권고를 했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