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회가 9월∼11월까지 해외연수를 핑계로 잇단 외유 계획을 세웠다가 군민들
의 비난이 거세지자 오는 11월 중국으로의 해외연수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의회는 지난 10월 11일 제261회 임시회를 열고 9일간의 회기로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또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동안은 군정질문답변을 벌였다. 조정기 의장은 이에 앞서 임시회 개회와 함께 의원들과 만나 오는 11월 7일부터 11일까지 중국 황산과 상해 일원을 방문하는 자체 해외연수 일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는 추석 연휴 바로 뒤인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10일 동안 민주평통 통일안보 독일, 체코 연수를 다녀왔다. 여기에는 박영배, 김기천 의원 등 2명을 제외한 의원 6명 모두 참가했다.
민주평통 통일안보 연수에 나서는 의원들의 해외 출장 경비는 1인당 400여만원으로, 이 가운데 50%인 1인당 200만원을 군비로 부담했다.
하지만 이번 민주평통 통일안보 연수는 바로 곧이어 의회 임시회 군정질문답변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민주평통 당연직 자문위원인 영암군의원들의 참여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도 나흘 동안 진행된 군정질문답변에서는 연수에 참여했던 의원들 대부분 치열한 질문답변의 장이 아니라 군정업무를 보고받는 것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등 준비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개원한지 3개월째에 불과해 군정업무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외연수 보다는 의원 본연의 임무에 더 충실했어야 했다는 군민들의 지적이 타당성을 얻는 대목이기도 하다.
의회가 군정질문답변 뒤인 오는 11월 7일부터 11일까지 중국 황산과 상해 일원을 방문하는 자체 해외연수 일정의 경우 사실상 연수를 핑계로 한 외유라는 지적을 받았다. 황산 서해대협곡, 항주 송성가무쇼 관람, 상해 임시정부 청사 및 애원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황산의 둔계 옛 거리 견학, 항주 신농두농모도매시장 견학, 요양원 방문, 상해 금산랑하 농업기지 방문 등의 견학일정도 들어있기는 하나 이들 방문에서 특별한 교훈을 얻을 게 없다는 점에서 관광형 외유계획이었다는 지적이다. 조 의장이 중국 연수계획을 전격 취소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회의 잇단 해외연수에 대해 군민들의 비난이 거세진 또 다른 이유는 의회가 집행부에 대해 ‘각종 행사나 축제,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 등에 과다한 예산 편성 및 집행으로 재정페널티를 받았다’며 유사한 예산을 세울 때마다 질타하면서도, 정작 관례라는 이유로 매년 해외연수 예산을 세우고 아무런 제약 없이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의 매년 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도 변변한 연수보고서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까지 감안하면 매년 연례행사처럼 의원 해외연수 예산을 편성할 것이 아니라 목적을 분명히 해 그 필요성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등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군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연수가 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