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추경예산안은 국·도비 보조 사업에 따른 군비 부담과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및 일자리 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강도 높은 세출구조조정을 통해 편성된 예산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여파로 국세가 크게 줄면서 전국 지자체에 배분되는 지방교부세 감액 조치가 현실화해 영암군의 경우 지방교부세 감액 규모가 98억9천500만원에 이른 상황에서 국·도비 보조 사업에 따른 군비 부담 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려다 보니 세출 예산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상임위 예산심의에서 의원들은 개최하지 못한 축제 예산 일부가 다시 반영되어 있는 현황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묻는 등 불요불급한 예산편성을 점검했다.
하지만 김기천 의원이 지적한대로, 이번 제3회 추경예산이 행사성 경비 등의 과감한 삭감을 통해 ‘코로나19’로 집중적인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대책 수립은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 영암군민속씨름단 관련 예산증액 논란
全 분야 예산삭감 속 씨름단 인건비 2억 넘게 증액
자치행정위원회 예산심의에서는 영암군민속씨름단 운영 관련 예산이 대폭 늘어난 사실을 놓고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기천 의원은 질의를 통해 “영암군민속씨름단은 감독 포함 15명의 선수단으로 구성되어 있고 연봉 총액은 12억8천만원, 평균 연봉은 8천500만원 이상으로, 9천여만원씩의 연봉을 받고 있다. 최고 연봉은 최성환 선수로 2억1천만원에 이르고 최정만 선수는 2억원, 이민호 선수와 김기태 감독은 1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고 소개한 뒤, “지난해 말 2020년 본예산 편성 당시 씨름단 운영과 관련해 5년 비용을 추계해 한해에 15억원이 넘지 않는 범위에서 씨름단 운영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해놓고 제3회 추경에 무려 2억1천여만원을 증액해 15억원이 훨씬 넘게 됐다”고 그 배경을 집중 추궁했다.
김 의원은 “요즘 ‘코로나19’로 스포츠 경기가 제대로 열리지 않다보니 국내는 물론 유럽축구의 경우도 선수들의 연봉 삭감 논의가 나올 정도다”면서, “영암군민속씨름단 역시 대회가 대폭 축소 또는 취소되어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수가 줄었고, 군이 내세우고 있는 영암군 농·특산물에 대한 홍보 역할 역시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보아야 한다. 더구나 제3회 추경예산 편성을 위해 군청 내 거의 모든 실·과·소가 불요불급한 예산을 모두 삭감하는 마당에 영암군민속씨름단 선수들을 위한 예산만 2억원 넘게 증액할 이유가 있느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특히 “지금 지역 내 식당 등 소상공인들을 만나보니 군서면의 어느 식당은 2주 동안 60만원 장사가 고작이었다. 이런 눈물 나는 현실에서 영암군민속씨름단은 도대체 무슨 조직이기에 연봉 삭감은커녕 운영비를 증액해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김 의원의 지적처럼 군은 영암군민속씨름단 운영과 관련해 ▲씨름단 인건비로 당초 10억7천843만원에서 12억8천만원으로 무려 2억157만원 증액 편성했다. 소관 부서인 홍보체육과는 ‘계약기간 변경에 따른 계약금 및 연봉증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계약금 및 연봉증가에 따라 ▲4대 보험료도 당초 9천만원에서 1억5천만원으로 6천만원 증액 편성됐으며, ▲씨름단 퇴직금도 당초 5천729만2천원에서 6천800만원으로 1천70만8천원 증액됐다. ▲씨름단 대회출전비는 당초 7천644만원에서 4천368만원으로 3천276만원 삭감된 반면, ▲삼호어울림문화센터 2021년 사업 추진 확정에 따른 씨름훈련장이전비로 1억원이 추가됐으며, ▲씨름단 운영비도 3천583만3천원이 늘었다.
한편 자치행정위원회 예비심사에서는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씨름단 관련 예산은 모두 원안 통과됐다. 경로당 부식비 지원 예산 10억7천200만원 중 2억2천200만원을 삭감하는 등 7건의 사업비 3억2천200만원을 삭감하는데 그쳤다.
■ 삼호읍 상권 활성화 방안 조사용역 논란
“추경보다 본예산 편성이 타당 영암읍도 포함시켜야”
경제건설위원회 예산심의에서 박찬종 의원은 투자경제과 소관인 ‘삼호읍 상권 활성화 방안 조사용역’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졌다.
박 의원은 “코로나19로 모든 실·과·소에서 예산을 삭감하는 등 어려운 시기임에도 본예산도 아니고 제3회 추경에 5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추진하겠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삼호읍 상권 활성화 방안에 대한 조사용역은 당연히 본예산에 편성해 심의하고 추진해야 할 일이지 세출 예산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국·도비 보조 사업에 따른 군비 부담 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제3회 추경의 취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영미 의원도 동조하고 나섰다. 노 의원은 “삼호읍은 정말 도시같다는 생각이 드는 반면 영암읍은 밤 9시만 넘으면 캄캄해진다. 22개 시·군 (군청소재지) 중 사정이 가장 열악하다. 이런 영암읍을 두고 삼호읍 상권 활성화 방안 조사용역을 추진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이왕 하려거든 같은 읍인 영암읍과 삼호읍 모두에 대해 해야 한다.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 모든 예산을 삭감하는 마당에 새로이 편성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삼호읍 상권 활성화 방안 조사용역’은 삼호읍의 인구 증가 추세에 부합하도록 지역상권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받겠다는 취지의 사업으로 군비 5천만원을 계상해놓았으며, 사업 추진 기간은 10월부터 12월까지다.
투자경제과는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인구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주변 상업기반시설이 답보상태로 소비가 외부로 유출됨에 따라 지역 여건을 고려한 상권 활성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 대책 全無 지적
“최소한 보상 절실함에도 무관심 상황인식 너무 안이”
김기천 의원은 “제3차 추경에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예산편성이 전무한 점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김 의원은 “최근 조사 결과 카드 매출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이 서울이고 그 다음이 전남이다. 전남에서는 순천, 광양, 강진 다음으로 영암이다. 무려 27.67%가 줄었고 전국 평균을 상회한다. 이것이 영암지역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정작 제3회 추경예산 편성에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이어 “소상공인들에게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재원 확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군이 지금 소상공인들이 처한 상황인식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고 거듭 질타하고, “법률에 따라 집합금지 명령 또는 영업 제한을 했으면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집합금지, 영업 제한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에 대해 최소한의 보상을 해줘야 하지 않느냐. 이런 점에서 제3회 추경예산 편성행태는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환경보전과에 대한 예산심의에서 “환경보전과의 예산편성 변경 내역의 태반이 대기관리권역 지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기관리권역 지정은 우리의 미래 세대들을 위해서는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오는 10월 군정 질의 답변 때 대응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해보길 제안한다. 대기관리관역 지정에 따른 후속 조치는 군수부터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집중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당장 환경보전과의 인력으로는 부족하다. 총무과에서 추진하는 조직진단에서 다뤄져야 할 일이다. 전담팀을 만들어 추진해야 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제건설위원회 예비심사에서는 친환경농업과 소관인 ‘무화과 시식회 행사 지원’ 예산 5천만원 전액과 산림해양과 소관인 ‘대봉감 홍보 지원’ 예산 2천만원 중 1천만원 등 모두 6천만원을 삭감하는데 그쳤다.
무화과 시식회 행사 지원 예산은 ‘무화과 축제 지원’ 예산 1억원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축제 취소 결정으로 전액 삭감된 대신 무화과 홍보를 위한 예산으로 편성된 것이다.
의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무화과 수확기가 사실상 1개월 남짓 남은 상태로 시식회 개최 자체가 어렵다”며 전액 삭감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봉감 홍보 지원 예산은 영암 대봉감의 대도시 판촉 활동비로, 이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행사 개최의 어려움을 들어 일부 예산을 삭감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