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천 의원 대기관리권역 지정 관련 5분발언(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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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천 의원 대기관리권역 지정 관련 5분발언(全文)

저는 오늘 영암군 대기관리 권역 지정과 관련한 수많은 논란과 혼선을 지켜보며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도자의 자질과 조직의 능력은 평상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법입니다. 혼란의 시기, 새로운 위기와 도전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참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들이 다 기억하실 것입니다. 불과 2년 전에 온나라가 미세먼지 공포에 치를 떨어야 했습니다. 우리군도 십수억 원 대의 예산을 쏟아 부으며 마을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마스크를 공급하느라 부산을 떨어야 했습니다. 그 후 1년만에 영암군은 인근 목포시 나주시와 함께 대기관리권역으로 지정받기에 이릅니다. 깨끗한 환경 속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요구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이같은 일은 이미 예고된 거나 다름없습니다. 다만 우리 군은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한 대불산단이 존재하는 이유로 조금 빨랐을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군의 대응은 믿기 어려울 만큼 굼뜨고 안일했습니다. 대기 관리권역 지정 제외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지정에 대비한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대기관리권역 지정은 군민의 생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조치들을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관내 등록된 4만5천대에 이르는 자동차에 대한 종합검사 의무입니다. 그 중 특정경유차 6천500대는 폐차해야 합니다. 보일러는 모두 친환경 저녹스보일러로 교체해야 합니다. 대기오염물질 유발 사업장은 배출허용량을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과태료를 물거나 다른 곳에서 배출권을 사와야 합니다. 오염배출 사업장에 최적 방지시설을 설치하고 대기측정망(TMS)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산업건설기계는 DPF(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해야 하고 주유소처럼 유증기를 배출하는 업체도 회수장치를 해야 합니다. 폐비닐 등 영농폐기물의 소각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좀더 강화된 조치가 시행되면 노후 농기계도 운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축산을 통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나 암모니아 같은 악취물질도 감축해야 합니다. 이같은 조치에 자유로울 군민이 도대체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
상황이 이토록 엄중한데 정작 행정은 난맥상 그 자체입니다. 실과별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힘을 모아 지혜를 짜내야 할 판에 서로 내 일이 아니라고 하면 군민의 피해와 안전은 누가 책임집니까? 팔을 걷어부치고 협업하십시오. 칸막이를 치우고 소통하십시오.
대기질 관리권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광역자치단체는 5년 단위 대기질 개선 계획과 실행과제를 세워야 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제안합니다. 환경부와 전남도의 계획만 바라볼 게 아니라 우리군 자체적으로 2024년까지 대기오염물질 30% 감축 목표를 정하고 연도별 실행과제를 마련합시다. 이를 위해서 대기환경 대응팀(혹은 기후변화팀)을 새로 설치하고 현재 국도비 포함 25억 규모에 머물러 있는 관련 예산도 대폭 증액합시다. 앞으로 5년 동안 군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투자에 나섭시다. 이것이야말로 영암군 실정에 맞는 진짜 그린뉴딜 아니겠습니까? 아울러 현대삼호중공업 주변의 환경성 평가를 서둘러야 합니다. 해양 퇴적물과 공단 주변 대기질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를 통해 대기질 평가와 오염원에 대한 분석을 마치고 그에 상응한 방지대책을 갖춰야 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대기 관리권역 지정은 변명의 여지없이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한 대불산단이 원인입니다. 대불산단과 최근 영암읍에 설치한 TMS 측정 결과를 비교해보더라도 확연합니다. 영암읍의 오염물질 배출은 대불산단의 50~60% 선에서 머물러 있습니다. 나주시는 우리군보다 오염물질 농도 기여도가 낮음에도 권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역차별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기업은 응답해야 합니다. 영암군, 영암군 의회와 머리를 맞대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방안을 찾아봅시다. “No cross No crown” 고통 없는 영광이 없듯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기업에 밝은 미래가 있을 수 없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영암 군민 여러분
우리 영암군 의회는 대기 관리권역 지정이 불러온 군민들의 불편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좋은 정책을 제안하고 제도를 정비하겠습니다. 그런데 알고 계십니까? 우리나라가 1인당 탄소배출 증가율 세계 1위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올여름 우리가 생생히 목도한 기록적인 장마와 태풍이 바로 그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절체절명의 기후위기입니다.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동참해 주십시오. 각자의 생활에서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생명이 넘치는 환경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에 나서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0년 9월 17일 제277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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