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전기사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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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전기사업법

지역민엔 '갈등' 조장, 지자체는 '뒤치다꺼리'만 가득

서호면 은적산 풍력발전사업 지역민도 모르게 진행 주민들 "결사반대"

활성산 태양광발전사업 준공검사 놓고 산자부 영암군에 떠넘기기 논란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충을 위한 전원개발사업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신재생에너지법과 전기사업법이 '지역수용성'을 무시하다 보니 지역민들에게는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 또 일선 지자체는 허가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었음에도 준공검사를 떠안아야 하는 등 뒤치다꺼리만 해야 하는 처지여서 개선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영암군, 업계 등에 의하면 3㎿ 이상 대규모 전원개발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허가를 받게 되어 있다. 지자체의 의견 및 주민 의견 수렴 절차도 들어 있으나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규모 태양광, 풍력 등의 발전 사업은 지자체나 지역주민과 전혀 상관없이 추진되고 있다. 형식적이나마 의견수렴 절차가 진행되어야 사업개요를 파악할 수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호면 은적산 풍력발전사업의 경우 H사가 상은적산과 하은적산 일대에 4.3㎿짜리 풍력발전기 15기(64.5㎿ 규모)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토지소유자들을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풍력발전기 1대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토지는 1천500평 가량으로, 임대료는 연간 1천만원(계약기간 20년)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토지소유자들로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이권(利權)이고, 이 때문에 업자들은 브로커까지 동원해 토지소유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통상 토지소유자들은 서울 등 외지 거주자인 경우가 많아 해당 지역에서는 '깜깜이' 상태로 진행되곤 하며,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주민들과 큰 갈등이 빚어지는 원인이 된다.
서호면 은적산 풍력발전사업의 경우도 풍력발전기가 세워질 부지가 종·문중 소유의 토지가 많아 일부 문·종중에서 토지 임대 여부를 놓고 큰 논란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한 종·문중에서는 지역에 거주하는 회원들의 반대로 토지 임대를 해주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전언도 있으나 업체 측이 사업을 포기했다는 얘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군과 서호면의 한 관계자는 "워낙 깜깜이로 진행되다 보니 업체의 실체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지경이고, 개발행위허가에 있어 지자체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조차 없는데 주민들의 항의는 빗발치니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토로했다.
활성산 태양광발전사업은 허가에서 완전히 배제된 영암군이 준공검사를 떠맡아야 하는 지경에 처한 경우다. 관련법에 의하면 재생에너지 가운데 임야지역에 설치되는 태양광발전설비의 경우 공급인증서(REC)를 받기 위해서는 개발행위 준공검사 필증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대명GEC는 발전설비를 이미 완료하고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REC를 받지 못한 상태로 그동안 영암군에 여러 경로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최근 군은 대명GEC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투자경제과를 중심으로 이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태양광발전사업 허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해놓고 준공검사는 지자체가 해야 하는 근거규정이 없는데다, 자칫 사후관리책임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일이어서 고민에 빠졌다.
군은 이에 준공검사를 위한 근거 마련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질의했고, 그 결과 개별법에 의한 준공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회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각 실·과·소별로 업무협조가 이뤄져야 할 일이어서 최종적인 준공검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더구나 활성산 태양광발전사업의 경우 당초 업체 측이 약속했던 지역사회 기여를 위한 사업 추진은 전무한 상태로, 이로 인해 지역민들의 여론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허가도 한 적 없는 사업에 대해 군이 준공검사를 해줄 경우 감당해야할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활성산 태양광발전사업은 사업시행사인 대명GEC가 가동 중인 40㎿ 발전용량(2㎿급 20기)의 영암풍력발전소가 자리한 350만4천705㎡ 부지에 총사업비 1천400억원을 투입해 100㎿급 태양광발전시설을 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8년 9월 착공해 올해 이미 완공해 가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0㎿는 연간 4인 가족 3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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