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는 관련 예산심의 과정에서 주차타워 부지 선정 과정 및 행정절차 이행 필요성 등 마땅히 지적해야 할 문제점을 지적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3억5천만원의 예산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주차타워 건설은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영암발전희망연대 역시 주차타워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부지 부적절성 및 행정절차 미이행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삼호읍 주민들의 성명서'는 의회와 영암발전희망연대 모두 주차타워 건립에 반대한 것으로 규정하며 규탄하고 각성하라고 촉구하는 등 과도한 비난 일색의 성명서를 뿌려 군민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현대삼호2,3,4차아파트 입주자 대표, 민주노총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장, 현대삼호중공업 사내협력사협의회장, 삼호읍사회단체연합, 삼호읍이장단협의회 등의 명의로 된 '영암군 공용주차장 공모사업 추진에 대한 삼호읍 주민들의 성명서'는 지난 8월 30일과 31일 사이 영암지역 곳곳에 뿌려졌다.
성명서는 "영암발전희망연대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지역 차별성 망언으로 삼호읍민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고 분노를 조장하고 있다. 이름부터 바꾸라"면서, "삼호 발전을 시기하고 방해만 계속할 영암발전희망연대를 단호히 배척하고 삼호읍민의 적으로 규정한다"고 적시했다. 또 "(회원들 중)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이 과거 특정 군수 밑에서 황태자처럼 군림했던 못된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이권에 개입해 퇴직공직자로서 볼썽사나운 일을 서슴치않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성명서는 또 "삼호읍 거주인원이 외국인 포함 3만명에 육박하며 1일 유동인구가 4만여명에 이르는데 주민을 위한 공용주차장이 하나도 없다. 특히 한마음회관 인근 아파트단지는 수백대의 차량이 아파트단지 내외에 주차되어 있어 소방차량 등이 접근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공용주차장 공모사업은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수년 전부터 건의해온 숙원사업으로 인근에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으나 부득이 현 후보지로 공모사업을 신청했고 공모사업이 확정되면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조성장소를 인근 1㎞ 이내 지역으로 확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과 의회에 대해서도 "각성하라"고 요구했다. 성명서는 "향후 모든 예산은 상주인구 대비로 형평성 있게 편성해야 하며, 각종 주민복지시설이나 주민편의시설 등도 인구 등을 감안해 균형 있게 조성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노동자 권익을 대변한다는 정의당 군의원은 삼호산단 노동자 가족들이 수년간 건의해 추진되고 있는 공용주차장 조성에 반대하는 이유를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성명서는 특히 ▲영암발전희망연대는 삼호읍을 노골적으로 소외하고 삼호읍민과 군 행정을 분열시키려는 저급한 책동을 멈출 것과 공용주차장 후보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것, ▲군은 삼호읍의 중장기도시계획에 공용주차장 등의 기준을 반영해 주차난 해소에 노력할 것, ▲군은 예산을 상주인구 대비를 감안해 균형 있게 편성하고 인구 1천명 당 예산배정 내역을 공개할 것, ▲각 읍면별 거주인원 대비 주민복지시설에 대한 비교통계표를 작성해 공개하고 균형 있는 계획을 수립할 것, ▲산업단지에서 정년퇴직하는 우수인력이 영암에 정착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삼호읍 주민들의 성명서'에서 주장한 내용 가운데 ▲군이 '현 후보지(북문주차장)에 공모사업을 신청했고, 확정 후 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군은 현재 공모사업을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또 공모사업 확정 후 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예산 추가 소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성명서는 또 '정의당 군의원이 공용주차장 조성에 반대한다'고 지적했으나, 실제 의회 속기록 등을 뒤져보면 김기천 의원은 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공용주차타워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면서 부지의 부적절함과 현대삼호중공업의 부지 기부채납에 따른 조건제시의 불법성, 행정절차 미이행 등을 지적했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호읍 공용주차타워 건설에 따른 실시설계 예산 3억5천만원은 그대로 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확정된 상태이며, 군이 이를 토대로 업무를 정상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성명서는 상주인구 대비 예산 편성 및 주민복지시설 계획 수립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자칫 지난 민선 5기 때 불거졌던 지역갈등을 재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군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미 지역 내에서는 '특정지역에서는 특정후보의 표가 나오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예산 투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망언들이 군청 안팎에서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여서 더 심화할 경우 지역발전에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이 될 수 있다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