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교육청 예산은 따로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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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교육청 예산은 따로 있는데…"

종전 교육과정 운영 지원 외에 학교 환경개선 대거 지원에 교장단 연찬회까지 군비 지원

군, 정리추경에 이어 새해 예산에도 이례적 편성 교육 관련만 총 65억여원…선심성 논란

제4회 추가경정예산(정리추경)에 이어 새해예산안에까지 각급학교 환경개선 지원 예산이 대거 신규 편성됐다. 그동안 지자체의 교육 관련 경비는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지원이었으나 갑자기 시설지원까지 확대된 것이다. 심지어는 각급학교 교장단 연찬회 비용까지 군민 혈세로 지원하고 나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논란이 일고 있는 배경이다.
학교시설 지원은 당연히 교육부와 전남도교육청 예산으로 해결해야 할 사업이라는 지적과 함께, 신규 사업 예산을 대거 편성한 것은 정리추경의 취지와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제기하는 이들은 지나친 '실적·업적 쌓기'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의회는 정리추경에 대한 예산심의 과정에서 소관 상임위원회 예비심사 때는 이들 예산을 전액 삭감해놓고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본심사에서는 돌연 이를 전액 부활시켜, 이번에도 어김없이 무능함을 드러내며 '거수기' 역할을 했다며 군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제287회 의회 제2차 정례회를 개회 중인 의회는 지난 12월 7일 제3차 본회의를 열어 7천194억원 규모의 제4회 추경예산안을 한 푼 삭감 없이 원안가결 했다.
의회는 이에 앞서 2,3일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유나종 의원)와 경제건설위원회(위원장 고천수 의원)를 잇따라 열어 예비심사에 나섰다. 경제건설위는 삭감 없이 원안가결 한 반면 자치행정위는 '이장단협의회 워크숍' 예산 2천만원 전액과 교육 관련 신규 편성예산 등 모두 7억4천900만원을 삭감해 대조를 이뤘다.
삭감된 교육 관련 예산은 ▲영암초교 환경개선 지원 400만원 ▲서창초교 환경개선 지원 3천500만원 ▲낭주고교 환경개선 지원 1억7천900만원 ▲삼호중앙초교 환경개선 지원 4천300만원 ▲구림공고 환경개선 지원 1억600만원 ▲시종초교 환경개선 지원 5천만원 ▲금정초·중교 환경개선 지원 2억7천200만원 ▲신북중 환경개선 지원 2천만원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장단 연찬회 지원 2천만원 등이다.
서창초교 환경개선 지원은 운동장 조도(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정도)를 개선하는 명목으로 태양광 가로등 5개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1억8천여만원이나 책정된 낭주고교 환경개선 지원은 체육관 방송시설 개선과 체력단련기구 확충, 명상산책로 조성 등이 골자다. 삼호중앙초교 환경개선 지원은 방송장비 현대화, 1억600만원이 책정된 구림공고 환경개선 지원은 스탠드 방부목 시설공사, 시종초교 환경개선 지원은 생태체험학습장 및 주민복지시설 확충, 금정초·중교 환경개선 지원은 다목적강당 리모델링, 신북중 환경개선 지원은 외벽공사비 명목이다. 또 상임위에서 삭감되지는 않았지만 1억8천400만원이 계상된 은광학교 환경개선 지원은 용수로 옹벽 보강 명목이다.
특히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장단 연찬회 지원 예산(2천만원)은 군민들의 혈세로 지원해야 할 명분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자치행정위의 전액 삭감은 당연한 조치였다.
의회는 그러나 6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조정기 의원) 본심사에서 이들 예산을 모두 부활시켰고, 7일 본회의를 그대로 통과했다.
교육 관련 예산 신규 편성 기조는 새해예산안에도 그대로다. <영암군민신문>이 8일부터 의회 심의가 시작된 새해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1천만원 이상 신규 편성된 교육 관련 예산은 ▲영암교육협력센터 운영 2천만원 ▲신북초교 환경개선 지원 8천887만3천원 ▲은광학교 환경개선 지원 5천648만원 ▲소림학교 환경개선 지원 7천753만원 ▲16개 학교 운동장 천연잔디 관리지원 6천만원 ▲소규모 학교 급식비 지원 6천만원 ▲고교 기숙사 운영비 지원 7억8천279만원 ▲학산초교 환경개선 지원 5천만원 ▲미암초교 환경개선 지원 2천500만원 등으로 확인됐다.
신북초교 환경개선 지원은 본관동 방송실 리모델링과 어린이 놀이공간 조성 명목이고, 은광학교 환경개선 지원은 행복관의 엘리베이터 설치, 소림학교 환경개선 지원은 기숙사 외벽 보수, 고교 기숙사 운영비 지원은 관내 6개 고교의 기숙사비를 지원하는 명목이다. 학산초교 환경개선 지원은 학교 정원 리모델링, 미암초교 환경개선 지원은 통학로 포장 명목이다.
8일 자치행정위 새해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임문석 총무과장은 "내년 예산의 교육 경비는 자체수입의 7% 내인 45억8천여만원이며, 이에 따라 내년 예산에 반영하기 어려운 학교 환경개선 지원 예산을 불가피하게 정리추경에 확보했고, 새해예산에 반영된 교육 관련 예산은 모두 65억여원이다"고 설명했다.
또 조정기 의원이 "정리추경과 새해예산에 교육보조금이 전례 없이 많이 늘어난 이유가 뭐냐"는 질의에 임 과장은 "지금까지 교육보조금 지원은 교육과정 운영에 주로 이뤄졌으나 최근 학교장들과의 간담회 개최 결과 학교시설 개선 건의가 많아 이를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당연히 교육부와 전남도교육청의 교육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으로 해결해야 할 학교시설 개선에 군비가 대거 편성되고, 심지어 교장단 연찬회비까지 군민 혈세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군청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라는 반응에서부터, "학교 또는 교육지원청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마땅한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장단 연찬회 비용까지 군비로 지원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주류다.
군민들 반응은 더욱 냉소적이다. 군민 A씨는 "마치 선출직 공직자인양 착각하게 할 정도로 나부댄 교육장 덕에 지원하지 않아도 될 군민 혈세를 지원한 것 같아 분노가 치민다"면서 "지역고교 통폐합 등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해야 할 일은 외면하고 무산시키면서 학교 운동기구를 구입해주고 방송장비를 고쳐주며 심지어는 교장들 연찬회 비용까지 지원하는 것은 예산낭비도 유만부동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군민 B씨도 "도대체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해야 하는 교육 관련 사업의 범주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 이 기회에 과도한 퍼주기를 막기 위해 규정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상임위에서는 모두 삭감해놓고 예결위에서는 되살리는 의회의 행태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의회는 제3회 추가경정예산 대비 1.21%(86억114만6천원) 증가한 7천194억5천871만8천원 규모의 2021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2021년도 영암군 세입세출예산을 최종 정리하는 '정리추경'인 제4회 추경예산은 제3회 추경 대비 일반회계는 30.96%(60억8천244만9천원) 증가된 6천409억107만9천원, 공기업특별회계는 2.42%(15억8천719만6천원) 증가한 671억3천316만5천원, 기타특별회계는 8.88%(9억3천150만1천원) 증가한 114억2천447만4천원 등이다.
세입현황을 보면 전반적으로 제3회 추경 대비 0.96%인 60억8천244만9천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가운데 자체재원인 지방세수입은 19억3천737만6천원 늘어 551억468만6천원, 세외수입은 29억3천211만4천원 늘어 163억8천255만8천원이다. 이에 따라 정리추경 기준 영암군의 재정자립도는 11.15%로 제3회 추경 기준 10.49% 대비 0.66% 높아지긴 했으나 열악한 수준 그대로다. 의존세입인 지방교부세는 6천만원 늘어 2천945억3천44만4천원, 조정교부금 등은 14억1천358만9천원 늘어 126억5천730만4천원, 보조금은 2억6천63만원 줄어 2천353억2천833만원 등이다. 보조금 가운데 국비는 72억9천225만8천원이나 줄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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