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는 당초 6천777억9천287만2천원 규모인 추경예산 심의과정에서 군민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기로 된 긴급재난생활비를 배로 늘리기로 하고, 유나종 의원 대표 발의로 집행부에 55억원의 예산 증액을 요구했고, 군수가 이에 동의함에 따라 민선 6,7기 들어 처음으로 수정예산이 편성, 의회를 통과하는 전례가 만들어졌다.
또 제1회 추경 확정에 따라 지급될 긴급재난생활비는 이번이 다섯 차례에 군민 1인당 무려 75만원에 달하고, 긴급재난생활비 지급 예산 증액에 따른 재원으로 '순세계잉여금'을 끌어다 쓰는 전례까지 만들었다. 재정자립도 10%로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 감당(92.14%)도 빠듯한 지자체라는 점에서 임박한 지방선거를 겨냥한 '퍼주기' 논란까지 자초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의회는 또 '2040년 영암군 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 완료에도 불구하고 산업경제, 문화관광, 보건복지, 농림축산 등 4개 분야별 영암군 종합발전계획 세부 실행계획 수립 용역을 위해 각각 5천만원씩 편성한 2억원의 예산을 전액 삭감했으나, 이번 회기가 제8대 의회 마지막이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예산을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통과시켰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관련기사 2,4면>
군이 편성한 6천777억9천287만2천원 규모의 제1회 추경은 올해 본예산 6천273억1천919만3천원 대비 504억7천367만9천원(8.05%) 증가한 것으로, 일반회계는 당초 5천627억1천378만7천원 대비 456억3천354만원(8.11%) 증가한 6천83억4천732만7천원, 기타특별회계는 당초 109억220만3천원 대비 11억9천583만4천원(10.97%) 감소한 97억636만9천원이며, 공기업특별회계는 본예산 537억320만3천원 대비 60억3천597만3천원(11.24%) 증가한 597억3천917만6천원이다.
제1회 추경 편성을 위한 일반회계 세입 증가를 보면 자체세입인 지방세는 5억2천688만9천원, 세외수입은 7억8천604만5천원 각각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지방교부세가 181억7천만원, 보조금이 132억2천60만6천원(국비보조금 78억1천154만4천원, 균특회계 9억8천529만5천원, 기금 4억998만9천원, 도비보조금 40억1천377만8천원), 보전수입 및 내부거래(순세계잉여금 등)는 129억3천만원이 각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제1회 추경 편성에 따른 재정자립도는 10.20%로 본예산 10.79% 대비 0.59%p 낮아졌고, 재정자주도는 64.77%다.
제1회 추경에는 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개최되지 못해 본예산에도 편성되지 못했던 군민의 날 행사와 읍면민의 날 행사, 축제 관련 예산 등이 모두 계상돼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곧 정점에 이르고 위드 코로나 시대 도래와 함께 이들 행사 및 축제도 다시 열리게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추경안 예비심사에 나선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유나종 의원)는 제5차 긴급재난생활비 지급을 위해 계상된 55억원을 배로 늘려 모두 110억원으로 증액할 것을 집행부에 요구했으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노영미 의원) 본심사에서 전동평 군수가 이에 동의함으로써 수정예산이 편성, 의회 본회의에 넘겨져 통과했다.
자치행정위 심의과정에서 김기천 의원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군민들의 고통을 감안할 때 긴급재난지원금 편성에는 동의하나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가 임박해 있다는 점에서 집행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심사숙고할 것을 요구하는 등 고군분투했으나 다른 의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고, 유나종 의원은 한술 더떠 예산 증액안을 대표 발의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제5차 긴급재난생활비는 김 의원을 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주도, 연판장까지 돌려가며 예산을 편성했고, 이에 따라 증액 역시 별다른 논란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또 군은 긴급재난생활비 확대 지급에 따른 예산 증액을 위해 순세계잉여금을 끌어다쓰는 전례를 만들었다. 순세계잉여금은 과다비용 산정을 통한 지출예산 편성과 비계획적인 사업추진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영암군의 경우 해마다 수백억원을 넘는다. 하지만 순세계잉여금은 '쓰고 남은 돈'이니 즉흥적으로 아무렇게나 사용하는 예산이 아니라, 추경 편성 등의 중요 재원인 점에서 사용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치행정위와 경제건설위 심의에서 김기천 의원이 전액 삭감한 영암군 종합발전계획 세부 실행계획 수립 용역 2억원을 놓고서도 예결특위 본심사에서 "의회 마지막 회기이니 전액 살려주자"는 일부 의원들의 선심성 주장이 나오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6월 지방선거 후로 완료를 미뤘어야 했다는 지적을 받은 '2040 영암군 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이 최종보고회까지 개최하는 등 완료되었음에도, 이번에는 세부실행계획을 수립한다며 2억원의 용역비를 편성한 것은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의회만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의회는 2021회계연도 결산검사를 위한 대표 위원에 김기천 의원, 민간위원에 현희준, 고영란씨 등을 선임했다.
또 지방선거 전남도의원 출마를 위해 조정기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함에 따라 공석이 된 의회 운영위원장에 박찬종 의원을 선임했다. 운영위원장 선임은 정의당 소속 김기천 의원과 무소속 박영배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만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