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민속씨름단 존치여부 '공론화'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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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영암군민속씨름단 존치여부 '공론화' 나선다

군, 공론화 전문수행기관 선정 설문조사 및 군민참여단 토론 거쳐 11월 정책결정

'삼호 어울림 문화체육센터 건립'공사도 씨름단 존치여부 결정 때까지 잠정 중단

영암군민속씨름단의 존치여부가 '공론화'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군은 8월 22일 오전 낭산실에서 우승희 군수 주재로 현안업무토론회를 열고 영암군민속씨름단의 존치여부에 대해 전문수행기관을 선정해 공론화에 나서 설문조사 및 군민참여단 토론 등을 거쳐 오는 11월 최종 정책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씨름단의 훈련장이 포함된 '삼호 어울림 문화체육센터 건립'공사도 씨름단 존치여부 결정 때까지 잠정 중단이 불가피해졌다.
영암군민속씨름단의 운영에 대한 공론화 추진은 ▲2017년 현대삼호중공업으로부터 현대코끼리씨름단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군민여론이 배제된 데다, ▲창단 이후 과도한 예산 투입에 따른 운영 성과에 대해 끊임없는 논란이 제기되어 왔고, ▲'프로씨름단'을 그대로 인수하다 보니 학교체육과의 연계 등 지역사회 파급효과나 수용성이 낮아 군민의견을 수렴해 운영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우승희 군수의 영암군수직인수위인 '민선8기 혁신영암준비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백서(白書)를 통해 "영암군민속씨름단은 인수 시기부터 계속된 이견으로 존치 여부와 관련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단원의 등급산정기준이 세부적이지 못하고 포괄적이어서 주관적 평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준이다. 연봉산정기준표도 2016년 말의 것으로 올해의 계약기준이 확인되지 않는다. 향후 주민 여론과 향우 등의 여론을 감안해 존치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객관적 판단을 위해 공론화를 추진해야 하고, 공론화 과정까지 씨름단을 유지하되 운영방법에 대한 방안도 함께 수립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은 이에 따라 이날 실·과·소장과 읍·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현안업무토론회에 ▲영암군민속씨름단 존치여부와 ▲삼호 어울림 문화체육센터 건립공사를 상정, 씨름단 운영에 대한 공론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영암군민속씨름단 운영의 공론화는 전문수행기관을 선정,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군은 이를 위해 최근 사업비 5천만원을 투입, '영암군민속씨름단 운영 공론화 용역'을 공고했으며, 전문수행기관이 선정되면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권고안이 결정될 때까지 운영하게 된다.
군 홍보체육과 방정채 과장은 "공론화의 핵심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공론화의 설계와 관리"라면서, "공론화위원회는 보다 중립적이고 책임성 있게 공론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가 아닌 법률, 조사통계, 소통, 갈등관리 전문가 등으로 구성해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공론화위원회는 ▲공론화 의제 설정(씨름단 운영 찬성 또는 반대, 씨름단 운영 또는 대체 운동부 운영 등), ▲설문조사, 군민참여단 구성, 숙의자료 작성, 종합토론회 개최 등 세부계획 의결, ▲공론화 시행 및 결과 발표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를 통해 1차 표본(설문, 인식)조사, 군민참여단 구성 및 사전 숙의, 군민참여단 종합토론, 최종 권고안 도출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방정채 과장은 "영암군민속씨름단 운영 공론화를 위해 그동안 광주시와 목포시 등의 공론화 사례를 벤치마킹했으며, 이를 통해 공론화 추진계획을 수립, 전문수행기관 선정에 나선 상황"이라면서, "9월 초까지 전문수행기관을 선정해 11월 중순까지 공론화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나서 11월 중순 권고안을 발표해 11월 말 최종 정책결정을 내린다는 일정"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영암군민속씨름단 운영 공론화 방침에 따라 씨름단 훈련장이 포함된 '삼호 어울림 문화체육센터 건립' 공사는 잠정 중단이 불가피해졌다. 씨름단 운영이 '해체'로 결정될 경우 공사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호 어울림 문화체육센터는 영암군민속씨름단의 훈련장을 신축해 쾌적한 훈련장소를 제공,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생활문화센터를 함께 건립해 삼호읍민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려는 취지의 사업이다.
삼호읍 용당리 1924-1번지 옛 삼호서부출장소 부지에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사업비 90억원(국비 37억6천만원, 군비 52억4천만원)을 투입해 연면적 2천672.03㎡, 지하1층 지상3층 규모로, 씨름훈련장, 체력단련실, 관람석, 사무실, 샤워실 등 체육부문시설과 마주침공간, 학습마루공간, 어린이놀이체육실 등 문화부문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총사업비 가운데 체육부문은 74억원(국비 29억6천만원, 군비 44억4천만원), 문화부문은 16억원(국비 8억원, 군비 8억원) 등이다. 따라서 씨름단이 '해체'로 결정되면 삼호 어울림 문화체육센터는 사업 규모가 대폭 축소됨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사업 자체의 전면백지화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군은 지난 2020년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용역, 전남도 지방재정투자심사, 공유재산관리계획 반영 등 행정절차를 완료한데 이어, 2021년에는 공공건축 사전검토 및 심의, 기존 건축물 철거공사 등을 끝내고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까지 착수, 현재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방정채 과장은 "현재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총사업비 가운데 공사비가 당초 78억원에서 98억원으로 증액이 불가피해 사업내용이 변경될 경우 총사업비가 100억원을 초과하게되어 설계 경제성 검토, 전남도 지방재정 투자심사 재심사, 전남도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 등 추가 행정절차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 착공 및 센터 개관 지연이 우려된다"면서, "국비 3억원과 군비 4억원 등의 명시이월예산 미집행으로 예산낭비 및 균특사업의 신뢰성 확보문제도 있다"고 사업 지연에 따른 문제점도 설명했다.
■ 영암군민속씨름단은?
2017년 현대삼호중공업이 운영하던 '현대코끼리씨름단'을 그대로 인수했다. 현재 김기태 감독을 비롯해 모두 1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씨름단 운영에는 올해의 경우 21억9천200만원이 투입되고 있다. 인건비 17억8천600만원, 운동부 등 보상금 2억7천700만원, 사무관리비 3천600만원, 공공운영비 5천400만원, 자산취득비 500만원 등이다.
그동안 38개 대회에 출전해 장사 43회, 전국대회 금메달 2개 단체전 우승 6회 등 총 51회 우승을 거둬 전국 최고 명문팀으로 자리해있다.
■ 삼호 어울림 문화체육센터는?
민선7기 군수 공약사업인 '영암군 민속씨름종합체육센터' 건립과 '어린이 종합문화센터 건립'이 합쳐진 사업이다. 민속씨름종합체육센터 건립이 정부 정책의 흐름을 오판한 결과 국가사업으로 확정되지 못하자 씨름단훈련장을 떼어내 '어린이 종합문화센터 건립'사업과 합쳐 '삼호 어울림 문화체육센터'건립 사업이 만들어졌다. 당초의 '어린이 종합문화센터 건립' 사업은 1층은 도서관과 카페, 2층은 공연장이 들어서도록 돼 있었다.
'삼호 어울림 문화체육센터'에 대해 민선8기 혁신영암준비위원회는 백서를 통해 "씨름단 운영과 관련한 예산 갈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씨름단 훈련장 신축 문제는 인수과정과 운영현황 등이 우선적으로 파악된 후에 대처해야 한다"면서, "씨름훈련장과 생활문화센터 내에 배치될 공간 활용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노후화된 민속씨름단 훈련장 신축을 통해 쾌적한 씨름 훈련장소 제공은 물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도모와 전지훈련 활성화를 위한 홍보의 기능도 추가되어야 한다"면서, "생활문화체육센터 건립을 통해 정주여건 개선 및 인구유입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희망하는 공간 활용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 주민들과 아이들의 정서함양 및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공간배치가 해변방향으로 변경되어야 하며, 명칭 또한 '삼호 어울림 다목적(문화체육)센터'로 변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다른 문제는 없나?
씨름단 활용방안 공론화 주제에 반드시 포함시켜 논의 필요
삼호 어울림문화체육센터 공사 지연 및 주차난 대책 세워야
영암군민속씨름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존치 여부'에 대한 공론화도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엘리트 체육' 위주의 씨름단 운영에 대한 개선방안도 큰 과제라는 지적이다.
물론 존치 여부가 결정된 뒤 논의해야 할 일이기는 하나, 사안의 중요성에 있어서는 오히려 씨름단의 지역사회 파급효과 극대화가 더 긴요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공론화 작업에는 '존치 여부'를 씨름단의 존재 가치 및 활용방안과 관련지어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실 영암군민속씨름단은 그동안 대회 때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방송 노출을 통한 달마지쌀 홍보 등의 효과도 없지는 않았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또 김기태 감독 등이 KBS 2TV 오락프로 등에 출연해 유명세를 타면서 홍보효과를 유발하기도 했지만 한정적이었고, 전동평 전 군수의 경우 축제장 등에서 노래하면서 씨름단을 소위 '어깨'로 활용하기도 해 군민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명문씨름단을 운영해왔으면서도 이를 적극 활용해 지역의 이미지 제고와 농·특산물 판로 확대를 꾀하려는 노력이 미비했던 것이다.
또 엘리트 체육에 한정되면서 학교체육과의 연계를 통한 민속씨름 저변 확대 및 관련 인재육성을 도외시 한 점도 군민들의 씨름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한몫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론화 작업에는 그 개선대책까지 포함시켜 '과연 영암군민속씨름단이 영암군에 꼭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삼호 어울림 문화체육센터의 경우 공사 지연과 공사비 증가에 따른 추가적인 행정절차 이행 필요성 때문에 공사 지연이 장기화할 수 있는 점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삼호 어울림 문화체육센터 인근은 그렇지 않아도 주차난이 심각한 상황임에도 이렇다 할 대책이 세워지지 않은 상황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안업무에 대한 토론을 위해 확대간부회의까지 열었으면 다각도의 접근이 이뤄졌어야 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토론회는 보다 심도있는 논의구조가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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