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한옥건축박람회, 내년부터 영암에서 다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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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한옥건축박람회, 내년부터 영암에서 다시 연다"

군, 한옥 및 한(韓) 스타일 관련 도시 브랜딩 마케팅 전략 수립 위한 연구용역 등 준비 착수

2010∼2017년까지 6회째 영암 개최 이후 올 개최 희망 시·군 부재 내년 개최로 명맥 잇기로

전남도가 개최해온 '대한민국 한옥건축박람회'는 2010년 10월 26일부터 31일까지 '천년의 유혹, 녹색의 감동'이라는 주제로 제1회 박람회가 열려 9만2천여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이후 2017년 4월 6일부터 9일까지 '미래 건강주거 한옥4.0'을 주제로 제6회째까지 열렸다. 2011년과 2014년을 뺀 모든 해에 국화축제 또는 왕인축제와 함께 영암에서 개최되었고, 제6회 박람회 때에는 20만명의 관람객이 찾기도 했다.
그러나 영암군이 이후 박람회 개최를 포기하면서 전남도는 매 홀수년도에 개최하되 개최지는 도내 시·군의 공모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희망하는 시·군 개최로 변경되면서 제7회 박람회는 2019년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나주시, 제8회 박람회는 2022년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강진군에서 개최되는 등 들쭉날쭉하다 관람객 유치 등 흥행에 실패했다. 급기야 올해는 개최지 공모에 나섰으나 희망 시·군이 부재한 상황이다.
■ 영암 개최 왜 중단됐나?
<영암군민신문>은 영암군이 개최해온 대한민국 한옥건축박람회에 대해 2017년 제6회째 박람회가 열리는 동안 매해 5억원이 넘는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한옥 건축 관련 전문인 단체는 물론 대중적인 관심도가 낮아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박람회의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기획과 함께 대표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군서면에 한옥건축박람회장인 '목재문화체험장'까지 건립했으나, 10월 월출산국화축제와 함께 열리던 박람회가 4월 왕인문화축제와 함께 열리는 것으로 개최 일정이 오락가락했는가 하면, 영암군의회까지도 개최효과가 미미하다며 박람회 개최 중단 필요성을 제기함에 따라 박람회가 다시 열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영암군이 박람회 미 개최 사유로 꼽은 이유도 이와 유사하다. 즉, ▲한옥박람회 개최 시기 변경에 따른 문제점과 ▲예산 투입 대비 성과의 미약, ▲관련 업체의 참여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옥박람회는 3회째까지 10월 월출산국화축제와 연계해 가을 정취와 어우러진 한옥의 강점을 부각하는 등 단독 박람회 개최로 시너지효과를 거뒀으나, 4회째부터는 4월 왕인문화축제와 연계해 개최되면서 축제의 부수적 프로그램으로 인식되는 등 관람객은 물론 한옥 건축 관련 전문인 단체의 관심까지 급속도로 상실하게 됐다.
이 와중에 의회는 2017년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투입한 예산에 비해 경제적 효과가 적다며 개최 중단 필요성을 제기했고, 지역적 한계로 인한 접근성 부족에 따른 한옥자재업체 참가 기피와 연계 산업 업체의 참여 저조, 단순 방문객 중심의 관람 등의 문제가 겹치면서 한옥박람회 개최를 통해 얻으려던 목적 달성이 거의 불가능해진 점도 중단에 주요 이유로 작용했다.
■ 내년 한옥박람회 개최준비 어떻게?
내년 한옥박람회 개최를 위한 공모신청서를 전남도에 제출한 군은 1회부터 6회 차까지 영암에서 개최되었던 한옥건축박람회가 단순한 건축박람회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데다, 한옥의 기능적인 측면에 국한된 박람회 개최였던 점을 완전히 탈피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즉, 다시 개최하게 될 박람회는 한옥에 포함된 다기보다 포괄적 개념인 '한(韓) 스타일'까지 확장해 한국의 전통주거생활방식, 문화로서의 한옥, 도시 브랜딩 사업으로서의 한옥건축까지 아우르는 개념으로 개최함으로써 인구 유입 및 소득창출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군은 이를 위해 사업비 5천만원(도비 2천500만원 포함)을 투입해 '한옥건축박람회와 도시브랜딩 전략 연구용역'을 추진,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과 한옥을 결합한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로 도시 브랜딩 개발 전략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 사업비 5천만원(도비 2천500만원 포함)을 들여 한옥건축박람회 발전방향과 영암 도시 브랜딩, 아트디렉터 초청 심포지엄도 개최할 계획이다. 용역 및 심포지엄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한옥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옥박람회의 주요 추진방향을 보면, 한옥의 물리적 보급 활성화에서 탈피해 외국 아티스트 초청 전시회 개최 등을 통해 외국의 전통문화와 교류를 통해 한옥박람회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아트디렉터를 한옥박람회 총괄감독으로 선임하는 등 박람회의 질적 수준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한옥박람회를 일자리 창출 및 산업화로 연결시키지 못한 한계점 극복과 단순한 행사성 박람회에서 탈피하기 위한 전략도 세울 계획이며, 서울에 특화된 전시공간을 마련해 참가자와 관람객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전략도 들어있다.
특히 한옥과 관련된 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 브랜딩 사업도 추진한다. 목재문화 관련 일자리 창출로 소득과 연계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목재에 한정하지 않고 기와, 도자, 도기까지 포함하는 일자리 창출 종합계획을 수립해 청년층의 유입 및 정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도기박물관과 구림 가마 등을 중심으로 한 영암도기의 강점을 살려 한와(韓瓦)와 도자 산업을 육성해나가고, 수제 기와, 수제 도자를 구울 수 있는 장작가마를 만들어 직접 생산하고 연구할 수 있는 조건도 조성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한옥 공공건축물 보급 일환으로 한옥공간 활성화 사업과 한옥 공공건축 디자인 진흥계획을 반영하고, 구림마을을 기반으로 한 체험 및 문화프로그램 운영, 한옥 활성화를 위한 협력네트워크 구축, 구림공고 한옥건축과의 박람회 참여 프로그램 개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새로운 한옥박람회 어떻게 진화하나?
따라서 군이 계획하는 새로운 한옥박람회는 한옥(韓屋) 관련 콘텐츠와 도시 브랜딩을 연결하는 개념이다. 즉, 한옥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한식(韓食), 한복(韓服), 한목(韓木), 한와(韓瓦), 도기, 정원, 담장 등을 아우르는 전통적인 의·식·주와 문화, 생활패턴 등을 포괄하는 한(韓) 스타일이자 한(韓) 문화의 중심으로 본다.
한옥을 연계로 한 다양한 한 스타일 요소를 접목해 대한민국 한옥박람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도시 브랜딩 관련 사업을 발전시켜 한옥의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지역 내 일자리 창출 및 인구유입을 실현한다는 계획이 들어 있다.
한목(韓木)의 경우 영암형 新산업으로서의 목재문화산업으로 육성하고, 한와(韓瓦)는 영암의 시유도기 가마의 역사적 전통성을 연계해 가마, 기와, 도기, 도자, 타일 등을 통해 도시 브랜딩에 나선다. 또 한옥 관련 가구, 조명, 장식품, 한식, 한옥체험, 전통의상, 전통공예 등 한 스타일 브랜드로까지 확장해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영암에 산재한 가마터 발굴조사 용역 등을 통해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해 가마의 기원, 제작과정, 전통기술과 기법 등을 소개함으로써 도시 브랜딩에 나서며, 목재문화체험관을 활용해 한옥과 한목, 한와산업을 연계 발전시키는 방안도 강구한다는 전략이다.
군 도시디자인과 김동식 과장은 "현재 한옥과 관련해서는 국토교통부의 한옥기술개발 R&D사업, 한옥전문인력양성사업,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도시재생 뉴딜사업 건축자산 연계 특화모델,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한옥 브랜드화 사업, 전통한옥 활성화 홍보마케팅,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역 프로그램 지원사업,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 산림청의 목재친화형 목재도시 조성, 국산 목조주택 신축자금 융자지원 등 다양한 시책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를 적극 활용해 단순한 한옥 건축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옥에 담긴 우리의 전통문화를 아우르는 '한옥박람회'를 개최함으로써 영암군의 새로운 도시 브랜딩 마케팅에 나서겠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한편 군의 한옥박람회 재개최와 관련해서는 박람회의 개념 및 취지의 확대 및 개편에도 불구하고, 8회째까지 열렸던 대한민국 한옥건축박람회가 안고 있었던 똑같은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즉, 한 스타일 관련 전문인 단체는 물론 대중적인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기획과 함께 대표 콘텐츠 개발을 어떻게 해내느냐, 박람회 개최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어떻게 극대화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꼼꼼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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