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 내 마한사 서술 확대를 위한 세미나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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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내 마한사 서술 확대를 위한 세미나 주요 내용

馬韓은 '대한민국' 어원이자 한국인 정체성과도 밀접 불구 三韓史 일부 간략 서술

그동안의 학문적 연구성과 교육과정 반영 및 마한사에 대한 관심제고 대책 세워야

마한(馬韓)은 국호(國號)인 ‘대한민국’의 어원일 만큼 한국인의 정체성과도 관련이 있고, 심지어 오늘날 대한민국의 실효 지배 영역 대부분이 마한이 중심이 된 삼한지역일 정도로, '땅'의 역사 측면에서도 한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지만, 역사 교과서 내의 마한은 삼한사의 일부로 너무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이는 중등역사교육에서 고등학교는 근현대사 중심, 중학교는 전근대사 중심으로 학교급별 계열화가 이뤄지는 현행 교육과정의 문제점 때문이며, 따라서 역사 교과서 내 마한사 서술 확대를 위해서는 가야사 서술 확대 사례처럼 마한 유적지에 대한 고고학적 발굴성과의 정리 및 마한사에 대한 관심 배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7월 7일 월출산 氣찬랜드 내 한국트로트가요센터에서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영암 유치를 기념해 열린 ‘역사 교과서 내 마한사 서술 확대를 위한 세미나’에서 제기된 내용들이다.
영암군과 (재)한국자치경제연구원이 주최하고 마한역사문화연구회가 주관해 열린 이날 세미나는 초당대 박해현 교수의 ‘마한사에 대한 새로운 이해’, 전남대 조영광 교수의 ‘역사 교과서의 마한사 서술현황과 문제점’, 차경호 대구 서지고 교사의 ‘새로운 연구성과에 대한 역사 교과서 서술 확충사례 분석과 마한사’라는 주제 발표가 있었다. 또 지건길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김현숙 동북아역사재단 수석연구위원, 서명원 세종장영실고 교사, 최효성 유신고 교사 등이 참여하는 지정 및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박해현 초당대교수는 ‘마한사에 대한 새로운 이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마한은 6세기 중엽까지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강력한 정치체를 형성했다”며 그동안의 고고학적 성과와 기록을 통해 논증했다. 아울러 4세기 후반 마한이 백제의 영역이 됐다는 통설에 입각한 교과서 서술을 비판하고, 기록을 근거로 마한의 역사적 사실과 고고학적 사실을 엮어 마한의 ‘순장’ 풍습을 설명하고 교과서에 서술해야 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특히 간 지속된 마한의 역사와 그 중심인 ‘영산 내해’ 등 그동안의 연구성과에 대해 기존 관념에서 탈피해 교과서에 제대로 서술되어야 하며, 다양한 마한의 사회·문화에 대한 기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영광 전남대 교수는 ‘역사 교과서의 마한사 서술현황과 문제점’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마한의 모태는 진국(辰國 혹은 衆國)"이라면서, "진국은 삼한이 분화되기 이전의 모태임은 후한서 동이전의 한조나 사기 조선전에서도 그 명칭이 확인된다. 진국은 부여와 함께 고조선 다음으로 한국사에 등장하는 유서 깊은 국가이며 마한을 비롯한 삼한의 전신"이라고 '한국사에서의 마한의 의미'를 강조했다.
조 교수는 '진국과 위만 조선의 관계'에 대해 "진국은 위만 조선의 정치 상황을 이용한 이탈 세력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며(三國志 東夷傳 韓條), 한나라와의 직접 통교를 시도하는 등 위만 조선을 견제하며 경쟁하는(한서 동이전) 등 위만 조선 시기 한반도 중남부 지역에 자리해 위만 조선과 경쟁했던, 중국과의 무역을 둘러싼 경제적 알력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고조선과 마한'에 대해 조 교수는 "위만에게 쫓긴 고조선의 준왕(準王)은 남쪽으로 내려와 한(韓)의 왕이 되었다(삼국지 동이전 한조)는 언급에서 보듯 마한을 비롯한 삼한의 형성에는 고조선계 유이민 세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3세기 중국인은 마한의 뿌리를 고조선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하고, "3세기 중반 무렵까지 마한 사람들은 준왕의 제사를 모셨고(삼국지 동이전 한조), 마한사람들은 500년 가까이 고조선 준왕의 기억을 전승하는 등 고조선 유이민과 토착 한인이 융합한(후한서 동이전 한조) 것은 마한과 고조선의 관계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대목으로, 고조선 유이민과 토착 한인의 융항이 자연스럽게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조 교수는 '三國志'에 전해지는 3세 중반의 마한은 "전체 인구 규모가 10만여호(동이전 한조)이며, 당시 부여와 고구려를 합친 인구 규모와 맞먹을 정도(동이전 부여조 및 동이조 고구려조)로 한반도와 만주지역에서 최대의 인구 보유 세력"이라면서, "한반도 중·남부지역의 최적화된 농업생산환경과 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마한은 당시 만주와 한반도 일원에서 생산력이 가장 큰 정치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교수는 "삼국지 동이전 한조의 내용은 대부분 마한에 대한 것임으로 미뤄 마한을 사실상 3세기 중반 무렵 한반도 중남부지역의 중심세력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마한은 국호 대한민국(大韓民國)의 어원일 만큼 한국인의 정체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즉, "대한민국은 삼한, 그 가운데 중심인 마한에서 기원한다. 고대의 '一統三韓' 의식, 근대의 大韓帝國, 현대의 대한민국 모두 韓(삼한, 마한)을 뿌리로 한다. 또 오늘날 대한민국의 실효 지배 영역은 대부분 마한이 중심이 된 삼한지역일 정도로, '땅'의 역사 측면에서도 삼한과 마한은 한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중요한 위치의 마한에 대한 현행 한국사 교과서의 서술현황에 대해 조 교수는 "현행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마한은 삼한사의 일부로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으며, 서술 분량은 이전 교과서와 비교해 매우 축소된 상황"이라면서, "2009 교육과정기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마한사 서술은 각 교과서가 대략 1∼2 페이지 분량으로 삼한사 내용을 서술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고조선 유민의 남하로 삼한이 형성되었고, ▲마한 목지국 수장이 진왕으로 전체 삼한을 통솔했으며, ▲마한, 진한, 변한 연맹체의 규모, ▲마한 생활 모습, ▲마한사회 성격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등 마한을 중심으로 한 삼한사회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고, 대부분 삼국지 한조의 내용을 전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처럼 한국사 교과서에 마한사가 축소된 원인에 대해 "중등역사교육에서 고등학교는 근현대사 중심, 중학교는 전근대사 중심으로 학교급별 계열화가 이뤄지는 현행 교육과정의 문제점 때문이며, 이로 인해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고대사 내용은 이전에 비해 대폭 축소되었고, 마한사 서술 역시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마한사 서술에 대해 정 교수는 "전근대사 중심으로 역사교과서 한국사 파트가 구성되었으면서도 마한사 서술 분량은 1페이지 또는 2분의1 페이지로 마한사 서술 분량은 풍부하지 못하다"면서, "중학교 단계에서 깊은 내용을 다루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또 2009 교육과정기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마한사 서술은 ▲고조선 유민의 남하로 삼한이 형성, ▲마한 목지국 수장이 진왕으로 전체 삼한 통솔, ▲마한, 진한, 변한 연맹체의 규모, ▲마한의 생활 모습, ▲제정분리라는 마한 사회의 성격 등으로,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마한을 중심으로 한 삼한사회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나, 내용 중복으로 인한 학교급 간 계열화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본 해결과제에 대해 ▲한국의 고대사, 더 나아가 전체 한국사에서 마한이 갖는 의미와 상징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현재와 같은 삼국지에 실린 내용의 전달에 불과한 사실 나열 방식의 교과서 서술이 지양되어야 하며, ▲마한 관련 최신 연구성과를 반영하고, 중·고교 학교급 간 계열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백제의 지방제도를 분석해 마한 지역 통치 방식과 시기를 단계별로 제대로 규명해야 하고, ▲진한 지역과 같은 타 지역 사례와 비교 분석해 마한사의 성격과 특징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경호 대구 시지고 교사는 '새로운 연구성과에 대한 역사 교과서 서술 확충 사례 분석과 마한사'라는 주제발표에서 역사 교과서 내용 선정은 첫째는 ▲중요성으로, 역사 교과에 기본이 되는 지식인지,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잘 설명하고 있는지, 인간 활동의 중요한 국면들을 다루고 있는지 등이며, 둘째는 ▲타당성으로, 보편타당한 역사교과 지식인지, 역사 교육 목표를 달성하는데 적합한 내용인지, 셋째는 ▲지속성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지식인지, 넷째는 ▲균형성으로, 적절한 범위와 깊이를 함께 갖춘 내용인지, 지식뿐 아니라 역사적 사고와 태도 함양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인지, 다섯째는 ▲적절성으로, 학습자의 필요나 흥미, 그리고 발달 단계에 적절한지, 여섯째는 적용성으로, 다양한 범위와 목적에 적용될 수 있는지, 현재 사회문제를 설명하고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맞는 내용인지 등이라고 언급했다.
차 교사는 이를 토대로 역사교과서 확충사례들을 설명했다. 특히 "6차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 가야사 서술이 텍스트 분량 및 사진 자료가 2배 이상 늘고, 초기 가야연맹체의 형성과정 및 대가야 중심 후기 가야 연맹 형성에 대해 자세하게 기술하게 되며, 대가야를 '대가야 연맹왕국'으로 규정해 가야연맹체의 국가 발달 단계를 기존에 비해 더 높은 수준으로 인식하는 등 가야사의 능동성과 주체성을 조명하고 있다"면서, "이는 90년대 이후 가야 지역 고고학 발굴의 성과 및 가야사의 관심 증가가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차 교사는 이어 마한사에 대한 역사교과서 서술의 공통점으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 턱없이 부족한 사료, ▲마한을 '백제의 종속변수'로 취급, ▲'여러 나라의 성장' 부분에서 삼한 중 대국, 목지국 중심, 벼농사, 제정분리, 제천행사 등만 거론, ▲4세기 후분 백제 근초고왕에 병합(지도 포함) 등이라고 지적하고, 그 문제점으로 ▲근초고왕 때 마한의 복속 여부는 이병도가 일본서기 신공기 49년조 기사로 추론한 것으로, 고교학계에서는 영산강유역 고분과 토기 등을 근거로 5∼6세기까지 독자적 정치체제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행 교과서는 다양한 마한 연맹국가들의 정체성 서술이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마한사 연구에 대한 편협성 내지는 방향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지정토론에 나선 김현숙 동북아역사재단 수석연구원은 박해현 교수의 주제발표와 관련해 "한국 고대사에서 부여와 마한은 예맥계(濊貊系)와 한계(韓系)의 대표적 존재로서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 형편이 다급해진 백제가 마한 남부연맹과 통합하면서 국호를 남부여라고 했다는 것은 조금 의아스러운 점이 있다. 이것은 통합 후 부여계 정통성을 강조해서 마한계가 반발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부여 중심주의를 강하게 표방했기 때문"이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또 "3세기 중엽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마한 소국 관련 기사를 보면 그 중심이 한반도 중부지역 일대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면서, "문헌사료에 나오는 마한을 모두 영산강 지역과 관련짓는 것이 타당한가도 의문이다. 고고학적으로 볼 때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 주변 일대에 고유의 지역문화와 외래문화가 결합되어 독창적인 성격의 지역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반드시 마한과 관련지을 수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특히 "교과서는 물론이고 학계에서도 고구려 백제 신라 마한 진한 변한에는 주목하지만 실제로 그 안에는 작은 정치세력들이 다수 존재했었는데, 그들의 존재는 부각되지 않고 있다"면서, "어떤 지역에 존재하는 소국이나 연맹왕국이 더 큰 세력에 들어갈 경우 정복에 의해 복속되기도 하지만 지역세력의 주체적인 결단에 따라 병합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사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는 지금 시점과 용어, 서술방향 모두를 지역 자체에 두고 역사변화를 추적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제안했다.
마한사의 역사 교과서 서술 확대에 대해서는 역사교사들 모두 그 가능성과 필요성을 높게 평가했다.
서명원 세종장영실고교 교사는 조영광 교수의 주제발표에 대해 "학생들은 한반도 북부의 고조선과 한반도 남부의 진(辰)과의 관계, 진과 한(韓)의 관계에 대해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향후 교과서 서술시에는 한(韓)의 출발을 고조선 및 진과 관련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마한의 수장을 자처한 목지국과 기타 연맹 소국에 대한 서술이 소략해 삼한의 구조에 대한 이해를 오히려 더 어렵게 하는 경향이 있다. 마한이 54개 소국의 연맹체 국가였던 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목지국의 위치 비정에 대한 대표적 학설을 어느 정도라도 제시하고, 나머지 소국의 위치에 대한 설도 일부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마한 54국의 이름을 제시하고 기존 논문 확인이나 지명 검색 등을 통해 해당 소국의 위치를 찾아보는 탐구활동을 기획하는 것도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서 교사는 또 "삼한에 대한 필수 내용 요소로 지도하는 것이 제정 분리 사회와 관련한 삼한의 사회상임에도 국읍과 별읍의 구조나 위치 등을 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수준으로 제시한 교과서 기술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고고학적 성과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현재까지의 연구성과를 최대한 반영해 치소가 위치한 국읍의 모습과 제사를 담당한 별읍(소도)의 모습을 삽화(상상화)의 형태로 구현하면 학생들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효성 유신고 교사는 차경호 교사의 주제발표에 대해 "2022 개정 역사교과서에 마한사 관련 서술 확대가 가능한가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따라서 마한사에 대한 연구성과만 학계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마한사 서술의 확대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사는 "6차 교육과정 이후 가야사 서술의 확대, 2015 교육과정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2·28 민주운동 관련 서술 확대는 마한사 서술 확대의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예시"라면서, "이들 두 주제에 대한 교과서 서술 분량과 사진 자료가 늘어난 공통된 배경은 학문적 연구성과와 해당 주제에 대한 관심 증가라 할 수 있다. 이런 사례를 볼 때 교과서에 마한사 서술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우선 학문적 연구성과가 교육과정에 반영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교육과정 편성에 참여하는 연구자와 현장 교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마한사를 다룬 인정교과서 편찬, 교사연수(답사)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사는 또 "학교현장에서 교사의 수업에 중요한 요소는 평가"라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시험에서 마한 관련 문항이 출제된다면 마한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고 제안하면서, "최근 10여년간 전국 단위의 시험에서 마한을 단독으로 평가하는 문항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20회(마한의 토실)가 유일하다. 이것은 교과서 서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한사 연구성과의 교육과정 반영과 교과서 서술 확대가 필요하며, 이는 곧 마한 관련 문항 출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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