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국립공원 '하늘아래첫부처길' 내일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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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월출산국립공원 '하늘아래첫부처길' 내일 개통

사업비 19억원 투입, 월출산 氣찬랜드∼대동제∼용암사지 5㎞ 구간

관계기관 협의 등 행정절차이행만 2년 넘게 소요 5년 공사 끝 완료

월출산국립공원의 새 등산로인 '하늘아래첫부처길'이 9월 23일 개통된다.
총사업비 19억원(도비 2억5천만원 군비 16억5천만원)이 투입된 '하늘아래첫부처길'은 월출산 氣찬랜드∼대동제∼용암사지까지 5㎞ 구간이다. 월출산 氣찬랜드∼대동제 구간은 영암군이 개설했으며, 대동제∼용암사지 구간은 국립공원공단이 개설을 맡았다.
월출산을 오르는 옛 큰골길인 '하늘아래첫부처길'은 '명사탐방로'(風水길)라는 이름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왕인박사와 도선국사, 최지몽, 김시습, 정약용 등 명사들이 월출산을 오르던 길이라는 의미에서다.
영암군은 9월 19일까지 공무원 및 군민들을 대상으로 새로 개설된 등산로의 명칭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벌였으며, 이를 토대로 공식 명칭을 '하늘아래첫부처길'로 확정했다. 등산로 공식명칭(대동제∼용암사지 등산로)은 국립공원공단 소관이어서 실효성은 떨어지나 군민들이 큰골길로 부르던 옛 명칭을 시대에 맞게(?) 변경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선호도 조사가 이뤄진 등산로 명칭은 ▲명사탐방로와 ▲천지인애길(하늘과 땅과 인간의 조화로 소원성취하는 도선의 사람사랑(비보사상) 정신을 상징화), ▲도선풍수길, ▲도선바램길, ▲하늘아래첫부처길(국내 최고 높은 곳에 있는 보물인 마애여래좌상이 있어 이곳을 오르면 소원성취할 수 있음을 상징화), ▲마음찻길(마애여래좌상을 오르며 월출산의 기운을 받아 심신이 정화됨을 상징화), ▲꿈바다이룸길(마애여래좌상에 올라 탁 트인 영산강과 영암들을 보면 마음이 열리고 소원성취할 수 있음을 상징화) 등이었다.
■ '하늘아래첫부처길' 개설은?
국립공원 월출산 적극 활용 취지 군민들 즐겨 찾았던 옛 등산로 다시 복원
국내 最高 국보 마애여래상 용암사지 삼층석탑 큰바위얼굴 등 볼거리 풍성
국립공원 월출산에 새 등산로가 개설된 것은 군민들이 즐겨 올랐던 월출산의 옛 탐방로를 재개설해 새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다.
월출산은 뛰어난 경관자원을 토대로 1988년 국립공원(제20호)으로 지정됐으나, 탐방로가 한정된 데다 역사문화유적지와의 접근성도 떨어져 전국 국립공원 가운데 탐방객이 제일 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당연히 지역사회에서는 월출산 국립공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끊이질 않았고, 이에 영암군은 대동제를 거쳐 용암사지에 이르는 현장을 누차 답사하며 탐방로 개설을 위한 로드맵을 완성하고 단계적인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이어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와 새 등산로 조성을 위한 협의에 나서 행정절차를 진행했으며, 2019년 11월 월출산 국립공원 공원계획변경(안)을 환경부에 제출했다. 또 2020년 5월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 환경 분야 민간위원 등이 실시한 월출산국립공원 명사탐방로 입지적정성 현장평가 결과 '적합' 판정을 받은 데 이어 7월에는 탐방로 공원계획이 결정 고시됐다.
영암군은 이에 따라 총연장 5㎞구간 가운데 氣찬랜드~대동제까지 2.4㎞ 구간은 직접 시공하고, 대동제~큰골~용암사지까지 2.6㎞ 구간은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가 시공하기로 하고 2020년 6월 국립공원사무소에 대행사업비까지 교부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사업은 관련 행정절차를 이행하느라 단 한 걸음도 진전되지 못한 채 답보상태를 거듭했다. 영암군이 시행한 구간은 2021년 8월 완료됐으나, 공원사무소가 시행할 구간은 국립공원구역이자 상수원보호구역, 야생동물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등으로 묶여 있어 행정절차를 풀어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또 이들 절차가 끝나 사업이 시작되는가 싶었으나, 이번에는 국유림이어서 산림청과의 대부 및 점용을 위한 절차 이행 문제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결국 2022년 12월에야 국립공원 구간의 탐방로 개설이 시작돼 불과 10개월여 만에 개통식을 갖게 됐다.
새로 개설된 탐방로는 월출산이 '국립공원', 대동제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각각 지정되기 전까지는 군민들은 물론 전국 각지의 탐방객들이 월출산을 찾을 때 애용하던 주된 등산로였다.
등산로를 따라가면 우리나라 국보 가운데 가장 높은 곳(해발 600m)에 자리한 '월출산 마애여래좌상'을 볼 수 있다. 통일신라 시대 후기에 만든 높이 8.6m의 부조상(浮彫像)으로, 거대한 화강암면을 통째로 우묵하게 파서 다듬으며 그 안에 불상을 새겨놓았다. 국보 제144호다.
마애여래좌상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는 월출산 용암사지 삼층석탑(보물 제1293호)이 있다. 지금은 폐허가 된 용암사지가 큰 절이었음을 짐작하게 만든다. 또 등산로를 계속 따라가면 월출산의 제2봉인 구정봉(해발 710m)을 만날 수 있다. '큰바위얼굴'로도 부르는 바위 봉우리이자 영암(靈巖)의 지명이 유래된 곳이기도 하다.
■ 새 탐방로 스토리텔링 나서야
새 탐방로 개설에 따라 월출산 국립공원을 보고 즐길 수 있는 편한 등산로가 만들어졌으나 영암군이 당초 계획한 탐방로 활용계획은 진척이 없어 스토리텔링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암군이 이미 탐방로 개설 전에 '월출산 명사탐방로 조성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해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용역에 담긴 개발구상에 따르면, 氣찬랜드와 氣찬묏길, 대동제를 연결하는 새로운 테마형 탐방로 개설과 함께, 주민역량사업과 연계해 관광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시설 확충에 나서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오랫동안 사람들이 지나지 않았던 길, 잠들어 있던 이야기들이 깨어난다'는 모티브로 스토리텔링 한다는 계획도 들어있다.
아울러 새로 개설된 탐방로가 능선을 따라가는 산성대길 등에 비해 답답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국립공원사무소와 협력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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