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이민정책 추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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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이민정책 추진 방향

유영민 전라남도 이민정책과장
얼마 전 서울시는 민선8기 후반기 조직개편(안)을 통해 이민정책과 국제 교류업무를 총괄할 글로벌도시정책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해당기구가 서울시 외국인 정책과 국제교류‧협력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역균형발전이 지지부진해지는 사이 수도권 지자체의 존립도 불안해진 모양이다. 일련의 흐름을 보면, 지방의 인구소멸은 머지않아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서울의 궤멸로 귀결될 것임이 자명해지고 있다.

지방으로부터 인구수혈을 받는 수도권과 다르게 인구소멸지역이 가장 많은 전남은 2024년 4월 2일 인구 180만 붕괴를 알리는 언론기사를 접하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7로 가장 높은 전라남도지만 서울보다 먼저 올해 1월 광역자치단체로는 최초로 이민․외국인 업무를 총괄하는 이민정책과를 신설하여 체계적인 이민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역 이민‧외국인정책으로 인구감소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는지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업무는 중앙부처마저 부처별로 개별 법령에 근거하여 정책과 사업을 운영하면서 저숙련외국인노동자, 다문화가족, 다문화학생, 외국인주민, 계절근로자 등 정책대상별로 추진‧전달체계가 구축되어 있다. 종합행정을 해야 하는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민정책은 아직 구체화된 사례가 없다. 어쩌면 우리가 모범적인 모델을 만들면 그것이 전 국가적으로 확산될지도 모른다.

지역 이민정책이 체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면한 과제는 인력부족에 따른 지역 산업의 붕괴를 막는 데 집중되어 있다. 농어촌과 지역 주력산업과 연관된 뿌리산업의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당장의 처방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속가능하며 미래 지향적인 전남을 만들기 위해 양적인 이민 확대에 매몰되선 안 되며, 차분히 설계하고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우선 체계적인 이민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지역의 여건과 자원 현황, 지역에서 살아가는 외국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연구용역을 통해 전남 이민‧외국인정책 기본계획 수립, 지역수요 인재 유입 및 정착 방안과 이민정책 통합관리․추진체계를 마련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이민정책 실행력 확보와 유입된 외국인의 안정적인 체류지원 및 관리를 위해 (가칭)「전남 이민‧외국인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하여 지역특화비자-취업 연계 활성화, 지역특화비자 취업박람회, 외국인 통합지원콜센터 운영, 도-시군 이민정책 네트워크 구축 등 다가올 이민사회의 미래를 준비하려고 한다.

전라남도는 농어업, 조선산업, 건설, 식당, 간병, 기타 서비스 등 구인난이 심각한 산업별 업종 중심으로 내국인과 경쟁이 덜한 분야에 외국인 유치가 시급하다.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한 인력양성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외국인 조선인력 분야에서는 영암 대불산단에 위치한 대불산학융합원과 지원-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우수 외국인유학생 유입‧정착을 위해 RISE사업에 포함된 글로벌 인재 허브센터 운영 및 유학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도내 대학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가 지역의 이민정책을 준비하는 사이 정부에서도 출입국‧이민관리청 설립 계획을 구체화하고 국가 이민정책 추진체계를 마련할 것이다.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이민․외국인정책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지자체의 경험과 의견이 적극 반영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법무부가 제4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을 통해 지자체 이민정책 전담부서 설치근거 마련, 외국인정책위원회 지자체 참여 활성화, 중앙-지방 외국인정책 담당자 교류 강화 등을 통해 지자체의 이민정책 참여기반을 조성하겠다고 한 것은 고무적이다.

전라남도는 일하러 온 외국인이 잠시 머물다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정착하여 살 수 있는 이민정책을 지향한다. 이민을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넘어 다인종․다문화사회의 안정적인 건설로 새로운 차원의 성장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들이 전남도민으로 살아가기로 결정하고 그런 그들을 우리가 포용하여 세대를 거듭하다 보면 사회통합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자주 보아야 익숙하고 소통을 해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전남 이민정책의 목표와 방향은 그들이 머물고 싶은 전남이 되어야 하고 동시에 도민이 기꺼이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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