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영암군(군수 우승희)이 대불산단경영자협의회(회장 고창회)와 상생 협약을 맺었다.
협약의 골자는 ▲기관 간 소통강화 ▲정주인구 확대 노력 ▲지역인재 채용 ▲영암사랑상품권 이용 ▲고향사랑기부 활성화 ▲ 지역농산물 구매 등이었다.
□ 군, 일하기 좋은 환경개선
영암군은 대불산단 입주업체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체감하도록 시설 개선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불산단은 조성 당시, 자동차·기계산업 위주의 일반산단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대형선박 블록, 철구조물 등 조선업을 주종으로 하는 기업이 하나둘 산단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며 소위 ‘규제 전봇대’ 문제가 불거졌다. 최대 32m의 선박 구조물 등이 산단도로를 자유롭게 이동해야 하지만, 전선 높이는 8~12m였고, 이를 지탱하는 전봇대가 낮아 물류 흐름을 방해하고, 사고위험도 높았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안팎에서 전봇대를 옮기고 전선을 지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이런 여론을 감안해 영암군은, 지역사회와 함께 2015년까지 80억원을 투입해, 29개 구간 19.35㎞에서 지중화 작업이 진행했다.
이후 산자부의 ‘그린뉴딜 지중화 사업’으로 전선지중화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영암군은, 내년까지 112억원을 투입해 7개 구간 2.59km를 1차 정비 중이다. 2차 사업으로 2026년까지 72억원을 추가 투입해 나머지 13개 구간 1.67km의 정비도 마칠 계획이다.
영암군은 기업체의 다양한 애로사항을 청취해 신속하게 해결해 주고 있다. ‘공장 주변 가로환경 정비’ ‘여름 장마철 침수지역 피해복구’ ‘법인 차량 변경 과태료 징수 제도 개선’ ‘공장 주변 사고 위험지역 반사경 신설’ 등이 그 해결된 사례들이다.
또한 전남서부권건강센터는 2021년 영암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대불산단 기업체 임직원들이 안심하며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어 대불산단복합문화센터는 지난해 10월 운영에 들어가 산단 내 거주 노동자들의 문화와 건강, 취미 생활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센터는 ‘예술작가 전시회’ ‘영화 상영’ ‘노래 교실’ ‘드럼 악기’ 등의 문화예술, ‘필라테스’ ‘테니스’ ‘라인댄스’ 등 건강, ‘생활영어’ ‘베트남어’ ‘한국어’ 등 어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산단, 사회적 공헌으로 화답
기업하기 좋은 산단 분위기에 입주업체들도 사회적 공헌으로 화답하고 있다. 지난해 영암군과 상생 업무협약을 맺은 기업들은 구내식당 영암쌀 구매, 고향사랑기부, 지역농특산품 명절 선물, 상여금·휴가비 영암사랑상품권 지급 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위해 행사 선물로 쌀을 구입하고, 구내식당에서 영암 쌀 사용을 늘리고 있다. 11월 말 현재, 대불산단 기업들은 20kg들이 3,281포의 영암 쌀을 구매했다.
올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는 2,214만원 상당의 지역농특산물도 구입해 나눴다. 고향사랑기부 행렬도 이어져 대불산단 기업체와 유관기관의 영암군 지난해부터 올해 11월까지 기부액은 4,670만원에 달한다. 기업 임직원의 시상금과 상여금 등으로 지급한 대불산단 발 영암사랑상품권 구매액도 8,198만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영암쌀 등 지역농특산품 구입, 영암사랑상품권 유통, 고향사랑기부 등 기업의 사회적 공헌은, 민선 8기 지역순환경제를 축으로 지역경제 혁신에 나선 영암군의 노력에 큰 탄력을 받게 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부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고, 지역 내부의 소비와 투자에 투입되면서 승수효과를 내는 등 지역순환경제 생태계 조성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대불산단 기업과 지역사회가 서로의 접점을 늘리는 기분좋은 동행을 바탕으로 상생으로 나아가는 지역 모델을 안착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승우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