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전자화폐 패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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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전자화폐 패권 전쟁

“사행성 코인과 주권 방어 코인은 전혀 다른 주제”

한국청년위원회 이사 석성민
본 필자는 전라남도의 미래와 직결되며, 동시에 가장 중요한 의제로 확산될 수 있는 불씨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코앞의 문제를 말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탈중앙화 금융(DeFi) 확산은 농협, 수협 등 지역금융기관의 수신·대출 기능을 약화시키며, 이는 지역 내 자금 순환을 막고, 농민·어민의 금융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

전자화폐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일반 코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가격이 자유자재로 변동하는 자산으로, 주로 투자 및 가치 저장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반면,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원화처럼 실물 자산에 연동되어 가격이 고정되도록 설계된 화폐이며, 실물 거래와 금융 시스템 안에서 안정적인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기능하다.

즉, 일반 코인은 투자용, 스테이블 코인은 통화용이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모든 코인은 도박’이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한다면, 우리는 경제 주권을 타국의 전자화폐에 내주는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보다 더 쉽게 표현하자면, 우리나라 돈이 달러나 중국의 위안이 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디지털 금융 패권 경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IMF의 외환보유구성(COFER)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58%가 미국 달러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2위 유로화(20%)의 세 배에 달하는 비중이다.

SWIFT 기준, 국제 무역 결제의 약 88%가 미국 달러로 이루어진다. 원유, 곡물, 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도 모두 달러 기준으로 책정되며, 한국, 일본, 중국 등 주요 수출입국들도 대부분의 무역을 달러를 중개통화로 사용하여 결제하고 있다. 이는 외환보유액이 곧 국가 신뢰도이자 경제 주권의 바로미터임을 보여준다.

또한 BIS 보고서(2022)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의 50% 이상, 외환 거래의 약 90%가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말은 곧, 달러는 사실상의 세계 공용화폐라는 뜻이다.

그런 달러의 본산인 미국이 이제는 ‘전자 달러’, 즉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화폐 질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달러, 원화, 유로 등 법정화폐나 자산에 연동되어 가격이 고정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기존의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일반 코인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는 투자성 자산이라면,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안정성을 기반으로 실물경제 내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설계된 시스템화된 화폐다.

중국 역시 이러한 디지털 화폐 주도권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은 SWIFT에 대응해 CIPS(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라는 독자적 국제결제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결제 네트워크를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로 확장하고 있다. 상하이, 홍콩은 위안화 금융허브로 집중 육성되고 있고, 일대일로(BRI) 국가들과의 통화 스왑도 지속 확대 중이다. 디지털 위안화(CBDC)도 점차 실사용 단계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BRICS 확대까지 가세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에 이어 이란, 이집트, UAE 등도 참여하며, 일부 국가들은 이미 자국 통화로 무역결제를 시작했다. 러시아는 이미 달러 자산의 90% 이상을 처분하고 금과 위안화 중심의 보유 구조로 전환했다.

즉, 미국과 중국은 사실상 전자화폐 기반의 글로벌 통화 패권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코앞의 패권은 '종이화폐'에서 '코드화폐'로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여전히 ‘코인=도박’이라는 인식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대한 기술적 이해 없이, 다단계·투기성 코인들의 부작용만을 보며 전체를 매도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정부와 정치권 또한 “국가가 나서서 코인을 발행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관념적 거부감에 오랜 시간 머뭇거려 왔다. 그러나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미국은 이미 ‘지니어스(Giancarlo) 3대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기틀을 마련하고 속도전을 시작했다. 또한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의 글로벌 확장을 공식화하고 있다.

우리가 방파제를 쳐야 할 시간은 지금이며, 설명할 시간조차 없다.

최근 여야를 가리지 않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에 속도가 붙는 이유는 명확하다.
선점당하기 전에 최소한의 방어선이라도 구축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화폐의 성격은 국민경제의 안보, 국가 주권에 직결되는 문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든, 위안 스테이블코인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우리나라만의 전자화폐 시스템’이 외세에 장악되지 않도록 막아내는 것이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지켜야 할 기본이자 생존의 조건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사행성 코인과 주권 방어 코인 | 전자화폐 패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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