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립다
검색 입력폼
 
특별기고

사람이 그립다

오병길 영암순복음교회 은퇴장로
몇 해 전에 군서농협 총회에서 농협마트 신축 문제가 안건이 되어 대의원들의 투표를 통해서 가부가 결정되었다. 총원 70명 중 찬성이 36표 반대가 24표로 신축하기로 결정이 되었지만 당시 조합장(박현규)은 통과가 됐고, 꼭 신축하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 추이를 보면서 일을 하겠다고 재고의 여지를 남겼다. 날을 직시하는 안목이 있는 것 같다.
무슨 일이든지 사람이 있어야 한다. 농어촌 인구가 해마다 줄고 있다.

70년대에 농어촌 인구가 54%였는데, 지금은 농어촌 인구가 6%까지 떨어져 있다고 한다. 이것이 이 나라의 현실이다. 마을에서도 사람 보기가 쉽지 않다. 사람은 혼자는 못 산다. 그래서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가 보다.

필자는 이삼일에 하루는 버스를 타고 읍내에 나간다. 누가 아는 사람이 버스 안에서 자네는 어디 가는지 물으면 사람 보러 가요 대답하고 서로가 웃는다.

60년대 70년대 만해도 우리 마을 앞 신작로에 영암에 중고등학교를 걸어 다니는 학생들도 많았다. 20리길, 왕복 40리 길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렇게 걸어 다녔다
 
영암 5일 장날이면, 우리 부모님들은 거의 삼삼오오로 낮에도 밤에도 그렇게 걸어 다녔다. 그때에는 자전거도 귀했다. 교통의 발달도 있겠으나 아무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지금은 그런 사람들을 아예 볼 수가 없다.

보리가 누렇게 익으면 바람에 황금물결을 이루며 동네의 나이 비슷한 또래들이 잘 익은 보리를 조금 베어 불에 그을려 양손으로 비벼 호호 불어서 껍질을 불어 없애고 입속에 넣는다.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모른다.

하늘에서는 종달새가 날개를 펴서 한참 동안 그 자리에서 날개를 떨어 재롱을 부리던 그 종달새는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지금은 아예 볼 수가 없어 아쉽다. 사자성어에 적자생존이란 말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이렇게 된 것은 환경이 많이 변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때 그 시절이 먹고 살기가 힘들었어도 시골에 낭만이 있었다.
 
우리 마을은 필자가 기억하기에 30호가 넘었지만. 지금은 불과 10호에 불과하다 빈집으로 방치된 곳이 많다. 이러한 현상은 대한민국 농어촌 마을의 공통된 상황일 것이다.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어 본 지가 까마득하다. 일설에 의하면, 몇 년전에는 군서면에서 초등학교 입학생이 한 명도 없었는데, 금년에는 다행히 4-5명이 된다고 한다.
1960년 당시에 군서면에 3개의 초등학교가 있었다. 당시에는 군서 북교만도 학생 수가 오백명 이상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을 한다.
농어촌에는 독거노인이 많다. 그분들 돌아가시면 폐가로 방치된다. 그런데 보기 드물게 마을에 호수가 늘어나는 마을이 있다. 군서면 호동마을이다.

필자가 글을 쓰기 위하여 일부러 가서 보고 느낀 것이 있었다. 월출산 정기를 받은 한 줄기의 산자락 아래 마을이 조성되었다.

관광 마을로 지정되어 시골 마을답지 않게 마을이 깨끗하다. 사람들의 인품도 다른 마을 사람들과는 남다른 것 같다. 범 바위에 전설이 있다. 가수 하춘화가 불렀던 영암 아리랑 가사 속에 있는 말이다. 지금도 범 발자국에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필자가 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확인은 못 했다. 범 바위까지는 산이 높고, 숲은 우거져 갈 수가 없었다. 때는 바야흐로 가로수에 낙옆이 떨어지고 들판의 벼들이 누렇게 변해 가고 있다. 세상은 거짓말을 하지만, 자연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순서대로 되어간다. 그러나 인간은 올 때는 순서대로 왔지만, 갈 때는 순서가 없다. 그래서 인명은 재천이란 말이 있다.

중국에 진시황제도 불로초를 구할 만큼 늙지 않고 오래 살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사십구 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 넓은 중국 대륙을 천하 통일했던 영웅호걸도 죽음 앞에서는 두 무릎을 꿇었다. 지금까지는 백세 넘기기가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수명이 계속 늘어난다. 성경에 백 세에 죽은 사람을 아이라고 하고 백세가 못 되어서 죽은 사람을 저주받은 자라고 하는 말씀이 있다. 반세기 전만 하여도 환갑을 넘기지 못한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필자의 부친도 환갑을 넘기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60은 청년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백세시대는 오고야 말 것이다. 그 산증인이 바로 지금 살고 있는 우리들이다. 이제는 사람이 그리운 시대가 되어 버렸다. 요즘 남녀가 결혼 조건으로 아기를 갖지 않는 소위, enjoy, 즉, 즐기고 살자는 것이다. 그런 젊은이들이 있다고 한다.

조물주의 섭리를 거역하는 세대, 이러한 풍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심히 우려스럽다. 간혹 마트에 가서 젊은 엄마들이 데리고 온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좋은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시골 마을에서도 아이들이 떠들며 뛰 놀며, 웃음소리가 들리는 그런 날이 속히 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농어촌 인구6% | 사람이 그리운 시대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