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단 ‘엎친데 덮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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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산단 ‘엎친데 덮친격’

입주기업체들 경영난 속 폭발사고까지

원당중공업 작업장 2명 사망 9명 부상
조선업 수주 격감과 선가(船價) 인하 등의 영향으로 대불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체들의 경영상황이 위험수위에 직면한 가운데 산단 내 선박블럭 제조업체에서 가스폭발사고가 발생,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인명피해가 났다.
■ 가스폭발사고
지난 10월31일 오전 8시10분쯤 산단 내 원당중공업 1공장에서 선박블럭작업을 하던 중 가스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베트남인 B(40)씨와 오모(47·여)씨가 숨졌다. 또 심모(47)씨 등 9명은 부상을 입어 목포, 광주 등지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이 중 2명은 중상이다.
영암경찰서는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한 원당중공업과 하청업체인 민주이엔지 관계자를 상대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안전관리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관계자들을 처벌할 방침이다. 경찰은 “근로자들이 선박블럭 용접작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업체 관계자 등의 진술에 따라 블럭 내에 가스 잔여물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또 베트남인 사망자 B씨는 2009년8월 입국했으며 2010년8월부터는 불법체류신분이었다고 밝혔다.
원당중공업은 지난 2005년10월 대불자유무역지역(DFTZ)에 입주한 조선산업 선도기업으로, 대지면적만 6만2천300㎡로 DFTZ 25개 조선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 사고원인 및 반응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는 조선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와 안전 불감증이 가져온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전남서남지역지회는 이날 사고와 관련한 성명서에서 “대형조선소들이 매년 최대치 이익을 만들면서도 조선업 불황을 핑계로 다단계 하도급과 일방적인 하도급비 삭감 등에 나서면서 하청업체가 안전시설과 안전관리보다는 생산위주 경영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회는 또 “올해 대불산단에서 발생한 수차례 산재사망사고 때마다 노동부의 특별산업안전감독 실시와 개선대책을 요구했지만 노력하겠다는 말뿐 현실에서 개선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사전예방에 노력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 경영난 악화일로
대불산단은 그렇지 않아도 경영난이 위험수위에 있어 이번 가스폭발사고는 입주업체들에게 설상가상의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불지사에 따르면 대불산단은 조선업종이 입주기업의 75% 이상을 점유하는 조선전용단지다. 하지만 최근 조선업 수주 감소와 선가 인하에 따라 영남권 조선소의 대불산단 입주업체에 대한 발주량이 80% 이상 감소했다.
관내 유일한 대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의 발주량 역시 감축됐다. 이 때문에 입주업체가 280여곳으로 4년 전보다 40여곳이나 줄었다. 20여곳은 휴·폐업으로 가동이 멈춘 상태이고, 그나마 괜찮은 기업들은 인력을 줄이거나 잔업과 휴일 근무를 폐지한 상태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대부분의 기업체 모두 그야말로 배수의 진을 치고 경영을 하고 있는 판에 폭발사고까지 터져 매우 당혹스럽다”면서 “정부나 전남도가 활성화대책을 적극적으로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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