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와 영암군의 지원으로 추진된 ‘향수 찾아 쪽물들이기’사업은 합성염료에 치우쳐 전통염색의 맥을 잃어버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그 옛날 어머님이 하시던 쪽 염색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이혜숙 원장이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이 원장은 이를 통해 잊혀져가는 우리의 전통염색에 대해 체험전시를 통한 전통색의 복원과 그 기술을 전수함으로써 농한기 마을회관에 취미와 소일거리를 제공해 건전한 여가문화를 조성함은 물론 항균성과 소취성이 우수한 쪽 염색으로 생활환경개선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우선 ‘향수 찾아 쪽물들이기’사업은 ▲오정색 전시와 ▲참여자 중심의 체험활동(오정색 중 청색) 등 두 가지 내용으로 진행됐다.
오정색은 아름다운 색채를 표현하는 ‘오색영롱하다’ 또는 ‘오색찬란하다’는 말에 나오는 ‘오색’을 뜻하는 것으로, 이는 음양오행설에 근거한 적(赤), 청(靑), 황(黃), 백(白), 흑(黑) 등 다섯 가지 기본적인 색을 지칭한다. 이를 바탕으로 파생된 다양한 전통색을 천염염료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이 원장은 “천연염료를 이용한 전통색인 오정색을 전시해 볼거리와 이야기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문화적 사각지대에 있는 시골 어르신들과 전통문화를 공유하고자 했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참여자 중심의 체험활동은 오정색 가운데 청색, 즉 쪽 염색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원장은 “쪽 염색의 역사와 유래, 쪽 염료가 갖고 있는 기능성을 이해하고 집안에서 간편하게 염색할 수 있는 기술을 전달함으로써 잊혀져가는 전통 색과 옛 선조들의 훌륭한 염색기술을 공유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히 ‘향수 찾아 쪽물들이기’사업을 통해 “식물염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 참여자 중심의 체험을 통한 자긍심 고취, 천연염색이 갖는 우수성을 통한 생활환경개선 등을 꾀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취지 아래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향수 찾아 쪽물들이기’는 각 읍면 마을회관 및 예담은규방문화원 등에서 모두 15회에 걸쳐 실시됐다. 덕진지역아동센터 어린이와 삼호소림학교 장애우들을 초청해 열리기도 했으며 군서면 죽정마을 등 모두 35개 마을의 주민 등 총 1천210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연히 성과도 크고 호응도 좋았다. 쪽물치기, 무명적삼, 쪽 치마, 무명 쪽 이불 등 다양한 언어의 표출을 통해 그 옛날 할머니와 어머니로 이어졌던 쪽 염색의 기억이 되살려졌는가 하면 쪽 염색에 대해 잘 몰랐던 어르신들에게는 “내가 이런 것도 다해본다”는 문화예술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가 됐다.
이 원장은 “영암군의 전폭적인 지원 덕택에 추진된 ‘향수 찾아 쪽물들이기’사업을 통해 전통문화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층에게 문화예술체험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는 효과와 함께 옛 추억을 더듬어 노인들이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고취하는 성과까지 거둔 것 같다”면서 “이밖에 마을공동체의 전통문화 재현을 통해 세대 간 소통의 통로를 만들고 친환경적인 천연염색으로 생활환경개선에 대한 의식전환도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향수 찾아 쪽물들이기’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바라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죽정마을 한 주민은 “처음에는 무슨 취지인지 몰라 그냥 잡상인이려니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직접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도 “사업을 추진해보니 마을별 쪽 염료 재배와 염색법 전수를 통해 마을 공동의 염색장에서 생활에 필요한 염색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주민들의 건의가 많았다”면서 “영암군의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예담은규방문화원은?
전통문화 계승발전 문화기업이자 예비 사회적 기업
자연친화적 천연염색과 규방문화 사업을 확대해 사회적 일자리 창출은 물론 체험프로그램 개발과 친환경 용품의 생활화를 권장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문화기업이자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천연염색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상품화 할 수 있는 기술력까지 갖춰 전국 각지에서 가족단위 방문객, 학생과 일반인, 천연염색동호인 등의 체험학습이 잇따르는 등 영암을 대외에 알리는 ‘영암관광홍보대사’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체험교육, 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 뿐만아니라, 천연염색제품 생산 판매, 염료 생산과 염료 약초도 직접재배하고 있다.
예담은규방문화원이 판매하는 모든 제품 및 원단은 100% 순수 천연염색이며, 의류 및 소품은 100% 핸드메이드 공정을 거쳐 완성된 정성이 깃든 제품이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염료를 직접 기르고 재배해 염색하며 정확하고 과학적인 전통염색법으로 다른 어떤 곳의 천연염색보다 견뢰도와 색감이 매우 좋다. 물 빠짐이 거의 없고 그 효과가 뛰어난 믿음 가는 전통 천연염색으로도 알려져 있다.
생산제품은 천연염색 의류를 포함한 남녀 계량한복 및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실내복과 앞치마, 천연염색 실크 스카프, 울 머플러, 숄, 실크넥타이, 다포, 다기세트, 신생아용품, 아동복, 손자수, 규방공예품, 남녀 속옷과 양말, 침구류, 예단이불, 케텐 등 다양하다. 이들 제품은 이미 그 품질을 인정받아 전국에서 대량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이혜숙 원장은 천연염색과 규방공예 전문가로 영암지역에서 천연염색과 규방문화의 선구자적 위치를 지켜오고 있다. 한국천연염색협회 작가로 활동 중이며, 광주·전남 한복디자이너협회 부회장, 부산신라대학교 전통염색연구소 회인회 부회장·객원연구원, 동신대학교 천연염색 초대강사, 호남대학교 염색교육원 원장, 천연비누 만들기 강사 등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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