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대엔 초등교원양성발전기금 1억원 기탁
영암군 홍보대사인 동강 하정웅(74·사진) 선생의 메세나 정신을 함께 나누는 두 작품전이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에서 개막됐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지난 3월20일 컬렉터 하정웅의 ‘나눔의 미학’전과 하정웅 기증 작품전인 ‘디아스포라(Diaspora) 손아유의 추상세계’전을 개막했다.
오는 4월28일까지 계속되는 컬렉터 하정웅 ‘나눔의 미학’전은 위대한 컬렉터로서 미술을 통한 나눔과 성찰의 삶을 살아온 하정웅의 인생과 철학, 끝없는 조국사랑에 대한 염원을 담은 자료들이 소개되고 있다.
‘디아스포라(Diaspora) 손아유의 추상세계’전은 하정웅 선생이 기증한 손아유의 명작 500여점을 선보인다. 한국과 일본, 그 중간적 존재로 살아온 손아유가 화려한 색점과 춤추듯 자유로운 선으로 자신의 존재를 예술혼으로 승화한 눈부신 추상세계를 엿볼 수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의 이번 작품전은 하정웅 선생이 지난 2011과 2012년 포항이 고향인 재일교포 2세 서양화가 손아유의 작품 1천680점을 기증함에 따라 이뤄진 첫 소장 작품전이다.
하정웅 선생에 따르면 손아유는 어려운 환경과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고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친 유망한 작가였다. 귀화를 거부한 아버지의 혼을 이으며 52세의 나이로 작고한 손아유는 일본 열도에서 독창적이고 열정적인 창작활동으로 점과 선과 색의 세계를 일군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손아유는 평소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작품이 아버지의 고향인 포항에 수장되기를 하정웅 선생에게 얘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이런 바람이 지난 20일 개막한 ‘디아스포라 손아유 특별전’과 컬렉터 하정웅 ‘나눔의 미학전’으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하정웅 선생의 작품 기증을 이끌어냄으로써 손아유의 바람을 현실로 만든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한일 간 구슬픈 민족사의 소용돌이에서 재일한국인으로 살아온 하정웅과 손아유에게 미술작품은 조국이자 자화상이었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작품전과는 별도로 지난 3월21일에는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컬렉터 하정웅과 손아유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도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하정웅 선생이 참여해 손아유와의 인연에 대해 설명했고, 나카이 야스유키의 ‘손아유 화론연구’, 사쿠라이 카즈코의 ‘손야유의 삶’, 김복기의 ‘하정웅 인물론’, 김희랑의 ‘하정웅 컬렉션에 대한 연구’ 등의 발표도 이어졌다.
영암군립 하(河)미술관은 이번 포항시립미술관의 작품전과 관련해 하정웅 컬렉션 기증기관과의 교류차원에서 작품을 대여했으며, 앞으로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 하정웅 컬렉션 네트워크를 통한 순회전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하정웅 선생은 지난 3월18일 河미술관 게스트하우스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남달리 생각해온 초등교육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광주교육대학에 초등교원 양성 발전기금으로 1억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광주교육대학교는 하정웅 선생의 메세나 정신을 기려 교내에 ‘하정웅홀’을 건립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정웅 선생은 또 “그동안 작품기증사실이 매스컴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우리 영암의 河미술관에 미술품과 도자기 등 예술품을 기증하겠다는 예술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 “미술관 구석구석에 진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고, 한 점 한 점 모두 의미가 깃든 작품들을 채워 세계 최고 문화예술의 성당(聖堂)으로 만들고 싶다”고 河미술관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河미술관은 왕인문화축제 개막일인 오는 4월5일부터 6월30일까지 동강 하정웅 컬렉션 특별전 ‘손아유·헨리밀러’ 전과 특별기획 4대도시 순회전 ‘재일작가 고삼권 一道’전을 개최한다. 개막식이 열리는 5일에는 河미술관에 대한 작품기증식과 하정웅 명예도로 선포식도 함께 열린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