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의원, 약속이행 거듭 촉구…출마자들 향배에 촉각
막 오른 6·4 지방선거전이 한바탕 소용돌이치고 있다. 결론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존폐여부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이 ‘무(無)공천’ 방침을 천명하면서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브랜드’로 지방선거에 나서려던 출마자들은 당혹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민주당 소속 출마자들은 사실상 공천제 유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발표를 계속 미루는 당 지도부의 입만 쳐다보는 형국이다. 특히 영암지역 출마자들은 공천제 유지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고민이 끝나지 않는다. 지역위원장인 황주홍 국회의원이 다름 아닌 공천제 폐지론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지난 2월24일 6·4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가 지난 대선 때 여야 대선후보의 공약이었음을 상기하며 “정치의 근본인 ‘약속과 신뢰’를 지키기 위해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안 위원장의 선택을 대선공약을 저버린 새누리당과 정당공천 쪽으로 기울고 있는 민주당과의 차별화 시도로 본다. 또 창당의 과정에 있어 기초선거 후보영입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국민과 약속을 지켰다’는 정치적 명분을 쌓음으로써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겠다는 계산도 깔렸다는 관측도 있다.
어쨌든 새정치연합이 ‘무 공천’ 방침을 밝히면서 전남·광주지역 해당 출마자들은 대체적으로 혼란스럽고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공천을 하지 않더라도 지지 세력을 끌어안고 가기 위한 전략이 중앙당 차원에서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특정 무소속 후보에 대해 직·간접적 지원에 나설 경우 사실상 특정 후보를 공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는 결국 무 공천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점에서 중앙당 결정도 결코 쉽지 않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영암지역에서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군수출마를 검토해온 김재원 후보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무 공천 방침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무소속 상태인 김 후보로서는 무 공천 상태에서 어떻게 새정치연합과의 관계를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이를 득표로 연결 짓느냐에 대해서는 고민이 커 보인다.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군의원 출마를 검토해온 몇몇 후보들은 고민이 더욱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뜩이나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릴 방법을 다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그동안 새정치연합에 뜻을 둔 것으로 알려졌던 전동평 후보는 “현재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이 영암군수 공천을 한다면 참여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다만 전 후보는 “민주당이 정당공천을 하겠다는 방침을 정한바가 없는 줄 안다. 또한 민주당 지역위원장인 황주홍 국회의원은 정당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한바 있다”고 강조해 여운을 남겼다.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민주당 소속 군의원 후보자들은 그야말로 당 지도부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내 분위기가 사실상 현실론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지면서도 정작 김한길 대표의 최종발표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서다.
지역위원회 한 관계자는 “민주당 소속으로 군의원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후보자들 가운데 태반은 공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새정치연합이 무 공천 방침을 정했고, 그나마 영암지역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지지를 받아 군의원에 출마하겠다는 후보자들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 공천이야말로 당락의 최대변수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공천 유지 결정을 내려도 영암지역 출마자들의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지역위원장인 황주홍 국회의원이 누차 무 공천 방침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 의원은 2월25일자 ‘초선일지’<관련기사 11면>를 통해 공천폐지는 “대선 때 국민 앞에 약속했던 일이고, 민주당이 전(全)당원투표를 통해 당론으로 최종 결정했던 일”이라며 약속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군의원 출마를 위해 뛰고 있는 한 후보는 “민주당이 항간의 예상대로 공천 유지 결정을 내릴 경우라도 영암지역에서는 쉽게 결론이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솔직히 답답하고 고민스럽다”면서 “출마자들 입장에서는 당 지도부든 황 의원이든 조속히 결론을 내려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