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인박사유적지의 국가사적지 승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 군과 (사)왕인박사현창협회(회장 전석홍)의 대책 마련이 절실해졌다.
특히 왕인박사유적지를 국가사적지로 승격하는 문제는 왕인문화축제의 격을 한 차원 끌어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뿐 아니라 韓日 양국의 역사교과서에서조차 제외되어가는 추세에 있는 왕인박사에 대한 국가적 인지도 제고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여 체계적인 승격 노력이 긴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왕인문화축제의 대표프로그램인 군민창작거리극 ‘왕인박사 일본 가오!’는 읍면 참가자의 의상배부 매뉴얼 정비와 함께 퍼레이드 방식을 점점 참가자를 늘려가는 방안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개선안도 제시됐다.
군과 영암군향토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김한남 영암문화원장)은 지난 4월24일 군청 부군수실에서 ‘2014 왕인문화축제 개최결과보고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각 실·과·소별 다양한 개선안과 문제점 등을 수렴했다.
■ 왕인박사유적지 국가사적지
승격 추진
이날 개최결과보고회에서 제시된 의견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왕인박사유적지에 대한 국가사적지로의 승격 추진인 것 같다.
현재 왕인박사유적지는 전라남도 기념물 제20호(1976년9월30일)로 지정되어 있다.
문화유적관리사업소(소장 임용기)는 왕인박사유적지를 국가사적지로 승격하면 왕인박사에 대한 韓日 간 국가적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고, 매년 축제 때 개최되는 왕인박사 학술강연회도 국가사무로 추진할 수 있다고 그 타당성을 강조했다.
현재 왕인박사 학술강연회는 현창협회가 군으로부터 소규모 보조금(2014년의 경우 700만원)을 받아 개최하다보니 왕인박사에 대한 위상 정립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 축제 때 개최된 학술강연회 주제발표논문들에 의하면 왕인박사에 대한 그동안의 학술적 연구 성과에도 불구하고 2014년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3종은 왕인박사의 도일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등학교 사회과목의 경우 역사적 사실이 잘못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도 최근 발행된 초등 교과서에는 관련 기술이 없고, 본문에서 다뤄지지 않고 각주에서 짧게 설명되는 등 소략(疏略)해가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백제시대 일본에 천자문과 논어를 전해 문화의 씨앗을 뿌린 왕인박사가 韓日 양국 모두 자라나는 세대들에 대한 교육을 위한 교과서에서조차도 소홀히 취급되고 있는 현실이다.
(사)왕인박사현창협회 전석홍 회장은 “왕인박사가 한국과 일본의 역사교과서와 일반 역사서에 처음 등장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며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왕인박사를 높이 숭앙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의 역사교과서에서 왕인박사가 제외되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왕인박사가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 회장은 또 “왕인박사는 독도 못지않게 일본인의 도덕과 양심을 일깨울 수 있는 역사주제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왕인박사유적지를 국가사적지로 승격하면 왕인박사 학술강연회가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됨으로써 국내외 저명한 교수나 권위 있는 연구기관의 참여도 이뤄질 수 있어 왕인박사에 대한 제 위상 찾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그만큼 왕인문화축제의 눈높이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군민창작거리극
‘왕인박사 일본 가오!’ 보완
군민창작거리극 ‘왕인박사 일본 가오!’는 왕인문화축제의 대표프로그램으로 그동안 해를 거듭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오고 있다. 올 축제에서는 군민, 풍물패, 삼호강강술래, 밴드공연팀, 연행팀 등 500여명이 참여해 전체 축제장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만개한 벚꽃과 상대포역사공원의 수려한 경치 등과 어우러져 한층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감사실(실장 김재봉)은 올 축제에서 펼쳐진 퍼레이드에 대해 읍면 참가자의 의상배부 매뉴얼 정비와 퍼레이드 참여방식 개선 등 보완점을 제시했다.
읍면 참가자의 의상배부와 관련해서는 사전에 제출된 남녀 구성 비율이 무시되고 현장에서 인원이 채워지다 보니 의상배부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따라 읍면별로 남녀 의상을 미리 배부하고 참가자에 유동성이 있더라도 남녀성비에 맞춰 참여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퍼레이드 참여방식과 관련해서는 현행 500명이 출발장소에서부터 끝까지 행렬을 유지하는 방식에서 행렬시작 때는 50명으로 출발해 점진적으로 행렬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연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왕인박사 일본 가오!’와 ‘왕인따라 달빛걷기’, ‘구림 꽃길 힐링 걷기대회’ 등 세 가지 행사의 코스가 동일해 중복참가자들에게 지루함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코스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읍면별 특화된 대표음식 개발
氣찬 음식거리의 읍면별 음식판매코너에 지역별로 특화된 대표음식 개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여러 실·과·소에서 나왔다.
총무과(과장 문점영)는 읍면 부스별로 메뉴를 단순화해야 하고, 읍면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치발전과(과장 이영안)도 올 축제가 만개한 벚꽃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어우러져 그 어느 때보다도 볼거리와 체험행사가 우수했으나 먹거리에 있어서는 지역특색을 살린 음식이나 다양한 메뉴가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정보문화센터(소장 이정훈)는 氣찬 음식거리에 ‘氣의 고장 영암’의 특화음식을 개발, 타 지방에서 온 관광객들이 영암의 별미음식으로 추천할 수 있도록 포장 판매까지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프로그램별 개선사항
폐막행사인 ‘월출산 氣찬 비나리’는 4일 동안의 축제를 마무리하는 행사이지만 군민들의 참여도가 적어 사전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폐막 퍼포먼스 공연이 너무 길어 행사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올해 첫 시도한 천인천자문 낭송은 더욱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왕인 관련 프로그램만으로는 진행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氣문화콘텐츠 등 다른 부문과의 결합을 계속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밖에 귀농귀촌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위한 부스운영 필요성도 제시됐으며, 비단잉어방류행사의 경우 호응도가 낮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