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여성백일장 우수상 수상
보리가 익어가는
음력 4월27일은 내가 태어난 날
그 날은 하루 휴가를 내고 친정어머니한테 간다
아무런 기별 없이 찾아가도
어머니는
새로 밥을 짓고 미역국을 끓여 놓으셨다
어머니랑 둘이서 밥을 먹고
말주변 없기로는 꼭 닮은 우리 모녀는
방바닥에 누워 낮잠을 늘어지게 잔다
엄마 이 다음에 태어나도
꼬오옥 내 엄마 해 주세요
그 라 제
어머니 그 때에는
입덧 하면서 그렇게 먹고 싶었다던
시뻘건 핀엿도 마음껏 사서 드시고
삼칠일이 훨씬 지나도록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아도 되는
그런 딸을 낳으실 겁니다
겨우 한 이레 지나서
낫 들고 보리논에 가야만했던
그런 시집살이는
머 언 달나라 이야기가 되겠지요
이 다음 그 다음에도
당신의 딸이고 싶은
4월27일 내 생일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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